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출신 첫 CEO … 양종희 회장 신임 속 '보험통' 리더십 부각손보업계 부진 속 순익 5581억 방어 … 그룹 비은행 실적 견인올초 신년사서 구 대표 "업계 스탠다드로 거듭 … 모든 역량 집중"
  • ▲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KB손해보험
    ▲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KB손해보험
    임기 만료가 석 달 앞으로 다가온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구 대표는 업황 부진 속에서도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가며 KB금융 비은행 계열사 중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KB금융의 관례에 따라 1년 연임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구 대표의 임기는 오는 12월 31일자로 만료된다.

    구본욱 대표는 1967년생으로 1993년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이듬해 럭키화재(현 KB손해보험)에 입사했다. 이후 회계·재무·전략 부문을 두루 거치며 경영관리부장, 경영전략본부장, 최고재무책임자(CFO), 리스크관리본부장(CRO) 등을 역임했다.

    KB손보가 2015년 KB금융그룹에 편입된 이후 내부 인사가 대표이사에 오른 것은 구 대표가 처음으로, 양종희 현 KB금융 회장이 손보 대표로 재직하던 시절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이후 구 대표는 장기보장성 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 강화에 주력했다. '슬기로운 간편건강보험' 시리즈를 중심으로 유병자·고령자 시장을 세분화해 맞춤형 라인업을 구축하며 경쟁력을 높였다.

    올해 상반기 KB손보의 연결 기준 순이익은 55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줄었지만, 대형 산불·독감 유행·자동차보험료 인하 등 악재 속에서도 국내 5대 손보사 가운데 가장 선방했다는 평가다.

    같은 기간 주요 손보사 5곳(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KB손해보험·현대해상)의 순이익 합계는 3조8571억원으로, 전년 대비 18.9% 급감했다.

    KB손보는 그룹 내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상반기 순익 5000억원대를 달성했다. 그룹 전체 실적 기여도는 16.2%에 달했다. 지난해에도 전년 대비 17.7% 증가한 839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1월 구본욱 대표는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신계약 CSM(보험계약마진) 등 미래가치 지표와 보유·우량 고객 중심의 고객가치 지표를 기반으로 회사 가치성장률 1위에 도전하는 원년으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지난해 KB손보의 누적 CSM은 8조8205억원으로 전년 대비 3.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계약 CSM은 1조8760억원 늘었다.

    취임 2년 차를 맞은 올해 구 대표는 △차별화된 고객중심 경영 완성 △매출과 이익 창출력 강화 △자부심 넘치는 조직문화 정착을 3대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구 대표는 신년사에서 "가장 먼저 생각하고 변화와 혁신에 있어서 각고면려(刻苦勉勵)한다면 시장의 판을 바꾸는 기회를 만들고, 손해보험의 스탠다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며 "변화와 혁신을 통해 고객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2025년이 되도록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 같은 기조 아래 지난 2월에는 본사 및 수도권 근무 임원과 부서장 약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고객중심경영' 실천 다짐 발대식을 열어 고객중심경영 실천 의지를 다졌다. 5월부터는 고객중심 사고 내재화를 위한 '고마워'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의 계열사 CEO 임기가 통상 '2+1년' 체계로 운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구 대표 역시 한 차례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김기환 전 대표도 1년 연임을 통해 3년간 재임했으며, 양종희 현 회장은 세 차례 연임을 거쳐 2016년부터 5년간 KB손보를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