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세제 지원 등 간접적 지원에 편중 '예산편성권' 없는 구조적 한계 반영 평가 재원 조달·집행·실질적 로드맵 뒤따라야
  • ▲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정부가 수도권 중심 1극 체제를 5개 광역경제권과 3개 전략 특화지역으로 재편하는 '5극 3특' 구상을 내놓았다. '지방 주도 성장'을 이끌겠다는 목표로 재정 투입과 세제 지원을 통해 지역별 성장 엔진을 육성하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대부분 세제 지원, 펀드 등 간접적 지원책에 편중돼 있고 구체적 투자 규모와 단계별 실행 계획은 제시되지 않았다. 예산 편성 권한이 없는 재정경제부가 청사진만 제시한 데 그치면서, 자칫 정책이 선언에 머물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 균형발전이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재원 조달과 집행을 포함한 실질적 로드맵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12일 재경부가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 따르면 수도권 1극 체제를 5극 3특 구조로 재편하고 권역별로 최첨단 특화산업을 집중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5극은 수도권·동남권·대경권·중부권·호남권, 3특은 제주·강원·전북이다. 

    정부는 '5극 3특' 성장엔진을 선정하고 성장엔진 특별보조금을 도입한다. 이를 위해 '메가특구'를 도입하고 '메가특구 특별법'을 올해 상반기 제정한다. 

    지방 중심 인공지능 전환(AX)도 속도를 낸다. 정부는 인허가 간소화와 규제 특례를 담은 특별법을 연내 제정해 지방 중심의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촉진한다. 서남·동남·대경·전북 권역을 시작으로 5극 3특 성장엔진과 연계한 AX 프로젝트 확산에 나선다. 

    지방 인프라 확충을 위해 'RE100 산업단지' 조성에 본격 착수한다. 특별법을 통해 규제 완화와 정주 여건을 묶어 지원하고 지방투자촉진보조금 한도와 국가 보조 비율을 상향하는 등 산단 가운데 최고 수준의 재정·세제 지원이 설계됐다. 

    지방 인프라 확충의 상징은 'RE100 산업단지'다. 정부는 특별법을 제정해 인허가 간소화, 재생에너지 조달 비용 인하, 산단 인근 임대주택 우선 공급, 외국 교육기관 유치 등 정주 여건까지 함께 지원한다.

    첨단산업 분야에서는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광주~부산~구미)와 배터리 트라이앵글(충청~영남~호남) 등을 구축한다. 광역철도와 간선도로망 정비 등 교통·물류망을 확충해 5극 3특 권역 내 '단일 생활권'이 가능하도록 뒷받침한다. 

    정부는 아동수당, 노인일자리,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 지역사랑상품권 등 주요 재정사업을 지역 발전 수준에 따라 차등 지원하는 지수를 개발해 제도화한다. 세제 분야도 지역별로 지원 수준을 차등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지방 이전 기업에 대해서는 법인·소득세 감면 기간을 지역 낙후도에 따라 8~15년까지 확대한다. 국민성장펀드를 지방에 40% 이상 지원하고, 지방 전용 펀드를 매년 2조5000억원 규모로 조성한다. 

    정부는 '5극 3특'을 앞세워 지방을 성장의 주체로 세우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지만 정책의 무게중심은 세제 감면과 같은 감면 유인에 쏠려 있다. 목표 달성을 위한 예산 배분 규모나 단계별 실행 계획은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다. 예컨대 5극3특 성장엔진을 선정해 성장엔진 특별보조금을 도입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방안이나 투입 규모는 제시되지 않았다. 

    현재 지방이 겪는 문제는 단순히 세금 문제때문이 아니라 수도권과의 구조적인 격차가 누적되는데 있다. 일자리의 질과 교육, 의료, 문화 등 인프라가 수도권 대비 뒤처지면서 청년층과 전문 인력이 빠져나가고 기업은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구조가 고착화 된 것이다. 이로 인해 투자와 유치가 위축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직접적 '실탄'으로 기업과 우수 인재가 몰려올 만한 산업 생태계와 정주여건을 만들어주기 보다는, '세금을 덜 걷겠다'는 유인책으로 기업과 인구 이동을 유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를 두고 예산편성권이 없는 재경부의 구조적 한계가 정책 구상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책의 성패를 좌우할 '곳간'은 기획예산처가 쥐고 있는 만큼, 재경부가 그린 밑그림이 기획처와 원활한 협업으로 구체적 사업과 재정 투입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세제 지원책에 무게를 둔 것은 정부 재정 여력이 넉넉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며 "현재 우리나라는 AI나 반도체 등 일부 분야를 제외하면 중국의 추격 등으로 전반적인 산업 경쟁력이 약화된 상황이어서, 지방에 있는 기업에 대한 투자 확대가 실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