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신고 1009건, 전년比 17.3%↑…2014년 이후 최대치PF 경색·미분양 누적에 지방 중소사 부담…유동성 압박 한층 심화건설생산 11.3%↓·수주 35.8%↑…대형 프로젝트 중심 쏠림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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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가 건설 현장의 불법 하도급에 대한 집중 단속에 나선 지난해 11일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내 건설시장 흐름이 기업 규모에 따라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고금리와 공사비 부담을 버티지 못한 중소·중견 건설사들은 올 들어 1000여곳이 폐업을 한 반면, 대형 건설사들은 수도권 핵심 정비사업장을 중심으로 대형 수주를 이어가는 모습이다.24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 1월1일부터 3월24일까지 폐업 신고 건수는 총 1009건으로 집계됐다.이는 전년 동기 860곳보다 17.3% 늘어난 수치로 2014년 이후 12년 만에 가장 많다. 유형별로 보면 종합건설업체는 150곳이 폐업했고 전문건설업체는 859곳이 문을 닫았다.
폐업 증가는 특히 지방 중소 건설업체에 집중된 모습이다. 올해 폐업한 수도권 건설업체는 374곳으로 전년 같은 기간(358곳)보다 4.5%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지방 폐업 업체는 502곳에서 635곳으로 26.5% 증가했다. 공사비 상승과 자금조달 부담이 맞물리면서 중소 건설사와 대형 건설사 간 수주 격차는 물론 생존 여건의 차이도 빠르게 벌어지는 양상이다.건설사들의 폐업 증가 배경에는 유동성 악화가 꼽힌다. 금융권의 건설·부동산 익스포저 관리 강화로 브릿지론과 본 PF 심사 문턱이 높아지면서 자금 확보가 더 어려워졌고 미분양 누적까지 겹치면서 지방 사업장 중심으로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 1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6576가구로 전월보다 66가구 늘었다. 준공 후 미분양은 2만9555가구로 전월 대비 3.2% 증가했고 이 가운데 2만5612가구가 지방에 몰려 있었다.원가 부담도 여전하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2026년 1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3.28로 역대 최고 수준을 이어갔다. 통계청 1월 산업활동동향에서도 건설업 생산은 전월 대비 11.3% 줄었지만 건설수주는 재개발·재건축 등 주택과 철도 등 토목 수주 증가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35.8% 늘었다. 건설업 전반이 살아났다기 보다 신규 물량이 일부 대형 프로젝트에 집중되는 흐름이 강해졌다는 뜻으로 풀이된다.반면 대형 건설업체들은 도시정비사업을 중심으로 선별 수주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19일 기준 10대 건설업체의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총 4조198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대우건설이 1조807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GS건설이 6856억원, 현대건설이 4258억원으로 뒤를 이었다.대형 건설사들은 올해도 서울 핵심 재건축·재개발 사업지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목표를 7조7000억원으로 제시했다. 아직 신규 수주 실적보다는 핵심지 선점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대치쌍용1차 재건축과 압구정4구역, 개포우성4차 등이 주요 참여 사업지로 거론된다.현대건설은 올해 도시정비사업 목표를 12조원 이상으로 잡고 군포 금정2구역 재개발을 4258억원에 수주한 뒤 압구정·성수·목동 등 서울 핵심지 재건축 수주 공략에 나서고 있다.대우건설은 올해 가장 먼저 성과를 낸 곳으로 목표치는 5조원이다. 부산 사직4구역 재개발과 신이문역세권 도시정비형 재개발, 안산 고잔연립5구역 재건축을 잇달아 따내며 1조8079억원의 수주액을 쌓았다.DL이앤씨는 올해 신규 도시정비 수주는 없지만 압구정5구역 등 핵심 사업지에 역량을 집중하는 선별 수주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GS건설은 도시정비사업 수주 목표를 8조원으로 제시했고 송파한양2차 재건축 6856억원을 확보한 데 이어 성수1지구 재개발과 서초진흥, 개포우성6차 등에서 추가 수주를 노리고 있다.
롯데건설은 올해 송파가락극동아파트 재건축(4840억원)과 성동구 금호21구역 주택재개발(6242억원)을 수주하며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 1조1082억원을 기록했다.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건설경기 반등은 업계 전반의 회복세라기보다 상위권 대형 건설사에 집중된 '수주 쏠림' 현상에 가깝다"며 "중견·중소 건설사가 지방 미분양과 PF 경색, 공사비 상승이라는 삼중고로 경영난을 겪는 사이 대형사는 서울 핵심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수주 회복의 온기가 대형사에 집중되면서 기업 규모와 사업지에 따른 격차가 더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다.한국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대형사는 핵심 정비사업지로 버티고 있지만 지방 중소·중견사는 미분양과 금융비용 부담이 겹치면서 구조조정 압력이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