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4일 법정관리 시한 … 회생 연장 vs 절차 폐지 갈림길점포 축소·임금 지연 속 시간 벌기의 한계 드러나MBK파트너스 1000억 선투입 카드, 법원 설득할 수 있을까자금 조달·관리인 체제 실질 해법이 연장 판단의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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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홈플러스 매장 전경 ⓒ연합
대형마트 업계 2위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 개시 1년을 앞두고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오는 3월4일은 법원이 기업회생절차 연장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법정관리 시한이다. 지난 1년 가까이는 홈플러스가 무너지는 것을 막아낸 시간이었지만 동시에 회생의 실질적 해법을 증명해야 하는 시험대이기도 했다.
최근 MBK파트너스가 1000억원 규모의 긴급 자금을 선투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홈플러스 회생절차를 연장할지 여부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회생계획안이 가결될 경우 홈플러스는 최장 6개월의 추가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기습회생 1년, 시간은 벌었지만 해법은 미완26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4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이는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잠재적 유동성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였다. 앞서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홈플러스의 기업어음·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하향 조정하며 재무 부담을 지적한 바 있다.
이후 공개된 실적 지표는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을 보여줬다. 홈플러스의 회계연도 기준 2024년 3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매출은 6조9920억원으로 전년(6조9315억원) 대비 사실상 정체됐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994억원에서 3142억원으로 확대됐고 당기순손실도 5743억원에서 6758억원으로 늘었다. 총차입금은 2조144억원, 순부채는 1조8757억원으로 부채비율은 500.2%에 달한다.
이런 재무 부담 속에서 점포 구조조정이 이어졌다. 2024년 126곳이던 점포 수는 최근 111곳으로 줄었다. 지난해 말부터 원천·가양·장림·울산북구 등이 폐점했고 2월에는 부산 감만·대전 문화·울산 남구·전주 완산·화성 등 추가 정리 대상에 올랐다. 인천 숭의점과 잠실점도 연내 폐점이 예정돼 있다.
홈플러스는 내년까지 점포 수를 102개 수준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총 41개 정리 대상 점포 가운데 19개 점포는 연내 영업을 종료할 예정이다.
자금 사정은 임금 지급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12월 급여는 두 차례에 걸쳐 분할 지급됐고 1월 급여 역시 설 연휴를 앞둔 지난 12일 절반만 지급되기도 했다.
협력업체 대금 지급이 지연되면서 일부 매장은 PB(자체 브랜드) 제품 위주로 매대를 채운 채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급여 지연과 상품 수급 차질이 반복될 경우 소비자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이와 함께 인력 효율화가 병행되며 직원 수는 기업회생절차 개시 전인 지난해 2월1만9924명에서 올해 4월 기준 1만6450명으로 3474명(17.4%) 감소할 예정이다. 홈플러스는 이달 초 본사 차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기도 했다. -
- ▲ (좌로부터)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김광일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 김정환 부사장 ⓒ뉴데일리DB
◇ 법원 "연장 명분 더 내라" … 자금·관리인 문제 정조준채무자회생법에 따르면 회생계획안은 회생절차 개시일부터 1년 이내 가결돼야 하며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경우 법원이 최장 6개월 범위 내에서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연장 여부를 가를 시한은 회생 개시 1년이 되는 오는 3월4일이다.
최근 서울회생법원은 이 시한을 앞두고 기업회생절차 연장 여부를 결정하기에 앞서 채권단과 대주주, 노조 등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의견을 수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장 또는 절차 폐지 여부를 놓고 각 주체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절차다.
법원은 이 과정에서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가 지난 1년간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못한 점과, 회사 측이 정상 운영의 필수 조건으로 강조해온 3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이 실제로 조달되지 않았다는 점을 핵심 문제로 지적한 것으로 전해진다. 단순한 구조조정 계획이나 비용 절감 노력만으로는 회생 연장의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판단이다.특히 법원은 기업회생절차 연장을 원할 경우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안, 현 관리인 체제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제3자 관리인 추천 등 보다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단순한 기한 연장이 아니라 회생 가능성에 대한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를 묻는 판단 기준으로 해석된다.의견조회 결과 마트노조를 제외한 대부분의 이해관계자들은 기업회생절차 연장에 무게를 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마트노조는 현 관리인 체제에서는 실질적인 정상화가 어렵다며 유암코를 제3자 관리인으로 선임해 정부 주도로 기업회생절차를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법원에 전달했다. 유암코는 주요 금융지주와 국책은행이 공동 출자해 설립된 구조조정 전문기관으로, 부실 기업 정상화와 자산 매각을 전담해온 이력이 있다.이런 가운데 전날 MBK파트너스가 1000억원 규모의 긴급 자금을 우선 투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회생 연장 논의의 분위기는 다소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생 연장의 최대 걸림돌로 지목돼 온 자금 조달 불확실성을 일부 해소했다는 점에서 법원 판단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선투입이 회생 연장의 면죄부로 작용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단기 유동성 확보 이후에도 추가 자금 조달 방안과 사업 구조 재편 대형마트 본업 경쟁력 회복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법원의 판단은 다시 엄격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이해관계자가 연장을 원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법원이 보는 핵심은 결국 자금과 구조"라며 "1000억원 투입은 시간을 벌어주는 카드일 뿐 이후 홈플러스가 어떤 경쟁력 회복 전략을 제시하느냐가 회생 연장의 최종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