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새 신용잔고 2.7조 증발, 역대급 반대매매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빚투 패가망신’ 올해만 코스피 서킷브레이커 7차례 발동수급 꼬인 증시에 대기자금도 이탈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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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의 대표적인 ‘빚투(신용거래)’ 자금이 일주일 만에 3조 원 가까이 급감하며 증시 주변 자금이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최근 코스피 지수가 연일 조정세를 보이자 담보부족에 직면한 개인투자자들의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진 데다, 추가 하락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선제적으로 빚을 갚아 정리(청산)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특히 최근 도입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증시의 변동성을 극대화시키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면서 레버리지를 일으켜 빚투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들이 단기간에 막대한 손실을 입고 시장에서 퇴출당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5일 만에 2.8조 증발' … 반대매매 공포 최고조15일 금융투자협회,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총 34조 2669억 원으로 집계됐다.이는 이달 6일(37조 582억 원)과 비교해 단 5거래일(7월 6일~13일) 만에 무려 2조 7913억 원이 증발한 수치다.이번 신용잔고 급감 사태의 구체적인 흐름을 살펴보면 시장의 공포 심리가 일주일 동안 어떻게 단계적으로 심화되었는지 극명하게 드러난다.출발점이었던 7월 6일 신용잔고는 37조 582억 원을 기록하며 직전 거래일 대비 1188억 원 감소하는 데 그쳤다. 시장이 본격적으로 흔들리기 전, 완만한 청산 흐름을 보이는 듯했다.그러나 바로 다음 날인 7월 7일, 분위기는 급변했다. 단 하루 만에 무려 5877억 원의 잔고가 대거 털려 나가며 전체 규모는 36조 4704억 원으로 내려앉았다. 주가 하락으로 담보 비율을 맞추지 못한 이들의 강제 청산(반대매매) 압박이 시장 전반을 누르기 시작한 시점이다.7월 8일에는 주가 반등과 함께 1409억 원이 유입(36조 6113억 원)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으나 이는 폭풍전야의 일시적인 되돌림에 불과했다.◆ '하루 만에 1조 원 증발' … 기록적인 '패닉 셀'주 후반으로 갈수록 매물 폭탄의 강도는 가팔라졌다.7월 9일 다시 5446억 원의 신용잔고가 유출(36조 667억 원)되며 개인투자자들의 체력이 한계에 다다랐음을 암시하더니, 마침내 7월 10일 금요일 시장은 사실상의 '패닉 셀(공포 매도)' 국면으로 치달았다.이날 하루 동안에만 무려 1조 326억 원의 신용잔고가 급감하며 전체 잔고는 35조 원 선(35조 341억 원)을 간신히 턱걸이했다.하루 만에 1조 원 대의 신용잔고가 급감한 것은 지난 6월 10일(1조 1395억 원 감소) 이후 한 달여 만에 처음이다.하락장에 버티지 못한 담보부족 매물이 장 시작과 동시에 기계적으로 시장에 쏟아지고, 추가 하락을 두려워한 투자자들의 선제적 손절매가 엉키며 시장이 자금을 무섭게 빨아들인 결과다.투매의 여진은 새로운 주가 시작된 7월 13일까지 이어져, 이날 역시 7672억 원의 잔고가 추가로 청산되며 최종 34조 2669억 원까지 내려앉았다.◆ 올해만 7번 ‘서킷브레이커’ … “레버리지 ETF가 변동성 키웠다”증권가에서는 올해 유독 잦아진 증시 폭락과 신용 청산의 주요 배경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이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를 지목하고 있다.지난 13일 코스피 지수가 장중 8% 가까이 급락하면서 모든 주식 거래를 20분간 중단시키는 ‘서킷브레이커’가 또다시 발동됐다. 역대 서킷브레이커 발동 사례 총 13차례 중 절반이 넘는 7차례가 올해에만 집중됐다.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된 지난 5월 말 이후에만 무려 5번의 서킷브레이커가 쏟아져 나왔다.문제는 기초자산인 본주의 하락 폭에 비해 레버리지 상품 투자자들의 원금 파괴 속도가 비정상적으로 빠르다는 점이다.지난 5월 27일부터 7월 14일까지 SK하이닉스 본주는 6.77% 하락하는 데 그쳤으나 이를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투자자들의 평균 수익률은 -33.79%로 손실 폭이 5배에 달했다.삼성전자 역시 본주가 12.04% 하락할 동안 레버리지 ETF는 -33.43% 폭락하며 투자자들의 원금을 빠르게 녹여버렸다.이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할 때 누적 수익률이 잠식되는 레버리지 상품 특유의 ‘음의 복리 효과’때문이다. 주가가 제자리걸음을 하더라도 변동성이 커질수록 투자 원금은 깎여 나가게 된다.투자금이 50% 손실을 입을 경우 원금 회복을 위해서는 100%의 수익률을 내야 하므로 사실상 회생이 불가능한 구조에 빠지게 된다.여기에 주가가 오를 때 사고 내릴 때 매도해야 하는 레버리지 ETF 특유의 '숏감마' 구조가 기관들의 기계적 매매를 유발하면서 시장의 변동성을 더욱 부채질했고 이에 따라 신용 담보비율을 맞추지 못한 개인들의 '빚투' 계좌가 무더기로 강제 반대매매를 당하며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악순환이 완성됐다.◆ ‘개미 턴’ 코스피, 가벼워진 수급으로 반등할까증시 대기 자금인 고객예탁금 또한 급속도로 이탈하고 있어 우려를 더한다.지난 6월 말 132조 원을 웃돌던 예탁금은 이달 들어 105조 5758억 원(10일 기준)까지 급감했다. 빚투 실패로 자금을 탕진한 개인투자자들이 증시를 아예 이탈하면서 시장의 기초 체력 자체가 크게 훼손된 모양새다.다만 증권업계에서는 고통스러운 신용 청산 과정이 끝물에 다다르며 단기 바닥을 다지는 신호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비중은 지난 9일 10.2%까지 치솟았다가 거대한 청산이 이루어진 뒤인 13일 기준 1.8% 수준으로 안정세를 찾았다.증권업계 관계자는 “일주일 새 3조 원 가까운 신용 물량이 털려 나가며 매물 부담 자체는 가벼워졌으나, 대기 자금이 마른 상황이라 시장이 안정을 찾기까지는 단기 변동성 관리가 필수적이다”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