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사용 많은 고객 혜택 분명하지만... "단말기 지원금 낮아질 수 있어"월정액 낮게 표현됐지만 기존 2년약정할인 반영돼 착시 효과 그칠 수도

  • #직장인 A씨(30)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음성 무제한에 모바일TV가 공짜라는 말에 요금제를 전환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했다. 그는 3개월 전, 휴대폰을 바꾸면서 6개월 동안 같은 요금제를 사용해야 하는 서비스와 함께 월정액 6만9000원짜리 요금제에 가입했다. 매달 데이터가 남아 선물했던 것 빼고는 만족하면서 사용했다. 하지만 새로 출시된 요금제가 '데이터 중심'인데다 '무제한', '공짜', '혜택' 이라는 말이 강조되니 왠지 요금도 싸지면서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정주부 B씨(56)는 550MB에 같은 통신사 이용자끼리는 통화 무제한, 그외에는 80분까지 통화할 수 있는 월정액 3만5000원짜리 요금제를 사용했는데 종종 통화량이 초과될 뿐 문제 없이 사용했다. 그리고 온 가족이 같은 통신사를 사용, 총 합산 년수가 30년이 넘어 매달 가족 할인으로 요금을 할인 받았다. 그는 통화량이 많아 요금제 전환을 고민하고는 있으나 가족할인 폭이 줄어들까 고민이다.

최근 이동통신 3사가 새롭게 선보인 '데이터 중심 요금제'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음성통화 무제한에 기존과는 다른 요금 표현방식이 '좀 더 싼 것 같은' 인식을 주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단통법 시행 이래 얼어붙은 시장이 단말기 보조금이 아닌 요금제로 인해 모처럼 활기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혜택이 늘어나고 싸진 것 같은' 이 요금제는 모두에게 좋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요금제가 '데이터 중심'인 만큼 특정 타겟층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출시된 데이터 중심 요금제의 무제한 또는 공짜라는 수식어 등에 집중하는 것보다 자신의 요금 패턴을 파악, 요금제를 전환하는 것이 나은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기존과 달리 2년 약정해야 받을 수 있던 금액이 적용돼 있어 싸진 것 같은 착시효과를 보여 최종 납부하는 금액을 중심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단, 이번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특정 층을 대상으로 효율적인 이용을 제공하려는 의도이기 때문에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데이터 중심'을 강조하며 음성통화를 무제한 제공한다지만 데이터 이용료가 이전 대비 싸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데이터 사용량을 중심으로 요금이 책정됐을 뿐이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과거 음성통화를 중심으로 요금체계를 정했던 것과 달리 데이터를 중심으로 이를 전화했다는데 의의가 있는 것"이라며 "이는 데이터 소비량보다 음성 통화가 많은 이들에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음성 통화량은 많은 이들이 이번 요금제를 선택, 자신들의 데이터 이용 패턴에 맞게 사용하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위의 사례에 나타난 A씨 처럼 6개월 동안 요금제를 변경하지 않는 조건으로 단말기 지원금 혜택을 받았다면 해당 기간이 지난 후에 변경해야 한다. 프리미엄 패스(SK텔레콤), 심플 코스(KT), 식스 플랜(LG유플러스)가 이에 해당된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A씨는 최종 납부금과 부가적인 혜택을 고려, 요금제를 변경해도 무리 없다. 

  • ▲ ⓒSKT
    ▲ ⓒSKT

  • B씨의 경우에는 데이터 사용량이 적고, 매달 통화량이 초과돼 최저 요금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선택하는 것이 좋을 수 있으나 '가족 할인' 때문에 전환을 보류하기로 했다. 

    SK텔레콤에서 'T끼리 온가족 할인'을 받는 B씨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바꿀 경우 할인율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 가입자에도 T끼리 온가족 할인은 적용되지만 할인율이 일반 약정 요금제에 비해 낮아지기 때문이다.

    SK텔레콤에 따르면 데이터 중심 요금제 가입자의 경우 가족합산년수가 20년 미만일 경우 할인 제공이 없고 합산년수가 20년 이상, 30년 이상일 경우 각각 10%, 30%을 할인해 준다.

    반면 기존 정액 요금제 가입자의 경우 합산년수가 10년 미만일 경우 10%, 20년 미만 20%를 할인해 주며 30년 미만일 경우에는 30%까지 할인해준다. 합산년수가 30년 이상이면 50%까지 할인 받을 수 있다.

    이처럼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가족 할인을 받는 경우에는 할인 금액이 크게 낮아져 최종 납부 금액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이에 따라 통신 요금을 관할하는 미래창조과학부 역시 이번 요금제 출시에 있어 데이터 사용량이 적고 음성통화가 많은 이들인 영업사원, 대리기사, 주부 등 300만여 명 정도에 혜택이 있다고 밝혔다.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이들에게는 이번 요금제가 혜택이 아닌 '그저 비슷한' 수준이 될 수 있는 셈이다. 

    그리고 일부 통신사에서는 요금제를 변경, 월 납부 금액이 낮아지면 단말기 지원금을 소폭 낮추기 때문에 꼼꼼하게 살펴보고 결정해야 한다. 이번 요금제가 2년 약정했을 때 받는 약정할인 금액을, 약정 없이도 적용해 주고 있는데다 요금제 체계가 변경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겉으로는 '싸게' 보일 수 있으나 매달 최종 납부하게 되는 금액을 따져보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통사 관계자는 "과거 음성을 중심으로 했던 이동전화 이용 패턴과 달리 갈 수록 데이터를 중심으로 소비가 늘어나는 패턴을 반영한 것"이라며 "요금제 선택의 폭이 늘어난 만큼 최종 납부 금액을 따져 효과적으로 이용하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