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축제 컨설팅 지속 … "먹거리 중심으로 방문 이유 만들어야"축제 사업 누적 투자 20억원 이상 … 단기 수익보다 데이터 축적에 방점지역 특산물 메뉴화·상품화 거쳐 생산자까지 연결하는 선순환 모델 구상
  • ▲ ⓒ더본코리아
    ▲ ⓒ더본코리아
    [만났조]는 조현우 기자가 직접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줄인 단어입니다. 먹고 마시고 쇼핑하고 즐기는 우리 일상의 단편. ‘이 제품은 왜 나왔을까?’, ‘이 회사는 왜 이런 사업을 할까?’ 궁금하지만 알기 어려운, 유통업계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여러분께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돈을 벌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하면 지역축제는 달라지기 어렵다.”

    지난 26일 충남 예산에 위치한 외식산업개발원에서 만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축제는 단순히 부스 임대료만 받고 먹거리만 파는 공간이 아니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지역 특산물과 메뉴, 소비자 반응을 검증하는 장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백 대표와 더본코리아가 보는 지역축제의 핵심은 바로 ‘데이터’다. 어떤 특산물이 어떤 메뉴로 소비자에게 받아들여지는지, 어느 가격대에서 반응이 나오는지를 현장에서 확인하고, 이를 다음 축제와 메뉴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축제가 늘어나고, 또 지역 특산물 수요가 늘어나면 단순 판매자뿐만 아니라 1차 생산자까지 수익이 돌아가는 선순환이 만들어진다는 것.

    더본코리아가 지역축제에 뛰어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외식 브랜드를 만드는 것과 지역 특산물을 관광 콘텐츠로 연결하는 일은 전혀 다른 영역이기 때문이다.

    물론 기존 지역축제의 먹거리 구조에 대한 문제의식도 컸다. 백 대표는 상당수 지역축제가 여전히 부스 임대료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음식 가격이 높아지고, 그 부담은 상인과 소비자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그는 “먹거리 부스를 통째로 넘기고 다시 쪼개 임대료를 받으면 장사하는 사람들은 큰 비용을 부담할 수밖에 없다”며 “결국 소비자에게 비싸게 팔 수밖에 없는데 욕은 장사하는 사람만 먹는다”고 지적했다.

    더본코리아가 주도한 축제에서는 방향을 달리했다. 유명 연예인을 앞세우기보다 지역 먹거리를 중심으로 방문할 이유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 처음 시작했던 예산시장은 이러한 목표를 위해 선보인 일종의 플래그십 스토어다.
  • ▲ ⓒ조현우 기자
    ▲ ⓒ조현우 기자
    백 대표는 “예산시장은 지역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기 위한 ‘마중물’이었다”면서 “예산에서 성공 사례를 만들면 다른 지역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백 대표에게 축제는 며칠 장사로 끝나는 행사가 아니다. 지역 특산물을 소비자가 직접 경험하고, 그 반응을 토대로 다음 메뉴와 다음 축제를 준비하는 출발점이다.

    실제로 더본코리아는 지역축제를 지역개발의 검증 무대로 활용하고 있다. 축제를 통해 지역 음식과 특산물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이를 시장과 상권, 상품화로 연결하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아직은 걸음마를 막 뗀 수준이다. 더본코리아는 지역축제와 개발을 통해 누적 2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했다. 하지만 백 대표는 이를 단순한 손실이 아니라 지역개발을 위한 투자로 봤다.

    그는 “지역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거의 없지만 대신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메뉴 개발 경험과 데이터가 쌓인다”면서 “그게 회사의 보이지 않는 수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음식의 완성도가 높아지면 결국 인터넷에서도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이 나온다”며 “축제는 그 가능성을 가장 먼저 확인하는 테스트베드”라고 설명했다.
  • ▲ ⓒ더본코리아
    ▲ ⓒ더본코리아
    축제를 통해 축적한 경험은 지역개발로 이어진다. 지역마다 검증된 메뉴는 상설 상권으로 옮겨지고, 상품화 과정을 거쳐 온라인 판매까지 연결하는 형태다.

    백 대표는 “지역 특산물을 계속 활용하면 결국 생산하는 분들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지역 음식점만 잘되는 것이 아니라 생산자까지 함께 살아나는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특정 지역이나 상권을 하나 살리는 것이 아니라 시장과 음식점, 농가, 관광을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하는 것이 목표다. 축제에서 얻은 경험을 다시 메뉴 개발에 반영하고, 검증된 메뉴를 시장에 안착시키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지역 스스로가 성장할 수 있게 된다.

    백 대표는 “지역개발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한 번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면 시장과 상인, 생산자까지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이 ‘미련하다’는 소리를 들으면서까지 지역개발에 나서는 이유”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