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 기관으로 부상한 금감원, 특사권 권한 확장에 역풍감독·검사·수사 독립성 논쟁 … 공공기관 통제론 급부상시장 "공공기관 지정 필요" vs 입법조사처 "옥상옥 우려" 29일 공운위로 결론 … 금융감독 체계 분기점 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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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찬진 금감원장 ⓒ뉴데일리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특별사법경찰(특사경) 권한 확대를 전면에 띄우면서 감독기구 독립성과 공공기관 통제론이 동시에 부상하는 역설적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의 조율 없이 수사 권한을 쥐려는 이 원장의 움직임이 되레 조직의 감독 독립성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2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 원장은 지난해 대통령 업무보고 이후 특사경 인지수사권 부여와 직무범위 확대를 핵심 과제로 밀어붙였다. 금감원은 최근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대응뿐 아니라 검사·회계감리까지 특사경이 개입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금융위에 제출하며 '전문성 기반 시너지'를 주장했다. 외부 전문가·금융위 인사 등을 포함한 동수 구성의 '수사심의위원회' 설치, 인지수사 범위 제한, 증권선물위원회 사후 보고 등 자체 통제장치도 마련했다.하지만 금융위는 금감원이 비(非)공무원 형태의 기관이라는 점을 문제 삼으며 즉각 제동을 걸었다. 민간 수탁기관에 준형사권까지 부여할 경우 압수수색·계좌추적·동결 등 강제 수사 권한이 시장 전반으로 확장될 수 있고, 이는 공권력 견제 메커니즘과 충돌할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다.업계에서도 회계감리를 받는 상장사·일반 기업까지 사실상 잠재적 수사대상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이 불거졌다. 상장사 회계감리 대상과 은행·증권사의 검사 과정이 형사절차로 연결될 수 있는 만큼, 감독기구에 수사권이 더 얹힐 경우 기업 활동 위축과 규제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국제적 관점에서도 금융감독과 형사수사를 동일 조직에 결합하는 모델은 드물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영국 금융감독청(FCA) 등 주요국 감독기구는 강력한 조사·제재 권한을 갖고 있지만, 형사 수사와 강제 수사는 원칙적으로 사법기관이 담당한다. 금융범죄 대응력은 강화하되, 형사 권한은 검찰·사법경찰에 엄격히 남겨두는 방식이다.금융위와의 기싸움의 여파는 금감원 공공기관 재지정 판단 테이블에도 반영될 전망이다. 재정경제부 공운위는 오는 29일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을 논의한다. 2009년 지정 해제 이후 17년 만에 다시 공공기관 체계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금감원이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재경부의 예산·인사 평가를 추가로 받게 되고, 경영평가 결과에 따라 원장 거취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특히 공운위에는 금감원의 상급기관인 금융위 권대영 부위원장이 직접 참석해 주무부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공공기관 지정은 공운위 의결이지만, 최종 판단의 무게는 주무부처 의견에 실린다. 즉 이번 결정의 캐스팅보트는 금융위가 쥐고 있는 것. 다만 당정이 금감원의 공공성·투명성 강화를 언급한 만큼 '조건부 유보'라는 절충 카드도 배제할 수 없다. -
- ▲ ⓒ금감원
금감원 내부에선 분위기가 복잡하다. 당초 직원들은 지난해 조건부 유보 졸업을 통해 공공기관 지정 이슈를 사실상 넘겼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당·정·대가 금감원의 투명성과 공공성 강화를 언급하며 재지정 논의를 되살렸고, 최근 이 원장이 금융위와 정면충돌하면서 통제 명분을 정부에 제공한 것 아니냐는 자성도 나온다.이에 대해 이 원장은 독립성 논리를 앞세워 반대하고 있다. 그는 "공공기관 지정은 옥상옥 구조를 만드는 것으로 글로벌 스탠더드와 맞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대통령실과 재경부 설득전에 나선 상태다. 일각에서는 이 원장이 대통령과의 소통 채널을 활용해 재지정 저지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존재한다.국회 입법조사처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 원장의 논리에 힘을 보태고 있다. 보고서는 금융감독기구는 정치·정책적 영향력으로부터 떨어진 구조가 국제 표준이며, 경영평가 체계가 감독 기능을 단기 성과 중심으로 왜곡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가 금융감독기구의 인사·예산 독립을 핵심 원칙으로 제시한 점도 인용됐다.금융권에서는 공운위의 결정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금감원의 미래 조직 구조뿐 아니라, 향후 금융정책·감독 권력의 재배분까지 좌우할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다.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특사경 인지수사권과 공공기관 지정 문제는 전혀 별개라 보이지만, 실제로는 누가 금융감독권을 최종적으로 통제할 것인가라는 정치·제도적 질문을 드러낸 사건"이라며 "금감원이 힘을 확장할수록 역으로 제도적 견제를 요구하는 힘도 커진다는 점에서 이 원장이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