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정부·정치권, 삼성 총파업 우려 잇따라 표명암참도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경고하며 우려 가세勞 "영업익15%·상한 폐지 제도화 없으면 조정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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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성진 기자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임금협상 테이블을 넘어 반도체 공급 안정성과 투자 신뢰의 문제로 번지고 있다. 주주단체와 정부, 정치권에 이어 주한미국상공회의소까지 총파업 우려를 표명한 가운데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은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 15% 지급 제도화에 대한 회사 입장이 없으면 조정이 어렵다”고 못 박았다.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은 오는 21일 총파업을 앞두고 노사가 파국을 피할 수 있을지를 가를 사실상 마지막 담판이 됐다.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부터 12일까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사후조정 절차를 진행한다. 사후조정은 기존 조정 절차가 종료된 뒤 노동쟁의 해결을 위해 노사 동의로 다시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는 절차다.삼성전자 노사는 앞서 임금·단체협약 조정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이후 고용노동부 권유에 따라 다시 대화에 나서게 됐다.◇중노위 사후조정 돌입 … 최승호 “제도화 입장 없으면 조정 안 될 것”이번 협상의 최대 쟁점은 성과급 재원과 지급 기준이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삼고, 성과급 상한 폐지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반도체 업황 회복과 AI(인공지능) 메모리 수요 확대에 따라 임직원 기여가 커진 만큼 초과 성과를 나눠야 한다는 논리다.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회의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영업이익 15%의 성과급 지급 및 상한 폐지, 제도화를 계속 말하고 있다”며 “회사가 제도화에 대해 입장이 없으면 오늘이라도 저희는 조정이 안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최 위원장은 “사측은 그동안 성과가 잘 나왔을 때 쌓아뒀다가 적자 때 보전해주겠다고 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명문화라는 말은 믿지 못하겠고 명확하게 제도화 관점에서 보려 한다”고 했다. 다만 “회사의 전향적 변화가 있으면 저희도 그에 대한 고민은 해보려 한다”고 덧붙였다.반도체 이외 부문에도 성과급을 나누기 위한 전사 공통재원 설정 문제에 대해서는 이번 협상에서 기존 입장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 위원장은 “3개 노조가 같이 결정한 사항을 지금 말을 바꾸기는 어렵다”며 “불성실 교섭이라는 문제를 만들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과반수 노동조합으로 법적으로 인정받은 만큼 내년에는 이 부분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회사 측은 특별 포상 등 보상 확대 방안은 검토할 수 있지만, 영업이익 일정 비율을 고정적으로 성과급 재원에 반영하거나 성과급 상한 폐지를 제도화하는 데는 부담을 느끼고 있다. 반도체 사업은 호황과 불황의 진폭이 크고, 선단공정과 HBM(고대역폭메모리), 차세대 메모리 경쟁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구조다. 현금 보상 확대와 미래 투자 재원 배분을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이번 사후조정의 핵심이다. -
- ▲ 최승호 삼성전자 초기업노조위원장ⓒ서성진 기자
◇주주·정부·정치권 “반도체 멈추면 안 된다”총파업 우려는 정치권과 정부로도 번지고 있다. 반도체가 국가 전략산업으로 부상한 상황에서 삼성전자 생산 차질이 현실화하면 수출, 협력사, 공급망, 주주가치까지 충격이 번질 수 있다는 이유다.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삼성전자 파업 가능성을 두고 반도체 공정은 한 번 멈추면 되돌리기 쉽지 않다는 취지로 우려를 표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노조 요구가 과도하고 경영권 침해 소지가 있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예비후보 역시 K-반도체가 멈출 여유가 없다며 노사 간 대화와 타협을 촉구했다.정부에서도 대화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반도체 산업의 엄중한 상황에서 파업은 상상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노사 간 진정성 있는 대화를 주문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도 파업이라는 소모적 결과보다 객관적 조정·중재 절차를 고민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주주단체들도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일부 소액주주 단체는 파업 금지 가처분 탄원과 맞불 집회, 법적 대응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들은 파업으로 회사 자산이나 기업가치가 훼손될 경우 주주 재산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노사 갈등이 주주행동으로 번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암참도 경고 … 공급망 신뢰도 변수 부상외국계 경제단체도 우려를 보탰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는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글로벌 공급망과 산업 안정성, 한국의 장기 투자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암참은 삼성전자에서 상당한 수준의 생산 차질이나 운영 불확실성이 발생할 경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공급 병목, 가격 변동성 확대, 조달 안정성 저하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봤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메모리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파업 영향이 국내에만 머물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한국의 투자 매력도도 변수다. 핵심 수출 산업에서 노동 불확실성이 커지면 한국이 안정적인 제조·기술·공급망 파트너로 쌓아온 신뢰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공급망 다변화를 앞당길 경우 경쟁국이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업계에서는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피해 규모가 수십조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실제 피해 규모는 파업 참여 인원, 생산라인별 영향, 대체 인력 투입 여부, 안전보호시설 운영 범위 등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21일 총파업 전 마지막 담판노조는 사후조정 결과가 조합원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파업이 현실화하면 삼성전자 창사 이후 두 번째 파업이자, 규모 면에서는 2024년 파업보다 더 큰 파장을 낳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2024년 파업은 실제 생산 차질이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초기업노조가 7만명대 조합원 기반을 갖고 있고, 반도체 생산라인의 특성상 인력 공백이 납기와 수율, 고객 신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계 긴장감이 더 크다.사후조정의 관건은 노사가 성과급 재원과 지급 기준을 두고 접점을 찾을 수 있느냐다. 노조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따른 성과 공유를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와 주주 입장에서는 영업이익 고정 배분과 성과급 상한 폐지가 향후 대기업 성과급 협상의 선례로 굳어질 수 있다는 부담이 크다.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파업 문제는 이미 개별 기업의 임금협상을 넘어 반도체 공급망과 주주가치, 국가 투자 환경 문제로 확산됐다”며 “파업을 막기 위한 대화가 필요하지만, 향후 산업계 전반에 영향을 줄 성과급 원칙까지 흔드는 방식의 타협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