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피크제 도입 과정에서 직원 28.6%만 동의 노조 "취업규칙을 조합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할 경우, 조합의 동의를 얻어야" 서울지방노동위원회 "단체협약 기준에 위반하는 취업규칙은 모두 무효… 노사 양측은 교섭에 임해야"
  • 서울대병원이 임금피크제 시행을 위해 이사회 의결로 취업규칙을 변경한 데 대해 병원과 노조 간 마찰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지난 10월 서울대병원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집단 동의 없이 이사회를 열고 직원의 28.6%만 동의해 부결됐음에도 불구, 가결을 강행했다. 이에 노조 측은 근로기준법 94조 위반이라고 전했다.

     

    현행 근로기준법 94조에 따르면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은 근로자 과반의 집단동의를 얻어야 하며,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또 노조 측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과 관련한 단체협약 제31조에 따라 서울대병원은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해 조합의 의견을 들어야 하며 다만, 취업규칙을 조합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할 경우에는 조합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조는 "단체교섭권은 노동3권 중의 하나로, 헌법에 보장돼 있는 노동조합의 고유권한이다. 국립대병원은 조합원의 임금은 매년 단체교섭을 통해 결정하도록 단체협약에 명시돼 있으므로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 도입은 당연히 교섭대상이다"며 "교섭을 통해 결정하지 않고 이사회를 통해 임금피크제를 일방적으로 도입한 것은 헌법과 단체협약에 명시한 교섭권을 박탈한 것이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지난 11월 5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접수하고 병원 측과 16일과 18일, 1차 조정회의와 현장조정을 거쳤다. 이에 지난 20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 특별조정위원회가 서울대병원 측에 '관계 법령에 따라 조합원에게는 단체협약이 우선 적용되며 취업규칙은 무효'라는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병원 측이 이를 따를지 미지수라는것이 노조 측의 입장이다. 앞선 조정회의를 통해 협상을 이끌어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조정위원회는 근로기준법 제96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 등 노동관계법령에 의거 노사 양측에 지난 10월 29일 이사회 의결에 따른 취업규칙 변경안에 대해 성실히 교섭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노조에게는 조정취하를 권유했다.

     

    이번 조정권에 조정위원회는 서울대병원 이사회에서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안을 의결했더라도 관계 법령에 따라 조합원에게는 단체협약이 우선 적용되며 단체협약 기준에 위반하는 취업규칙은 모두 무효이며, 임금피크제 도입이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현저하게 변경하는 내용이므로 교섭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현재 권고안에 대해 병원 내에서 어떻게 할지 논의 중에 있다"며 "노조 측에서 대화를 안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사회 결정 전에 노조 측에 같이 해결하자는 제안을 지속적으로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노조 측이 대화에 나서지 않았다. 이후 투표를 통해 임금피크제가 가결된 것이며 28.6%는 전체 직원 중 임금피크제에 찬성하는 인원이며, 병원이 임금피크제 찬반 투표를 실시했을 당시 50%가 넘는 직원이 이에 찬성했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대병원은 지난 5월에도 취업규칙 불법 변경으로 인한 노조와의 마찰로 인해 노조는 파업을 강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