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랩스 AI로 공시·시장조치 검증 강화
  • ▲ ⓒ연합뉴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 ⓒ연합뉴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한국거래소가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페어랩스(FairLabs)'와 함께 자본시장 업무에 AI 기술을 도입하며 AX(AI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거래소와 페어랩스는 'AX(AI전환) 협의체'를 통해 상장법인 중요정보 실시간 포착, 공시 검토 및 시장조치 검증, 산업분류체계 관리 자동화 등 주요 과제를 추진 중이다. 페어랩스 AI 기술을 내부 업무 효율화에 그치지 않고 데이터·인덱스 등 정보사업과 외부 수익사업으로 확장해 사업경쟁력과 시너지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월 인수한 AI 기술 스타트업 '페어랩스(FairLabs)'와 함께 자본시장 핵심 업무에 AI 기술을 도입하며 AX(AI 전환)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특히 KRX와 페어랩스가 인수 직후 “AX(AI전환) 협의체”를 가동하고, 현업 부서의 아이디어를 반영한 데모 버전을 즉시 구현하는 방식으로 주요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무 피드백을 빠르게 반영해 완성도를 높이는 “애자일(Agile)” 방식으로 핵심 업무의 AI 전환을 진행 중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상장법인 중요정보를 실시간으로 포착하는 AI 솔루션 도입이다. 매일 국내외에서 쏟아지는 뉴스 가운데 횡령, 배임, 부도 등 거래정지와 직결될 수 있는 핵심 정보를 선별하기 위해 페어랩스의 AI 기술을 활용했다.

    페어랩스가 개발한 이번 솔루션은 방대한 뉴스 데이터 속에서 상장기업 관련 중요정보를 AI가 실시간으로 찾아내 실무자에게 즉시 전달하는 기능을 갖췄다. 기존 키워드 검색 방식은 연관성이 낮거나 중복된 정보까지 함께 노출되는 한계가 있었지만, 이번 솔루션은 AI 기반의 정교한 문맥 추론 기능을 통해 뉴스의 행간까지 분석해 실제 시장조치가 필요한 유의미한 정보만 정밀하게 선별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거래소는 해당 솔루션을 통해 향후 거래시간 연장 등과 관련한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중요정보에 대한 적시 대응으로 공시 업무의 완결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시 검토와 시장조치 검증 절차에도 AI 기술이 적용된다. 한국거래소는 AI가 공시 자료를 정밀 분석한 뒤 익일 시장조치, 즉 관리종목 지정․해제가 필요한 종목을 점검해 리포트로 제공하는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업무의 신속성과 정확성을 한층 높인다는 계획이다.

    KRX 인덱스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AI 기반 산업분류체계 관리 자동화도 추진된다. KRX는 인덱스 개발의 기초가 되는 산업분류체계 관리 전반에 페어랩스 AI 기술을 도입해 관리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고, 분류 정확도를 높여 정보사업의 상업적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AI가 기업의 매출 구성과 세부 사업영역 단위까지 정밀하게 분류‧분석해 최신 산업 트렌드와 신성장 테마를 적시에 반영한 마이크로 섹터 지수 개발로도 이어갈 방침이다. 마이크로 섹터 지수는 기업 매출을 사업별로 세분화해 분류한 정보를 바탕으로, 특정 기술과 테마에 부합하도록 지수 구성종목의 정확성을 높인 지수다.

    페어랩스는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추진하는 총 41억원 규모의 “문화기술(CT) 연구개발 사업“ 주관 기관으로도 최종 선정됐다. 고난도 공공 프로젝트 수주를 통해 기술 경쟁력을 대외적으로 입증했다는 평가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JTBC,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6개 전문 기관이 참여한다. 페어랩스는 글로벌 웹‧플랫폼 데이터의 수집부터 정제‧표준화, 통합 데이터셋 운영에 이르는 핵심 공정 전반을 주도하고, 전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총괄 역할(PM)도 맡을 예정이다.

    한국거래소는 앞으로 페어랩스와의 협력 범위를 내부 업무 기술지원에 그치지 않고 외부 수익사업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데이터․인덱스 등 KRX 정보사업과 연계해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고 관련 시너지를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한국거래소는 "페어랩스와의 협업으로 상장 공시 및 시장 운영의 정확성과 신뢰성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며 "앞으로 페어랩스가 금융 영역을 넘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AI 성과를 창출하는 전문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페어랩스 인수대금은 67억원으로 한국거래소의 지분율은 67%다.

    한국거래소가 스타트업을 인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인수를 위해 지난 1년간 AI 및 데이터 분야의 30여개 후보 기업을 검토했다. 2020년 설립된 페어랩스는 AI를 통해 뉴스·공시·기업공개(IR) 및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정보 등 비정형 데이터를 의사결정에 활용 가능한 고부가가치 정보로 가공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다수의 공공기관 등과 협업해 AI전환(AX) 컨설팅을 수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