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공개매수제 도입 및 공시 정비M&A 과정 속 소수주주 보호 시급잔여 지분 '전량 공개매수' 방식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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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 인수·합병(M&A) 시 대주주뿐만 아니라 일반 소액주주의 권리를 두텁게 보장하기 위해, 합병액 책정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의무공개매수 제도를 전량 매수 형태로 설계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제안이 나왔다.

    자본시장연구원과 한국증권학회는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M&A 제도 개선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주제로 공동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축사를 맡은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소수주주들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의무공개매수제도를 구축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와 함께 상장사들이 자발적으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도록 유도하기 위해 오는 10월 중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기업 리스트를 선정해 시장에 발표하겠다는 계획도 덧붙였다.

    주제 발표를 진행한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이뤄진 세 차례의 상법 개정 이후 남은 핵심 과제로 M&A 과정에서의 주주가치 침해 방지를 꼽았다. 지난 5월 계열사 간 합병가액의 공정성 확보를 골자로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했으나, 이것이 현장에서 실효성을 발휘하려면 이사회의 의견서 공시를 의무화하는 등의 후속 입법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국내 증시에서 상장사 합병가액은 주로 기준시가를 토대로 산정된다. 그러나 주가가 기업이 지닌 본연의 가치를 완벽히 대변하지 못하므로, 현행법을 준수하더라도 주주가치가 침해되는 일이 반복된다는 비판이 있어 왔다. 황 연구위원은 시가총액이 비슷한 기업이라도 실제 합병 시 결정되는 가액은 제각각이라며 , 이사회가 합병 과정과 가격 결정의 정당성을 명확히 설명하고 주주들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짚었다. 더불어 합병유지청구권이나 합병검사인, 관련자 손해배상책임 등의 안전장치 도입도 주문했다.

    자발적 상장폐지를 목적으로 진행되는 M&A 역시 소수주주 보호 제도가 취약하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최근 주식시장에서는 공개매수나 주식의 포괄적 교환을 통해 스스로 상장을 폐지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나 , 이 제도들이 본래 상장폐지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것이 아니어서 소액주주를 지킬 방안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상장폐지용 공개매수 등에 대한 공시를 까다롭게 하고 , 매수가격의 공정성을 확보할 절차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반대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실효성도 개선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실제로 최근 6년간 진행된 국내 상장사 합병의 93%가 소규모합병 구조여서, 해당 주주들은 주식매수청구권조차 써보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의무공개매수제도와 관련해 발표한 김우찬 고려대학교 교수는 제도가 도입되면 M&A 시장이 얼어붙을 것이라는 일부의 우려는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해당 제도를 시행 중인 41개국의 사례를 실증 분석한 결과 , 제도 도입 시 지배권 프리미엄이 낮아지면서 주당 인수 가격이 자연스럽게 조정될 뿐 M&A 자체가 감소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금융위가 검토해온 '50%+1주 공개매수' 방식에 대해서는 날을 세웠다. 인수자가 과반 지분까지만 사들이면 되는 구조여서 일부 주주만 대주주와 같은 조건으로 주식을 넘길 수 있고, 주주 평등 원칙에도 어긋나며 지배권 프리미엄을 낮추는 효과도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그는 남은 주식을 전량 공개매수하는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제도 도입 이후 인수가격을 고의로 낮추는 이른바 '로볼링(lowballing)' 편법이 등장할 수 있음을 경고하며 , 이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의무공개매수가격의 산정 기준 기간을 늘리고 전체 발행주식의 50% 이상을 매집하지 못하면 공개매수 자체를 무효로 하는 조건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