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생산 0.6%↓·소매판매 3.6%↓·설비투자 3.6%↓8개월 만에 '동반 추락' … 석유정제 37년 만에 최대 낙폭반도체 호황 뒤 '석유·車' 부진 … 소비도 26개월 만에 최저전달 기저효과로 인한 일시 조정 분석도 … 구윤철 "5월엔 개선"
  • ▲ 4월 산업활동동향.ⓒ국가데이터처
    ▲ 4월 산업활동동향.ⓒ국가데이터처
    중동 전쟁의 충격이 한국경제 전반을 덮쳤다. 지난 3월 반년 만에 '트리플 증가'로 모처럼 훈풍이 불었던 산업활동이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본격 반영되면서 한 달 만에 다시 뒷걸음질 친 것으로 분석된다. 

    국가데이터처가 29일 발표한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는 117.8(2020=100)으로 전월 대비 0.6% 감소했다. 

    소매판매와 설비투자도 각각 3.6% 줄어들며 생산·소비·투자가 동반 하락하는 '트리플 감소'가 2025년 8월 이후 8개월 만에 재현됐다.

    부문별로 보면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0.7% 감소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석유정제 생산의 급락이다. 중동 전쟁으로 원유 수급이 막히면서 석유정제 생산이 19.4% 쪼그라들었다. 1988년 5월(-22.1%) 이후 37년 11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자동차 생산도 10.0% 줄며 지난해 9월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반도체(3.1%)와 의약품(13.3%)이 선방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서비스업도 금융·보험(-7.7%), 도소매(-1.5%), 보건·사회복지(-2.2%) 등이 일제히 부진하며 1.0% 줄었다. 2022년 2월 이후 4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소비 지표도 빨간불이다. 소매판매는 3.6% 감소해 2024년 2월(-3.7%) 이후 26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통신기기·컴퓨터·가전 등 내구재 소비가 한 달 새 11.1% 급감했다. 고유가에 공공기관 차량 5부제 시행까지 맞물리며 승용차·연료소매점 판매는 8.5%나 빠졌다. 

    반면 대형마트(4.2%)와 백화점(1.6%)은 소폭 증가해 양극화 현상도 감지됐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11.5%) 부진 여파로 3.6% 감소했다. 건설기성도 건축(-1.5%)과 토목(-1.1%) 모두 뒷걸음질치며 1.4% 줄었다.

    다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전산업 생산이 2.4% 증가하며 성장 흐름 자체가 꺾인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1분기 고성장에 따른 기저효과와 중동 전쟁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이날 열린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그동안의 높은 증가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일시적인 조정"을 받은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5월에는 소비와 기업 심리 모두 큰 폭으로 상승하고 수출 호조세도 이어지고 있어 개선 흐름이 재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6포인트(p) 오른 104.1을 기록했고,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도 0.2p 상승한 100.2로 집계됐다. 수출입물가비율·코스피 개선 등이 반영된 결과로, 경기 회복 기대감은 살아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중동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데다 고유가 부담이 소비와 생산 전반을 짓누르고 있어 5월 이후 경기 흐름도 안심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