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두 달 만에 -35%대 곤두박질…14개 전 종목 두 자릿수 신음선물형은 롤오버 비용까지 겹쳐 낙폭 더 벌어져어닝 서프라이즈에도 등 돌린 외인…반도체 정점론 확산매일 재조정하는 레버리지의 함정…"변동성 장세 당분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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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관련 14개 종목이 상장 두 달여 만에 원금을 회복하려면 최대 55%대 상승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낙폭이 클수록 회복에 필요한 상승률은 더 커지는 구조인데 상장 이후 종목별로 최대 -35.52%에 달하는 낙폭을 기록하면서 회복 부담도 함께 커진 것이다. 

    이 같은 낙폭은 반도체 업종 자체의 조정과 함께, 지수가 아닌 개별 종목의 일일 수익률 배수를 추종하는 상품 구조상 기초자산이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원금이 꾸준히 줄어드는 '음(-)의 복리효과'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9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전 거래일 대비 6.25% 떨어진 27만7500원에 마감했고 SK하이닉스는 5.68% 하락한 207만6000원에서 장을 마쳤다. 상장가 대비로는 각각 9.61%, 7.45% 하락한 수준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 인버스 상품은 그간 미국 · 홍콩 등 해외에서는 투자가 가능했지만 국내에서는 분산투자 요건 등으로 인해 투자가 불가능했던 상품이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관련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개정해 5월27일부터 상장을 허용했다. 이번에 상장한 상품들은 기초자산인 삼성전자 · SK하이닉스 개별 주식 일일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한다. 

    ◆ 낙폭 클수록 회복 상승률도 커져…선물형 최대 55% 필요

    현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삼성전자 연계 상품 5종은 상장가 대비 28~31%대 낙폭을 보였다. ACE가 -29.68%로 낙폭이 가장 컸고, 이어 RISE(-29.60%), TIGER(-29.55%), KODEX(-29.11%), PLUS(-28.54%) 순이었다. SK하이닉스 연계 현물 기반 상품 5종은 29~31%대 낙폭을 나타냈다. SOL이 -31.02%로 가장 컸고, ACE(-30.44%), RISE(-30.36%), TIGER(-29.84%), KODEX(-29.31%)가 뒤를 이었다. 

    반면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편입하는 1Q · KIWOOM 상품은 낙폭이 더 컸다. 삼성전자 연계 선물 기반 상품은 KIWOOM이 -30.68%, 1Q가 -30.37%를 기록했고 SK하이닉스 연계 선물 기반 상품은 1Q가 -35.52%로 14개 상품 전체 중 낙폭이 가장 컸다. KIWOOM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레버리지도 -33.15%에 달했다.

    낙폭이 커질수록 원금 회복에 필요한 상승률은 더 가파르게 커지는 구조다. 

    낙폭이 가장 큰 1Q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레버리지는 원금 회복을 위해 55.09%가 올라야 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KIWOOM SK하이닉스선물단일종목레버리지는 49.59%가 필요했다. 이어 SOL(44.99%), KIWOOM 삼성전자선물단일종목레버리지(44.27%), ACE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43.76%), 1Q 삼성전자선물단일종목레버리지(43.61%), RISE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43.60%) 순으로 회복 필요 상승률이 컸다. 낙폭이 가장 작았던 PLUS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도 원금 회복에는 39.94%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 14개 종목 전부 40% 안팎 이상의 상승이 있어야 원금 수준을 되찾을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 반도체 정점론에 외국인 매도…음의 복리효과·괴리율 왜곡도 변수

    이날 레버리지 상품의 낙폭을 실질적으로 키운 건 반도체 업종 자체의 조정이었다. 이달 7일 삼성전자는 2분기 매출 171조원,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의 역대급 실적을 발표하며 시장 컨센서스(85조7000억원 수준)를 웃돌았지만, 발표 당일부터 오히려 외국인 매도가 강화됐다. 실적 자체보다는 향후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 즉 센티먼트 괴리가 매도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올해 2분기를 기점으로 각각 정점을 찍고 내년부터 둔화할 것으로 시장이 보는 가운데 과거 2017년·2021년·2024년에도 반도체 업황과 실적이 여전히 좋았음에도 증가율 정점 국면에서 외국인이 선제적 차익실현에 나섰던 사례가 있었다. 

    모건스탠리는 반도체 산업이 결국 하이퍼스케일러의 인공지능(AI) 투자에 의존하는 만큼, 하이퍼스케일러가 투자 속도를 조절하기 시작하면 반도체 실적 기대도 함께 낮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고, 메타의 잉여 AI 컴퓨팅 용량 외부 판매 계획이 이러한 변화의 신호로 해석됐다. 

    지난주 메타의 클라우드 사업 진출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 증시에서 마이크론·샌디스크 등 주요 메모리 반도체주가 10% 이상 폭락했고 국내 증시에서도 개장과 동시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며 투자심리가 급랭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칼럼에서 반도체 업종 쏠림과 레버리지 투자 확산에 따른 과도한 변동성이 시장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같은 업종 조정에 더해 레버리지 상품 특유의 지렛대 효과와 음의 복리효과도 낙폭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기초자산이 10% 하락하면 레버리지 상품은 약 20% 하락하는 구조로 국내 주식 가격제한폭이 ±30%임을 감안하면 이론적으로 하루 만에 최대 60% 손실도 가능하다. 

    여기에 기초자산의 주가가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는 과정에서는 최종 가격이 변하지 않아도 레버리지 상품의 원금이 꾸준히 줄어드는 음의 복리효과가 더해진다. 

    실제 상장 이후 삼성전자 · SK하이닉스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6월23일 급락하고 이후에도 등락을 거듭하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면서 레버리지 상품의 낙폭이 기초자산 하락폭의 4~5배에 달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아울러 레버리지 상품은 수요-공급의 일시적 불균형과 유동성 부족 등으로 순자산가치(NAV)와 실제 거래가격 사이에 괴리가 발생할 수 있는데, 실제 지난 6월8일에는 SK하이닉스 주가가 7.7% 하락했음에도 연계 레버리지 상품 중 한 종목의 수익률이 오히려 49.7%를 기록하며 괴리율이 85.9%까지 치솟는 일시적 가격 왜곡 사례도 있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VKOSPI 변동성 지수 급락의 환경이 아니라면 지수 변동폭이 높은 상태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기초자산이 등락을 반복할 경우 레버리지 ETF는 변동성 드래그로 원금이 꾸준히 훼손될 수 있고, 일일 리밸런싱 과정에서 시장 변동성을 키울 우려도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