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적격 인사… 직무 잘 해낼 것" 여야 모두 '긍정'다운계약서·위장전입 지적에… "제 불찰, 송구" 연발'공격' 보다는 정책 질의 위주… 청문회 통과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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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종현 사진기자


    임종룡 금융위원장 내정자가 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위장전입과 다운계약서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긴 했지만, 그 외에는 특별히 쟁점이 된 추가 의혹이 없었기 때문이다. 청문회는 주로 그가 앞으로 금융당국 수장으로서 펼쳐 나갈 정책에 대해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 다운계약서·위장전입 논란에 연거푸 "송구"

    임종룡 내정자는 현재 거주 중인 서울 여의도 광장아파트를 지난 2004년 매입하는 과정에서 다운계약서를 작성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실제 6억7000만원을 줬지만 2억원으로 신고해 2700만원을 탈루했다는 것이다.

    또, 30년 전인 지난 1985년 실제로는 배우자가 소유한 서울 반포동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었으나, 주소지는 외사촌이 소유한 서초동의 한 주택으로 등록돼 있었다는 ‘위장전입’ 의혹을 받았다.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되자 임종룡 내정자는 이를 시인하고 유감을 표명했다. 청문회가 열린 10일에도 수차례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이학영(새정치민주연합·경기 군포) 의원은 "일반적으로 다운계약서를 20% 정도 낮춰 쓰는데 후보자는 70% 가까이 다운시켰다"며 "몰랐다 해도 잘못이고, 알고 그랬다면 범죄"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기식(비례대표) 의원도 "다운계약서를 3분의 2 가격 이하로 신고한 경우는 청문회를 20년 가까이 겪은 이래 처음"이라며 "탈세 규모로 볼 때 적극적 탈세행위"라고 비판했다.

    임종룡 내정자는 "공직 생활하는 동안 부족한 점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철저히 반성하고 더욱 자기관리에 충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위장전입에 대해 "30년전 직장주택조합이 유행이었는데 동료가 주소를 옮기면 가입이 된다고 해서 그랬다"고 시인했다. 다운계약서에 대해서도 "당시 세금 처리를 부동산 중개사에 맡겨 의뢰하는 관행이 있었다"고 설명한 뒤 "제 불찰이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여러 차례 사과했다.

    ◇ 정책 위주 청문회… 적격성 논란 없어

    임종룡 내정자의 도덕성 혹은 적격성 논란은 부동산 문제 외에 특별히 따로 제기되진 않았다.

    다만, 여야 의원들은 그가 금융위원장으로서 펼쳐나갈 정책에 대한 질문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야를 불문하고 가계부채, 서민금융, 외환·하나은행 통합 문제, 핀테크(기술금융), 금융개혁, 금융감독체계 개편, 금융지주회사 제도 등 금융 정책 현안에 대한 질의가 주를 이루었다.

    이운룡 새누리당(비례대표) 의원은 "작년 8월 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이후 대출이 증가했는데 가파르게 증가하면 잠재적 위험이 따른다"며 "대출 총량을 줄일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재영(비례대표) 의원도 "가계부채 비율 증가 속도나 부채의 질에 대해 금융당국이 안이한 시각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은 박근혜정부에서의 '정피아' 사외이사, '서금회'(서강금융인회) 논란을 거론하며 민간금융 인사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확답을 요구했다.

    박병석 새정치민주연합(대전 서구갑) 의원은 "최근 KB금융이 지주사장 제도를 부활하려 했으나 외부의 압력으로 인사가 지연되고 있다"며 "현 정부 금융권 인사는 서금회, 박근혜 대선캠프 출신, 친박인사라는 3가지 공통분모를 지닌다"고 지적했다.

    김기식(비례대표) 의원도 "금융권 인사 관련, 청와대와 정치권의 낙하산 압력을 물리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임종룡 내정자는 "민간금융기관 인사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누차 확인하고 "민간금융회사가 외부 압력 없이 자율적으로 필요한 전문가를 임용해야 한다는 소신을 유지하고 그에 맞게 행동하겠다"고 강조했다.

    ◇ 큰 산 넘은 임종룡, 청문보고서 채택만 남아

    임종룡 내정자는 별 다른 어려움 없이 무난히 청문회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덕성 검증과 관련해 기존 쟁점 외에 추가 의혹이 없었을 뿐 아니라, 여야 모두로부터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박대동 새누리당(울산 북구) 의원은 "(재정경제부에서) 한솥밥을 먹던 시절부터 실력을 검증 받은 분이라 언젠가 금융당국 수장 자리에 내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위원장으로서의 직무를 잘 해내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임종룡 후보자를 높이 평가했다.

    박병석 의원과 김영환(경기 안산상록구을) 의원 등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들도 각각 "전문 지식을 쌓고 실무경험도 있고 후배들로부터 존경받는 분", "모처럼 잘된 인사" 등의 표현을 통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무위는 11일 전체회의를 열고 임종룡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