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ETF 시장, 2002년 첫 상장 이후 24년 만 500조 시대 진입42일 만에 100조 급증 … 전례 없는 초고속 성장세삼전닉스 레버리지 ETF 상장에 예적금·부동산 자금 머니무브'양날의 칼' 레버리지 … 리밸런싱 수급 쏠림과 급등락 위험코스피 '1만피' 기대감 속 공포지수 70선 돌파 과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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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500조 원을 돌파했다.

    코스피가 8000선을 돌파하며 1만피 기대감에 불이 붙은 가운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까지 가세하면서 시장의 상승 엔진이 한층 뜨거워지는 모습이다.

    다만 ETF 시장으로 자금이 급격히 몰리고 레버리지 상품 비중까지 커지면서 단기 변동성 확대 우려도 동시에 제기된다. 상승장에서는 수익률을 키우는 촉매가 될 수 있지만 하락장에서는 손실과 매도 압력을 키우는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27일) 기준 국내 상장 ETF 순자산총액은 501조8230억 원으로 집계됐다. ETF 순자산이 500조 원을 넘어선 것은 2002년 국내 첫 ETF 상장 이후 24년 만이다.

    성장 속도는 이례적으로 빠르다. ETF 순자산은 지난달 15일 400조 원을 넘어선 뒤 불과 42일 만에 다시 100조 원이 늘었다. 지난해 말 297조 원 수준이던 것과 비교하면 약 5개월 만에 200조 원 넘게 불어난 셈이다.

    시장에서는 예금·부동산 중심이던 개인 자금이 ETF와 연금 등 금융자산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전날 상장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6종이 ETF 시장의 몸집 확대에 힘을 보탰다. 해당 상품들의 시가총액 합계는 약 5조1000억 원 규모다. 전날 하루 거래대금은 10조4071억 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대장주 급등세와 맞물려 공격적인 수익률을 노리는 투자 수요가 한꺼번에 몰린 영향이다.

    그동안 국내에는 단일종목 2배 수익률을 추종하는 ETF가 없어 공격적인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들은 해외 증시로 우회해야 했다. 실제 지난해 홍콩 증시에 상장된 양사의 2배 ETF 보관액은 총 3억4746만달러(약 5223억 원)까지 불어난 바 있다.

    국내 증시에 관련 ETF가 상장되면서 해외로 향했던 투자금이 대거 돌아올 가능성이 커졌다. 국내 ETF를 활용하면 환차손 위험을 피할 수 있고 250만 원 초과 매매차익에 부과되는 22%의 양도소득세 부담도 사라진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연금계좌를 통한 투자도 가능하다.

    소액 투자자들의 진입 장벽도 크게 낮아졌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31만 원, 225만 원 수준에 형성돼 개인 투자자들이 직접 접근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그러나 해당 ETF를 활용하면 수만원 단위로 투자할 수 있어 신규 자금 유입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상장을 계기로 국내증시로 대규모 자금이 몰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문제는 급격한 자금 유입이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레버리지 ETF는 일간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구조다. 하루 새 최대 60% 상승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60% 하락할 위험도 존재한다. 시장이 오를 때는 상승 탄력을 키우지만 반대로 급락장에서는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기술적 요인에 따른 수급 쏠림 우려도 있다. 레버리지 ETF는 일간 리밸런싱 과정에서 주가가 오르면 추가 매수, 주가가 내리면 추가 매도에 나서는 구조다. 시장 방향성이 한쪽으로 쏠릴 경우 기초자산 가격 변동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의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레버리지 ETF는 일간 리밸런싱 과정에서 주가 상승 시 추가 매수, 하락 시 추가 매도를 수행하는 구조"라며 "특히 장 마감 동시호가 구간에서 수급 쏠림을 유발해 단기 변동성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ETF 500조 원 돌파가 국내 자본시장의 구조적 성장 신호라는 평가와 함께, 단기 과열에 대한 경계론도 함께 나온다. 코스피가 전날  장중 8400선까지 급등하며 1만피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레버리지 자금이 빠르게 쌓일수록 하락 전환 시 충격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날 코스피 변동성지수(VKOSPI)는 전 거래일 대비 3.95% 상승하며 다시 70선을 넘어섰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ETF 시장 500조 원 돌파는 개인 자금이 예금과 부동산에서 금융투자상품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상징적인 변화"라면서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시장 상승기에는 강력한 수익 기회를 제공할 수 있지만 급락장에서는 손실과 변동성을 동시에 키울 수 있어 투자자들이 상품 구조를 충분히 이해하고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