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사태 봉합 후 조직안정화 직접 이끌어

KB 윤종규號 1년… 내실 바탕 '리딩뱅크 탈환' 시동

남은 임기, 대우증권 인수로 종합금융사 도약 여부 '관건'

채진솔 기자 프로필보기 || 최종편집 2015.11.20 14:3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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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만 잘 잡으면 된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1년 전 KB금융그룹의 새로운 수장으로 올라서면서 덩샤오핑의 '흑묘백묘(黑猫白猫)'론을 강조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뜻으로 최고경영자 윤종규가 아닌 KB금융이 성과를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그는 가시적인 성과만 있다면 윤종규의 색깔은 전혀 중요치 않다고 언급했다. 

윤 회장이 KB금융그룹 회장으로 취임한지 1년이 지난 지금, KB금융은 그야말로 환골탈태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지난해 지주와 은행 간 갈등으로 벌어진 'KB금융사태'는 고객 신뢰를 잃고 직원들을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곤경에 빠진 KB금융을 되살리기 위한 구원투수로 윤종규 회장이 선임됐고, 조직 안정화와 역량 강화를 위해 힘썼다. 

올해 KB금융은 KB손해보험을 성공적으로 인수하고, 인터넷 전문은행 인가와 대우증권 인수 등 굵직굵직한 사업들에 공격적으로 참여해 종합금융그룹으로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가시적인 성과 달성을 통해 윤종규 회장은 자신의 공적은 뒤로 숨기고, KB금융을 앞세우는 자세를 초지일관 유지하고 있다.

◇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기습 방문'…직원 사기 높여 조직 안정화에 큰 기여'
지난 3월 24일 안심전환대출이 처음 출시되던 날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을 찾았다. 출시 첫 날이라 이른 아침부터 고객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는 현장을 직접 방문한 윤 회장은 고객들과 인사하고 창구 직원들을 만나 진행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고객들이 불편을 겪거나 상담에 애로사항이 있는지 확인하고 안심전환대출 판매를 독려했다.

안심전환대출을 출시하면서 현장을 찾은 은행장은 윤종규 회장이 유일했다. 본점에 머문 시간은 20분 남짓한 짧은 시간으로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KB금융 회장이 서민들을 위한 상품 출시에 관심을 보이고 현장에서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모습을 통해 KB금융에 대한 금융소비자의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윤종규 회장의 현장 기습 방문은 이미 KB금융 그룹내에서 유명하다. 업무를 본 뒤 근처에 KB금융 계열사 지점이 보이면 무조건 방문해 짧은 시간이라도 직원들과 소통하는 것. 취임 초 지점을 예고없이 방문해 직원들이 놀라기도 했지만, 최고경영자로부터 현장에서 격려를 받으면서 애사심도 커지고 직원들의 사기를 높인 것으로 전해진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KB금융사태로 직원들이 가장 크게 상처를 받았다. KB금융인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일해왔는데 경영진의 내홍으로 KB금융의 신뢰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종규 회장이 취임 초부터 지금까지 직원들을 하나 하나 챙기면서 직원들도 안정을 찾았고 예전의 KB로 돌아가기 위해 다같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KB손해보험 출범식에 참석해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 뉴데일리DB



◇KB손해보험 출범부터 대우증권 인수전 참여까지…리딩뱅크 탈환 박차
올해 KB금융은 시중은행 중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저금리 기조 속에서 최대한 몸을 웅크리고 방어태세를 갖춘 경쟁사들과 달리 KB금융은 새로운 사업과 대형 인수전 참여에 적극 나선 것.

KB금융의 공격적인 행보는 윤종규 회장이 취임 초부터 내세웠던 '영업력 강화'에서 비롯됐다. KB손해보험 출범을 통해 은행-보험-증권까지 모든 금융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할 수 있는 KB금융의 독자적인 상품 라인업을 구축했다.

KB손보 출범을 위한 윤종규 회장의 리더십은 시장에서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승인부터 매매대금 조정 합의, 미 연방준비은행(FRB) 승인까지 절차가 다소 복잡했지만 윤 회장은 실무진에게 '핵심'에만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실리를 챙기는 것을 가장 우선시했고 협상 세부 내용을 매일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내부적으로 철저히 준비하되 구자원 LIG회장과 직접 회동을 통해 매매대금 조정 합의를 이끌어내는 등 공격적인 모습도 보였다. 그 결과 LIG미국법인의 손실을 반영한 합리적인 가격으로 LIG손해보험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다.

업계 1위인 대우증권 인수에 강한 의지를 나타내면서 종합금융그룹사로서의 역할을 다 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대우증권 인수 적임자로 KB금융이 가장 유력하다는 시선 아래, 466조원에 달하는 KB금융그룹 자산을 기반으로 인수전에 참여했다. 

만약 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할 경우 KB금융지주의 포트폴리오에서 비은행부문을 강화할 수 있게 돼고, 은행과 균형을 맞추고 보험과 증권을 전부 아우르는 탄탄한 종합금융그룹사로 재도약할 수 있게 되는 것. 인수전 참여 전부터 윤종규 회장이 금융권 고위관계자에게 대우증권 인수 의사를 적극 밝히는 등 강한 자신감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윤종규 회장은 KB국민은행 창립 14주년 기념사를 통해, 리딩뱅크 탈환은 1~2년의 단거리 승부가 아니며 꾸준한 체질개선을 통해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1년 동안 윤종규 회장은 KB금융 도약을 위해 묵묵히 노력하는 행보를 보였다. 앞으로 남은 임기동안 효율성과 수익성 극대화, 경영승계 확립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있지만 금융권은 윤종규 호 KB금융에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윤종규 회장이 올해 1년 조직 안정화를 위해 노력했다면 앞으로는 KB금융그룹을 한 단계 도약시켜 수익성을 창출하고 업계 1위로 다시 올라서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개인에 대한 평가보다 KB금융을 중시하는 최고경영자(CEO)인 만큼 남은 임기에도 리더십을 통해 KB금융을 지금보다 높은 위치에 올려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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