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전 거래일 대비 7.3원 오른 1501.0원 개장시장 "전쟁 장기화 땐 환율 1500원 뉴노멀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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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7년 만에 장중 1500원선을 넘어섰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촉발된 중동 전쟁이 2주째 이어지며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안전자산 선호가 확대된 영향이다. 시장에서는 고유가 국면이 장기화될 경우 환율이 1500원대에 안착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며 외환시장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7.3원 오른 1501.0원에 개장했다. 개장 직후 1490원대로 다시 내려오긴 했지만 이후 장중 기준 환율이 1500원선을 넘어서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외환시장은 중동 리스크를 빠르게 반영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란이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제 에너지 시장의 불안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이란이 중국 위안화로 거래된 원유를 실은 선박에 한해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시장의 경계심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이 같은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원유 공급망이 크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 유가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최근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는 등 고유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지정학적 충돌이 장기화될 경우 유가가 100달러를 훨씬 웃도는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유가 상승은 한국 경제에 이중 부담으로 작용한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구조상 국제 유가가 오르면 수입 부담이 커지고 무역수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는 외환시장에서 원화 약세 압력을 키우는 요인이 된다. 특히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현실화될 경우 직접적인 충격을 받을 수 있는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환율 1500원이 단기적인 고점이 아니라 새로운 기준선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제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외국인 자금 유출까지 겹칠 경우 환율이 1500원대에 안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환율이 1500원 중반대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이란 전쟁 장기화가 촉발한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1500원 안착 여부를 시험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글로벌 경기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비관론이 대두되며 위험 선호 심리가 극단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큰 상황 가운데 위험 통화인 원화 약세 부담이 커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 전쟁이 4~5주 지속되면서 원유 공급에 일부 차질이 발생하는 기본 시나리오에선 원·달러 환율은 범위를 1400원대 중반~1550원으로 예상한다"며 "전쟁이 3개월 이상 지속되고 군사적 갈등이 심화될 경우 환율이 1400원 후반에서 1550원 이상까지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고 당분간 국제 유가 역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을 중심으로 높은 변동성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