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미래에셋, '꿈의 계좌' IMA 길 열려 … 키움은 '발행어음' 진출 25% 모험자본 공급 의무화, 부동산은 30%→10%로 '뚝' 중견기업·A등급 채권 투자는 실적 인정 30%로 제한미래에셋·한투 "연내 상품 출시", NH증권도 추가 지정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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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국내 최초로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됐다. 

    키움증권은 초대형 IB의 핵심인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를 받아내며 본격적인 머니무브 경쟁에 뛰어들었다. 다만 금융당국은 이들 종투사가 조달한 자금이 부동산으로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 모험자본 공급 의무를 강화하고 부동산 운용 한도를 대폭 축소했다.

    금융위원회는 19일 열린 제20차 정례회의에서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자기자본 8조 원 이상 종투사 지정안과, 키움증권에 대한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종투사 지정 및 단기금융업 인가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의결로 국내 증권업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고객에게 예탁받은 금전을 통합 운용해 수익을 지급하는 IMA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IMA는 원금이 보장되면서도 은행 금리 이상의 수익을 추구할 수 있어 증권사가 은행의 예금 영역을 일부 대체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로 평가받는다. 키움증권 역시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요건을 충족하며 발행어음 사업에 진출, 연내 첫 상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NH투자증권 역시 신청을 했으며 현재 당국 심사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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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에셋증권
    금융당국은 종투사의 덩치를 키워주는 대신, 자금이 기업금융 등 생산적 분야로 흐르도록 규제 빗장을 걸었다. 18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다음 주 공포 예정인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발행어음과 IMA를 영위하는 종투사는 전체 조달액의 25%에 상응하는 자금을 벤처·중소기업 등 '모험자본'에 의무적으로 공급해야 한다. 해당 비율은 2026년 10%를 시작으로 2028년 25%까지 단계적으로 상향된다.

    특히 금융당국은 종투사들이 모험자본 공급 실적을 채우기 위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은 자산에만 투자하는 '무늬만 모험자본' 행태를 원천 차단했다. 이에 따라 중견기업 및 A등급 채권에 대한 투자액은 전체 모험자본 공급 의무액의 30%까지만 실적으로 인정받게 된다.

    반면 그동안 증권사들의 주된 수익원이었던 부동산 관련 투자는 위축될 전망이다. 기존에는 발행어음과 IMA 조달 자금의 30%까지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었으나, 이번 개정으로 그 한도가 10%로 대폭 축소된다. 다만 시장 충격을 고려해 부동산 운용 한도는 2026년 15%, 2027년 10%로 점진적으로 낮추기로 했다 다만, IMA는 운용한도 축소가 즉시 적용된다. 

    이 밖에도 금융당국은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해 신규 종투사들을 중심으로 코스닥 기업 리서치 보고서 전담 부서를 운영하도록 하고 분석 대상을 확대하는 등 인프라 역할을 강화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종투사 지정과 제도 개선을 통해 국민들은 다양한 투자 수단을 확보하고, 자본시장은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통해 실물 경제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등 신규 인가를 받은 3사는 연내 관련 상품 출시를 목표로 막바지 준비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