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예탁결제원·증권학회, T+1 전환 토론회 공동 개최정은보 이사장 "도입 여부 아닌 이행 시기·방식 논의할 때"규제합리화위 "당초 내년 10월 도입 계획, 최대한 앞당겨야"자본연 "미국 도입 후 청산기금 23% 감소…인프라 정비가 관건"
  • ▲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앞줄 왼쪽 세번쨰)과 관계자들이 26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 토론회'에 참석해 기념 촬영하고 있다. ⓒ박정은 기자
    ▲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앞줄 왼쪽 세번쨰)과 관계자들이 26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 토론회'에 참석해 기념 촬영하고 있다. ⓒ박정은 기자
    "T+1 결제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도입 여부를 넘어 구체적인 이행 시기와 방식을 이제 논의해야 할 시점입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26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 토론회'에 참석해 "T+1 결제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도입 여부를 넘어 구체적인 이행 시기와 방식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토론회에서는 글로벌 T+1 전환 동향과 국내 도입의 기대 효과 및 선결 과제를 주제로 발표와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정 이사장은 결제주기 단축이 단순한 속도 경쟁이 아닌 안정적인 전환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거래 확인부터 청산 · 환전 · 결제에 이르는 전 과정의 인프라 정비가 수반되는 만큼 특정 기관이 아닌 시장 전체의 협력과 충분한 컨센서스를 바탕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영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매도 후 대금 수령까지 최대 4~5일이 걸리는 등 개인 투자자 불편이 지속되고 있다며 글로벌 기준에 뒤처진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의 문제 제기 이후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제도 개선을 논의해왔다며 당초 계획된 내년 10월보다 도입 시기를 최대한 앞당길 것을 주문했다. 

    또한 도입 지연 사유로 거론되는 환율 · 시차 문제에 대해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는 한편, 일부 증권사들이 결제 대금을 통해 얻는 이자 수익이 제도 개선의 걸림돌이 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했다.

    ◆ 글로벌 재편 속 한국은 '준비 중'

    한국거래소 청산결제부 최훈 본부장은 글로벌 주식시장이 T+1 체제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 캐나다 · 멕시코 등 북미 시장이 T+1 전환을 완료한 데 이어 유럽은 2027년 10월, 홍콩은 2027년 4분기 도입을 추진 중이다.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인도가 먼저 도입했으나 영향은 제한적이었으며, 홍콩의 일정 발표를 계기로 역내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에서는 2021년 미국의 T+1 전환 계획 발표 이후 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을 중심으로 대응 논의가 이어져 왔다.

    2023년 자본시장연구원을 통한 타당성 연구, 2024년 업무 영향 점검, 2025년 워킹그룹 운영 등 단계적 준비가 진행됐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미국 · 유럽 현지 조사도 실시했다. 최 본부장은 하반기 중 실무 표준안 마련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자동화 · 외환시장 접근성 개선 선행돼야"

    자본시장연구원 노성호 연구위원은 T+1 전환의 기대 효과로 결제 리스크 감소, 증권사 증거금 부담 완화, 투자자 유동성 개선을 꼽았다. 

    실제로 미국은 T+1 도입 이후 청산기금이 약 23% 감소했으며 국내에서도 매도 대금 조기 수령에 따른 자금 운용 효율 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 시장은 가격제한폭 제도와 낮은 결제 불이행 빈도 등을 고려할 때 효과의 크기는 다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위험 요인으로는 후선 업무 처리 시간 단축에 따른 결제 실패 위험 증가를 지목했다. 

    대차거래 시장에서는 상환 기한 단축으로 결제 불이행 리스크가 커질 수 있고, 외환 부문에서는 주식 · 외환 결제 주기 간 불일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 사례에서 T+1 도입 이후 외국인 자금 유입 감소와 스프레드 확대가 나타난 점도 언급하며 외환시장 접근성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노성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단기적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제도를 안정적으로 도입할 경우, 장기적으로 한국 자본시장의 접근성과 글로벌 경쟁력이 제고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