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승희式 '무범죄·무분규·무재난' 3無 경영 '흔들'
  • 부정부패와 직원 일탈이 끊이지 않았던 강원랜드는 검사 출신인 함승희 사장 취임 이후 사뭇 달라졌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비전문-낙하산'이라는 꼬리표에도 불구하고 함 사장의 대표적 개혁성과로 꼽히는 게 바로 이 부문이다. 

    일찌감치 '무범죄·무분규·무재난' 등 3無경영를 내세운 함 사장은 철저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조직기강

  • ▲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 ⓒ뉴시스
    ▲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 ⓒ뉴시스

    을 다잡았다. 성과는 이미지 개선으로 이어져 더이상 복마전이라는 오명을 듣지 않을 정도까지 됐다.

    하지만 불과 1년 반만에 곳곳에서 균열음이 들려 아쉬움을 사고 있다.

    검찰을 방불케 하는 강원랜드 감사실의 과함이 문제였다.

    가뜩이나 위압적이던 감사실은 함 사장 취임 이후 날개를 단 듯 거침이 없었다. 성역 불문까지는 좋았지만 지나친 오지랖이 화를 부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강원랜드 직원은 "감사실이 조사대상직원의 계좌거래내역은 물론 통화내역과 주변 지인 관계까지 전방위로 들추다보니 마치 검찰을 연상케 하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 2월 강원랜드 딜러로 일하던 A씨는 필리핀으로 휴가를 떠나면서 현지 카지노를 방문하겠다고 보고를 했다. 수차례 해외 도박 관련 잡음이 일자 강원랜드는 직원들에게 카지노 방문시 사전 보고를 의무화 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A씨가 귀국하면서 발생했다. 강원랜드 감사실에서는 제보를 토대로  A씨가 필리핀에서 도박을 일삼았다며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강원랜드 홍보실 관계자는 "딜러 A씨가 필리핀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다 가진 돈을 모두 탕진해 귀국이 늦어져 조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조사과정에서 심한 압박을 느낀 A씨는 결국 사직했지만 일부 조사내용이 외부에 전해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동료 직원은  "A씨가 귀국하자마자 (동료에게) 감사실에서 표적수사하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고 "자신의 일로 주변 사람들까지 감사를 받는 지경에 이르자 무척 괴로워했다" 전했다.

    특히 여권을 담보로 도박을 했다는 주장에는 분개했었다고 증언했다.

    당시 강원랜드 주변에서는 회사발 전언으로 "A씨가 여권까지 사채업자에 압류 당해 귀국하지 못한다"는 설이 파다했다.

    노조 관계자는 "여권까지 압류 당했다면 아예 국내로 돌아 올 수 없었을 것"이라며 "A씨가 자진퇴사를 택했지만 강압에 못이겨 나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일부 주장처럼 강압적인 조사나 압박은 없었다"며 "A씨의 퇴사 원인도 해외도박이 아니고 7일 이상 무단결근에 따른  직권면직이었다"고 항변하고 있다.

    강원랜드 감사형태에 대해 법무법인 세한의 최재근 변호사는 "회사가 개인이 사생활관련 부분까지 조사하는 건 헌법에 보장한 개인이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로 인권침해의 요소가 많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