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급등 후 추락, 강한 美증시에 "시점 늦었다" 지적고환율·안전자산 선호에 자금 증시자금 유턴 제약달러 자산 매력 여전, "세금보다 수익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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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주식을 국내증시로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내건 국내시장복귀계좌(RIA)가 23일 출시됐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하다. 

    이미 크게 오른 국내 증시와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아진 해외 시장 사이에서 투자자들은 '세금'보다 '수익'을 우선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환율과 글로벌 자산 배분 흐름까지 맞물리면서, 이번 정책이 실질적인 자금 유입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출시된 RIA는 해외 주식을 매도해 국내 주식을 매수할 경우 양도소득세를 감면해주는 구조다. 최근에는 복수 계좌 개설이 가능하도록 설계를 변경하고, 공제 한도도 5000만원으로 유지하는 등 제도적 보완이 이뤄졌다.

    RIA 계좌는 2025년 12월23일 이전 보유한 해외 주식을 매도해 해당 계좌로 이전한 뒤 국내 주식에 1년 이상 투자하면, 양도소득세를 최대 100%까지 차등 감면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매도 금액 5000만원 한도 내에서 감면이 적용되며, 국내 복귀 시점에 따라 혜택 수준도 달라진다. 오는 5월까지 복귀하면 100%, 7월까지는 80%, 연말까지는 50%의 세금이 감면된다.

    다만 세제 혜택만을 노리고 다시 해외 주식으로 이동하는 ‘체리피킹’을 방지하기 위해, 연내 다른 계좌를 통해 해외 주식을 매수할 경우 그 금액만큼 공제 비율이 축소된다.

    겉으로는 투자자 편의를 고려한 정책이지만, 시장 반응은 기대만큼 뜨겁지 않다. 핵심은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국내 증시는 이미 지난해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오며 상당 부분 상승분을 반영했다는 인식이 강하다. 코스피는 지난해 75% 이상 상승한 데 이어 올해도 30% 넘게 오르며, 1~2년 사이 130% 이상 상승한 상태다.

    반면 미국 나스닥은 지난해 20% 상승에 그쳤고, 올해는 약 7% 하락했다. 최근 몇 달간 횡보와 조정을 거치면서 가격 부담이 완화됐다는 평가다. 이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오른 시장’보다 ‘덜 오른 시장’으로 이동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RIA의 세제 혜택은 결정적인 유인으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 일정 수준의 세금 감면보다 향후 수익 가능성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고 미국 주식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오히려 합리적이라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환율 역시 정책 효과를 약화시키는 변수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웃도는 상황에서는 달러 자산 보유만으로도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 같은 환경에서 달러를 매도하고 원화 자산으로 이동하라는 정책은 투자자 입장에서 매력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는 동시에 고환율 흐름을 사실상 용인하고 있다는 점도 정책 신뢰도를 낮추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증권업계에서는 복수 계좌 허용으로 고객 확보 경쟁은 일부 완화되겠지만, 실제 자금 이동 규모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글로벌 자산 배분 흐름이 형성된 상황에서 뒤늦게 제시된 유인책만으로 투자자 행동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다. 이번 RIA가 '서학개미 복귀'가 아닌 '정책 엇박자' 사례로 남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이란 전쟁 장기화 등 대외 리스크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RIA를 통한 자금 환류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면서도 "환율, 글로벌 증시 대비 상대 수익률, 정책 신뢰도 등이 맞물릴 경우 자금 유입이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세제 혜택만으로 투자 방향을 바꾸기에는 시장 환경과 수익 기대가 더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며 "특히 고환율과 글로벌 증시 흐름을 고려하면 자금이 단기간에 국내로 대거 유입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투자자들은 ‘세금 절감’보다 ‘어디에 투자해야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느냐’를 기준으로 움직인다"면서 "정책이 시장 흐름과 맞지 않으면 기대했던 효과를 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