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글로벌 24시간 거래 대응 필요 … 유동성 유입 긍정"증권업계도 시스템·IT 인력 부담 호소 … 유동성 분산·가격 왜곡 도마 위한투연 설문서 84% 반대 … 건강권 침해·변동성에 외인·기관 우위 심화국회에 사전 영향분석 조사, 공청회, 개인투자자 의견 수렴 요구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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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
주식 거래시간 연장에 반대하는 국민청원이 1만명 넘는 동의를 얻었지만, 국회 상임위원회 회부 기준에는 미치지 못한 채 종료됐다. 한국거래소 입장에서는 일단 한숨 돌린 모양새지만, 개인투자자 단체와 증권업계의 반발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6일 국회전자청원에 따르면 주식 거래시간 연장 반대 청원은 지난달 말 기준 1만358명의 동의를 얻고 종료됐다. 국민동의청원은 30일 이내 5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자동 회부돼 심사를 받는다.한국거래소는 오는 9월 주식시장 거래시간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프리·애프터 마켓을 도입해 국내 증시 거래 가능 시간을 넓히고, 해외로 이탈하는 개인투자자를 붙잡는 동시에 외국인 투자자 유입을 유도하겠다는 구상이다.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거래시간 연장이 ‘기회 확대’가 아니라 정보력과 체력, 대응력 격차를 키우는 조치라고 반발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 거래소에 유리한 시간대만 늘어나고, 생업이 있는 개인투자자에게는 불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투자자들은 거래시간 연장이 1500만 개인투자자의 건강과 삶의 질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12시간 또는 24시간 주식시장을 지켜봐야 하는 환경이 만들어질 경우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 피로 누적이 커지고 생업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특히 이른 시간이나 야간에 변동성이 커질 경우 개인투자자의 대응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봤다. 직장인과 자영업자가 장시간 시장을 확인하다 보면 업무 집중력이 떨어지고 사회적 비용도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다.시장 참여자의 충분한 동의 없이 거래시간 연장을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는 비판도 나온다. 청원인은 "여론조사도, 영향 분석도, 토론회도 없었다"며 "시장참여자 동의 없는 막가파식 강행은 안 된다"고 지적했다.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내부 설문에서도 반대 여론이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투연 회원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84%가 거래시간 연장에 반대했다.해외 주요 증시와 비교해도 한국 시장의 거래시간이 과도하게 길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세계 증시 평균 거래시간은 6~8시간이다. 현재도 일본, 홍콩, 중국, 싱가포르 등 주변 국가 상당수는 점심시간에 휴장한다.증권업계도 거래시간 연장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거래시간이 늘어나면 증권사의 시스템 개발 비용과 인력 운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3월 대체거래소 출범 이후 디지털 시스템 관리와 IT 인력의 업무 부담이 이미 크게 늘어난 상황”이라며 “인력은 단기간에 급격히 확충하기 어려운 만큼 거래소 거래시간이 연장되더라도 결국 기존 인력으로 대응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거래시간 연장으로 증권사가 얻을 수 있는 수익보다 시스템 장애나 사고 발생 가능성 등 리스크 관리 부담이 더 크게 느껴진다”고 했다.업계 일각에서는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거래소가 시장 참여자들의 부담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거래시간 연장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특히 정 이사장의 임기가 내년 2월 종료되는 만큼, 향후 거취를 염두에 두고 무리하게 성과 쌓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지난 2월 6일 삼성전자, 기아, 한화오션 등 대형 종목의 하한가 사태도 거래시간 연장 반대 논거로 거론된다. 거래시간이 길어지면 미국 증시의 작은 흔들림에도 국내 시장이 실시간으로 반응하고, 개인투자자의 피로감이 커져 비이성적인 투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유동성 분산 문제도 우려된다. 거래대금은 한정돼 있는데 거래시간만 늘어나면 단위 시간당 거래량이 줄고 호가창이 얇아질 수 있다. 이 경우 적은 금액으로도 주가가 급등락하는 가격 왜곡과 변동성 확대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반면 거래소는 글로벌 거래환경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거래소는 "뉴욕증권거래소(NYSE), 나스닥 등 글로벌 거래소들은 연내 24시간 거래체계 구축을 통해 아시아 지역, 특히 한국의 유동성을 흡수하겠다고 천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거래소는 해외 주요 거래소가 거래시간 확대에 나설 경우 국내 시장 유동성이 해외로 빠져나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 접근성을 높이고 국내 시장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거래시간 확대 논의가 필요하다는 취지다.다만 개인투자자 반발이 커지면서 거래시간 연장 논의는 시장 경쟁력 강화와 투자자 보호 사이의 충돌로 번지는 모습이다. 거래소가 글로벌 유동성 경쟁을 앞세우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은 건강권과 정보 격차, 기관·외국인 우위 심화를 이유로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이득을 보는 자가 범인이다. 시간 연장으로 누가 돈을 버는지는 이미 답이 나와 있다”며 “외국인, 기관, 거래소 수수료, 다수 증권사 수수료, 정부 거래세가 수혜 대상”이라고 말했다.이어 “그에 비해 개인투자자 다수는 피해자 신분으로 전락하게 된다”며 “정신 건강에 해롭고, 육체 건강을 저해하며, 다수 투자자에게 금전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현재 주식 거래시간 연장 찬반 국민 여론조사를 위해 주요 여론조사기관 선정을 검토하고 있다. 여야 국회의원들과 접촉해 거래시간 연장 사전 영향분석 조사와 토론회, 공청회, 개인투자자 의견 수렴 등을 요구할 방침이다. 국회와 한국거래소 앞 집회 등 오프라인 대응도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