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자산기본법'으로 IP·가상자산까지 포괄 … 전수조사 매년 실시'상속세 회피' 가업상속공제 전면 재설계 … 조세지출 원점 재검토예금토큰·국채 토큰화로 국고 관리 … 역외원화결제시스템 도입 추진
  • ▲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부처 업무보고에서 보고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부처 업무보고에서 보고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1400조원이 넘는 국가자산의 운용 방식을 보존·매각 중심에서 투자와 개발을 통한 가치창출형으로 전환한다. 지식재산(IP)과 가상자산까지 관리 범위를 넓히고 국유부동산에서 발생한 수익을 국민과 공유해 국가자산을 새로운 성장 기반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원화를 해외에서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도록 국제화 작업도 본격화한다.

    재정경제부는 1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부처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내용의 하반기 핵심 추진과제를 공개했다. 이번 업무보고에는 전날 발표한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뒷받침할 세부 실행과제와 조세·재정 개혁 방안이 담겼다.

    재경부는 국가가 보유한 자산을 보존하거나 매각하는 데 그쳤던 기존 관리 방식을 가치창출형으로 바꾸는 'K-Asset' 전략을 추진한다. 현재 국유재산 관리의 기본 틀인 국유재산법은 1950년 제정 당시 부동산 중심의 자산 구조를 전제로 설계돼 IP와 가상자산 등 새로운 유형의 자산을 포괄적으로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신유형 자산을 포함한 국가자산 유형별 관리체계를 정비하고 개발사업을 총괄할 수 있도록 '국가자산기본법' 제정도 추진한다. 현재 5년마다 실시하는 국유재산 전수조사는 매년 시행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국가자산 데이터베이스도 구축한다.

    국유재산 개발에는 민간 참여를 확대한다. 신탁개발과 장기대부 등 개발 방식을 다양화하고 국유부동산을 토큰증권(STO) 형태로 유동화해 발생한 운용수익을 국민과 공유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다양한 개발 방식과 참여 주체를 포괄하는 국유재산 개발사업 통합지침은 오는 12월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원화를 외국인이 해외에서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통화로 전환하는 국제화 작업에도 속도를 낸다. 지난 6일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한 데 이어 내년 1월에는 해외 영업시간에도 원화를 조달할 수 있도록 역외원화결제시스템을 도입한다. 원화로 결제하는 경상거래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해외차입 규제를 완화해 원화 수요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야간 원화유동성 공급체계도 구축해 해외 시장에서 필요한 원화를 원활하게 공급하고, 변동성 확대에 대응해 외환건전성 제도와 대외안전판도 함께 정비한다. 구체적인 추진 일정과 제도개선 내용은 이달 중 발표할 원화 국제화 로드맵에 담을 예정이다.

    조세 분야에서는 모든 조세지출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 정책 효과가 낮거나 필요성이 줄어든 감면 제도는 폐지하고 환경 변화를 반영해 제도를 다시 설계하며, 세제지원보다 직접적인 재정지출이 효과적인 사업은 예산사업으로 전환한다.

    상속세 회피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가업상속공제 제도도 전면 재설계한다. 부동산 거래세와 보유세는 국민 의견 수렴을 거쳐 합리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세제 혜택이 급격히 줄어드는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점감구간도 신설한다. 중소기업 특별세액감면과 영상·웹툰 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 혜택을 일정 기간 단계적으로 줄여 기업의 성장 부담을 낮추는 방식이다.

    국내 주식 장기투자를 지원하는 '생산적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도 신설한다. 투자 대상을 국내 투자로 한정하는 대신 일반 ISA보다 비과세 혜택과 납입 한도를 대폭 확대한다. 구체적인 가입 요건과 세제 혜택은 이달 발표할 정기 세법개정안에 담길 예정이다.

    개발금융 지원 방식도 바뀐다. 공적금융기관이 민간자금을 동원해 개발도상국의 대형 민간 프로젝트에 지분투자와 장기대출, 보증 등을 제공하는 'K-개발금융'을 도입한다. 정부가 위험을 분담해 민간자본의 개도국 투자를 유도하는 구조다.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은 AI 솔루션과 데이터센터, 신재생에너지를 묶어 제공하는 'K-AI 패키지'를 개발한다. 기존 인프라 건설 중심의 지원에서 벗어나 개도국의 AI 전환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국고 관리에는 AI와 블록체인을 도입한다. 부정수급을 막기 위해 전기차 충전시설 지원금과 업무추진비 등을 예금토큰으로 집행하는 시범사업을 하반기 시작한다. 2030년까지 전체 국고금의 4분의 1을 예금토큰으로 집행하고 2027년에는 국채 토큰화 시범사업도 추진한다.

    공공기관 개혁도 병행한다. 유사·중복 기관을 통합하고 자회사와 해외지사를 정비하는 한편 공공기관의 AI 활용을 확대한다. 중대재해 발생에 책임이 있는 공공기관장을 해임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올해 3분기 중 마련한다.

    재경부는 이 같은 제도 개편을 통해 잠재성장률 3%, 수출 세계 4강, 1인당 국민소득 5만달러를 목표로 한 '3·4·5 경제대도약'을 뒷받침한다는 방침이다.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국유지 수의계약을 허용하고 국유재산 사용료와 대부료를 감면하는 등 투자 지원도 확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