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도면 해석 오류로 주철근 1열 배치 … 2570개 누락기둥 80개중 50개 축하중 미달 … '강판보강공법' 제안'뼈대' 없이 '깁스' 처방 … 철근 부식·화재 취약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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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TX-A 노선 공사현장. ⓒ뉴데일리DB
현대건설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 삼성역 구간 환승센터 시공 과정에서 기둥에 들어가야 할 178톤(t) 규모 철근을 누락한 것으로 밝혀졌다.보강 시공이 불가피한 상황에 국토부가 철근 누락 관련 감사에 착수함에 따라 해당 구간 개통도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단순한 설계도면 해석 오류로 넘어가기엔 누락된 철근 규모가 상당하고 GTX 개통 지연으로 적잖은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공사인 현대건설을 향한 책임론도 확산되는 분위기다.18일 국토교통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철근 누락이 발견된 곳은 삼성역 인근 영동대로 지하 복합환승센터 구조물의 지하 5층 기둥이다. 당초 설계도면에는 주철근을 두개씩 한묶음으로 2열 배치하도록 명시돼 있었다.하지만 현대건설은 도면을 착각해 1열씩만 시공했고 그 결과 기둥에 들어가야 할 철근이 178t, 갯수로는 2570개 누락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시공이 끝난 구조물을 검토한 결과 80개 기둥 가운데 50개가 축하중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현대건설은 시공 완료 후 자체 품질 점검 과정에서 철근 누락 사실을 확인했고 지난해 11월 해당 사안을 서울시에 보고하며 "설계 도면 해석을 잘못한 결과"라고 해명했다.핵심 구조물인 기둥 철근이 절반 이상 빠진 것으로 드러나면서 보수공사도 불가피해졌다.현대건설은 서울시에 SM490 22t 철판을 제작한 뒤 기둥 전체를 감싸 용접하는 '강판보강공법'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공법 경우 다른 대안으로 제시된 △철근·레미콘 추가 타설 △탄소섬유 시트 보강 등 방안 대비 축력·휨·전단 성능이 우수하고 공기가 상대적으로 짧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서울시는 보강공법에 대한 구조계산 결과 구조 안전성(축하중 강도)이 당초 설계안의 5만8604kN보다 6만915kN으로 향상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약 30억원의 추가 공사 비용은 전액 현대건설이 부담한다.이와 관련 현대건설 관계자는 "2025년 11월 자체 품질 점검 중 지하5층 기둥 구조물에 일부 철근이 누락된 사실을 발견하고 지체 없이 발주처인 서울시에 보고한 사안"이라며 "서울시와 함께 외부 전문가 자문회의 및 현장 점검을 거쳐 당초 설계 기준을 상회하는 강판 보강 공법을 선정했고 추후 국토부 긴급안전점검에서 제시된 의견을 추가 반영해 안전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해소하겠다"고 말했다.다만 제시된 보강 방식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도 적잖다.철도 환승역 경우 단순 건축물이 아닌 고속열차가 지속적으로 지나가는 구조인 만큼 반복되는 진동과 충격, 구조물이 양쪽으로 당겨지는 인장력, 가로로 휘어지는 전단력 등을 장기간 견뎌야 한다.이를 감안할 때 '뼈대' 역할을 하는 내부 철근이 빠진 상태에서 '깁스'처럼 외부에 두른 철판만으로 진동과 각종 하중을 100% 버텨낼 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외부에 덧댄 철판의 부식과 화재 취약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둥 내부에 심은 철근도 시간이 지나면 콘크리트 중성화 과정을 거치면서 산소가 안쪽으로 들어와 녹슬게 된다"며 "즉 기둥 밖에 심은 철판도 산소와 접해 녹슬 가능성이 있는 만큼 외부에 페인트(도료)를 칠하고 주기적으로 덧바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또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 자재와 마찬가지로 철판 외부에 바르는 페인트는 영구적이지 않고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덧칠해야 한다"며 "유지 보수를 소홀히 하거나 도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화재 발생시 철판의 내구성이 떨어질 수 있고 부식에도 취약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아울러 문제가 된 구간 경우 GTX-A와 GTX-C 노선이 통과하는 핵심 구조부인 만큼 국토부 감사와 서울시 시공계획서 검토, 실제 시공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하면 상반기 내 개통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초 GTX-A 삼성역 구간의 무정차 통과 시점은 오는 6월로 예정돼 있었다.보강 공사와 구조 검증 절차가 지연될 경우 개통 시점이 연말 이후로 밀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현대건설 관계자는 "아직 보강 공사에 착수한 상황은 아니다"며 "보강공사 기간은 4~6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일각에서는 국토부 감사 결과 등에 따라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은 GTX-C 등 타 노선 공사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GTX-C 건설공사는 경기 양주시 덕정역에서 서울 청량리역과 삼성역을 거쳐 경기 수원역까지 총연장 86.48㎞의 광역급행철도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해당 사업에는 총 16개 건설사가 참여하며 현대건설은 컨소시엄 주간사로서 1·3·4공구 시공을 맡는다.자재값 급등 여파로 장기간 표류하던 이 사업은 지난달 말 공사비 증액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착공 수순에 들어갔다.국토부 관계자는 "보강방안 등에 대해서는 공인기관 등을 통해 철저히 검증해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조치할 계획"이라며 "이에 따라 삼성역 무정차 통과 시기는 보강방안 검증 등에 대한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추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시공사가 자체 점검 후 서울시에 철근 누락 사실을 보고했다는 점에서 은폐 의도는 없었다고 볼 수 있지만 안전불감증에 대한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해당 시공사가 맡은 구간 외 전체 노선 현장에 대한 국토부와 서울의 정밀 감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