9월 들어 서울·경기 집값·거래량 동반 상승 … 금융불균형 경계음가계부채 증가세 둔화세에도 대출 수요 재확대 가능성 지적취약차주·부동산 PF 리스크 지속 … 선별 지원·구조조정 병행해야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수도권 주택시장의 가격 상승세가 재차 확대되는 등 ‘주택시장 과열 재확산’ 조짐을 경계했다. 이 총재는 15일 국회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국내 금융시스템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이지만,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금융불균형 누증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 이후 가계부채 증가세는 다소 둔화됐지만, 9월 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거래량과 가격 상승폭이 모두 확대되고 있다”며 “특히 서울 일부 지역의 상승세가 인근 지역과 경기 선호지역으로 확산되고 있어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8월 4주 0.08%에서 9월 5주 0.27%로 확대됐으며, 강남 3구(0.32%)를 비롯해 마포(0.69%), 성동(0.78%), 분당(0.97%) 등에서 상승폭이 크게 나타났다. 주택거래량 또한 9월 들어 서울은 7~8월의 두 배, 전국은 30%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총재는 “주택시장 과열 양상이 확산될 경우 대출 수요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주택가격 상승 기대, 지역 간 전이효과, 완화된 금융여건 등 관련 불안 요인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계부채 문제는 단기적 흐름보다 구조적 관점에서 대응해야 한다”며 “주택 및 거시건전성 정책과의 공조를 강화하고, 금융안정을 위한 정책 대응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금융시스템 전반의 안정성은 유지되고 있으나, 취약부문 리스크는 여전히 잠재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가계 및 자영업자 가운데 채무상환 능력이 낮은 취약차주의 비중이 늘고 있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도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자영업자 취약차주의 연체율은 2022년 말 5.4%에서 2025년 2분기 11.3%로 두 배 이상 뛰었으며, 한계기업 비중도 2022년 15.5%에서 2024년 말 17.1%로 상승했다.

    이 총재는 “취약차주와 부동산 PF 관련 익스포저가 많은 일부 금융기관의 건전성 저하 우려가 있으나, 금융기관의 복원력과 선제적 리스크 관리 등을 감안할 때 시스템 전반의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회생 가능성이 낮은 한계기업과 부동산 PF 사업장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을 꾸준히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총재는 “한국은행은 금융시스템 내 리스크 요인을 조기에 식별하고, 정부와 협력해 대응 체계를 강화하겠다”며 “부동산 시장의 재과열 조짐이 금융불균형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긴장감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