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신탁운용 액티브ETF 4종, 내달 7∼9일 순차 상장폐지순자산 부족 아닌 상관계수 기준 미달… 초과성과 퇴출 사유로애플밸류체인액티브 1년 수익률 170.73% … 비교지수 53.94%포인트 상회운용업계 "액티브ETF에 패시브ETF와 다른 규제 필요" 반발거래소 "상품 정체성 유지·투자자 보호 위한 최소 장치" 반박
  • ▲ ⓒGPT AI
    ▲ ⓒGPT AI
    상장지수펀드(ETF) 500조원 시대를 맞은 가운데 액티브 ETF 운용사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운용 성과가 비교지수를 크게 웃돌 경우 오히려 상관계수가 벌어지면서 상장폐지 대상에 오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기초지수 대비 초과 성과를 추구하는 액티브 ETF에 대해서는 패시브 ETF와 다른 규제 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운용하는 액티브ETF 4종이 내달 7∼9일 순차적으로 상장폐지된다.

    2030년 전후 은퇴나 목돈 마련을 목표로 설계된 자산배분형 상품인 ACE TDF2030액티브는 내달 7일 증시에서 퇴출된다. ACE 애플밸류체인액티브와 ACE 장기자산배분, ACE TDF2050액티브는 7월 9일 상장폐지될 예정이다.

    ETF는 상장 이후 1년간 순자산 총액이 50억원에 미달하거나, ETF와 비교지수 간 ‘상관계수’가 기준치를 3개월 연속 밑돌 경우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이번에 상장폐지되는 ETF들은 순자산 부족이 아니라 상관계수 기준 미달에 해당한다. 비교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패시브ETF는 상관계수 기준이 0.9, 액티브ETF는 0.7이다. 상관계수는 1.0에 가까울수록 두 지표의 움직임이 유사하고, 0에 가까울수록 서로 다른 흐름을 보인다는 뜻이다.

    그동안 순자산 규모가 작아 상장폐지된 ETF 사례는 적지 않았지만, 비교지수를 웃도는 성과를 낸 결과 상장폐지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액티브ETF는 운용 성과가 비교지수를 크게 앞설 경우 오히려 상관계수가 0.7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 이번에 상장폐지 대상이 된 상품들도 비교지수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상관계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으로 ACE 애플밸류체인액티브는 지난 23일 기준 최근 1년 수익률이 170.73%에 달했다. 비교지수인 Bloomberg Top 30 Supply Chain Plus Apple Price Return Index 수익률 116.79%를 53.94%포인트 웃돈 수치다.

    ACE TDF장기자산배분액티브도 같은 기간 비교지수를 4.96%포인트 초과했다. ACE TDF2050액티브 적격과 ACE TDF2030액티브 적격 역시 각각 1.15%포인트, 0.62%포인트 비교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액티브 ETF는 0.7 상관계수를 유지해야 하는데, 0.7 미달 상태가 3개월 이어지면 상장폐지가 된다”며 “이 때문에 최근 상장폐지 예정 공시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BM 대비 초과성과를 내기 위해 포트폴리오 조정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상관계수가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 글로벌탑픽액티브’도 같은 사유로 상장폐지 대상에 올랐지만, 상장 1년이 지나지 않은 ETF는 적용을 유예하는 규정에 따라 가까스로 상장폐지를 피했다.

    업계에서는 운용 성과가 좋았던 결과가 오히려 상장폐지 사유로 이어지는 현행 제도에 대한 문제 제기가 커지고 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지금처럼 ‘불장’이 펼쳐지는 상황에서는 액티브ETF가 더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음에도 상관계수 기준을 맞추기 위해 일부러 성과를 낮춰야 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액티브ETF는 비교지수와의 상관계수 유지 규제 때문에 완전한 의미의 액티브 운용이 사실상 어렵다”며 “상관계수를 맞추려면 수익률을 억지로 낮추거나 지수 흐름에 맞춰 운용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락장에서는 펀더멘털이 훼손된 종목을 덜어내거나 현금 비중을 높여 손실을 방어할 수 있는데도, 규제를 맞추기 위해 지수 편입 종목을 울며 겨자 먹기로 담아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단순한 지수 추종이 아니라 시장을 이기는 ‘초과 성과’를 기대하고 액티브ETF를 선택한다”며 “그런 만큼 액티브ETF에는 패시브ETF와 다른 규제 체계를 적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 낡은 규제가 오히려 투자자의 수익 기회를 제한하고 불이익을 초래하는 셈”이라고 토로했다.

    반면 한국거래소는 상관계수 요건이 액티브ETF의 수익률을 제한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국거래소 측은 “액티브 ETF의 상관계수 요건은 단순히 수익률을 제한하기 위한 규제가 아니라, 해당 ETF가 투자설명서와 상장 당시 제시한 상품 성격에 맞게 운용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액티브 ETF는 비교지수 대비 초과수익을 추구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최초에 제시한 운용전략이나 상품 정체성에서 벗어나 운용된다면 투자자가 예상한 위험·수익 구조와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거래소 측은 “상관계수 요건은 이러한 운용상 이탈을 막고,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투자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취지”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