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6일에도 1.7조원 매도 폭탄8거래일째 '셀 코리아', 누적 9.2조 원3개월래 최고치 '강달러'에 환차손 우려전문가 "달러 꺾여야 증시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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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가ⓒ연합뉴스
    외국인이 8거래일 연속 '셀 코리아'에 나서며 '사천피' 랠리에 급제동을 걸었다. 8일간 쏟아낸 매물만 9조 원이 넘어, '강달러'와 '유동성 경색' 우려에 외국인이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희생양'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6951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달 28일부터 8거래일 연속 이어진 순매도 행진이다. 이날까지 8일간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액은 9조2529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 4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촉발된 '10일 연속 매도' 이후 최장 기간 매도세다.

    우려되는 점은 매도 규모다. 지난 4월 10일간 총 매도액은 2조7003억 원에 불과했으나, 이번에는 8일 만에 그 3배에 달하는 물량을 시장에 던지고 있다.

    외국인의 대규모 이탈은 '강(强)달러'가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로화, 엔화 등이 동반 약세를 보이면서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DXY)는 100을 상회하며 3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가 강해질 수록 원화로 코스피를 매수한 외국인의 포지션은 환차손을 입어 불리해진다.

    한국거래소 통계로는 지난달 31일 외국인이 1조3211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이는 삼성가 '세모녀'의 시간외 삼성전자 주식 블록딜의 영향인 것으로 추정된다. 블록딜 착시를 제외하면 지난달 31일에도 외국인들은 6034억원 가량을 순매도 했다. 

    외국인들은 코스피에서만 8일 연속으로 하루 평균 1조1000억원 이상의 주식을 매도하고 있는 셈이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 인덱스 상승 국면에서 안전 자산 선호가 나타나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며 "코스피가 다시 강한 상승 추세를 보이려면 달러 인덱스가 하락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발(發) 일시적 유동성 경색이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 조정은 미국 셧다운으로 인한 재무부 계좌(TGA) 왜곡과 레포(Repo) 시장 급등으로 나타난 단기 자금시장 경색 우려가 작용했다"며 "이러한 유동성 문제를 제외한 펀더멘털 변화는 없다"고 분석했다.

    결국 '사천피' 돌파로 역대급 수익을 거둔 외국인이 강달러와 일시적 유동성 문제를 빌미로 대규모 차익 실현에 나섰고, 2조원 넘게 쏟아진 '검은 수요일'(5일)의 폭락장을 개인이 고스란히 받아내면서 손바뀜이 일어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