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국내 주택실적에 해외원가율 감소 전망"보수적 회계감사 여파도 크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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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분기 창사 이래 처음으로 감사법인으로부터 '의견거절' 판단을 받은 대우건설의 4분기 실적개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국내 주택부문 실적이 업계 최고 수준인데다 해외 저마진 사업장 준공으로 원가율 개선까지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4분기 예고된 감사 또한 그 여파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주요 증권사들이 예상한 대우건설 4분기 실적은 매출 2조9273억원과 영업이익 84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2조5990억원)은 11.2%, 영업이익(610억원) 28.0%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 이처럼 긍정적인 예상치를 발표한 것은 2013년 이후 실적개선에 큰 공을 세워온 국내 주택사업부문에서의 견조한 실적 때문이다. 지난해 대우건설은 업계 최대 규모인 3만42가구를 공급했으며 현재 평균 계약률이 90% 초반대로 안정적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3분기 말 기준 해외인프라사업(-1997억원)과 플랜트부문(-1129억원)에서 발생한 영업손실을 주택부문(3996억원)을 중심으로 손실을 줄여 영업이익 2662억원을 기록할 수 있었다.

    아울러 동남아시아 등의 주요 저마진현장 사업진행에 따른 점진적 원가율 개선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청구공사금액이 높은 사우디아라비아 자잔 프로젝트는 원가율 상승 가능성이 높지만, 3분기까지 총 10개의 저마진 프로젝트 중 8건이 준공 승인을 받았으며 남은 싱가포르 프로젝트도 이달 중 준공 예정인 만큼 해외 원가율 상승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긍정적인 요인은 또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말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 현장에서 공사비 총 3871억원을 수령했다. 이 현장은 지난해 들어 본격적인 공사가 진행되면서 매출이 급증했지만, 계약상 청구시점이 되지 않아 3분기까지 2905억원의 미청구공사금액이 있던 곳이다. 대규모 미수금을 받으면서 손실 우려가 크게 줄어든 셈이다.

    때문에 4분기 실적의 최대 변수로 꼽히는 보수적인 회계감사에도 불구하고 실적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앞서 대우건설의 감사지정법인인 딜로이트안진은 지난해 3분기에 대우건설 회계감사를 진행한 결과 분기보고서에서 '의견거절'을 표명했다. 딜로이트안진은 당시 "대우건설의 3분기 재무제표를 검토했는데, 준공예정원가를 추정하는 내부통제 시스템이 원활히 돌아간다는 증거를 얻지 못했다"고 의견거절 이유를 설명했다.

    감사법인의 이례적 의견거절로 대우건설은 대외신뢰도에 영향을 받아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대우건설은 회계감사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말부터 딜로이트안진과 국내외 주요현장 회계감사를 진행했다. 평소 2~3개 현장에서만 해외실사를 진행했지만, 지난해 말에는 40여개 현장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까다로워진 회계감사로 추가적인 비용 상승이 있을 수 있겠지만, 시장에 충격을 줄 만한 수준은 아닐 것"이라며 "이미 2010년과 2014년 조 단위의 손실을 반영했고,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 건축 현장의 손실도 2016년 회기 중 인식하고 있으며 추가로 악재가 나올 대형현장도 없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KDB산업은행이 추진 중인 대우건설의 매각은 답보 상태다. 매입 당시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주가도 문제지만, 감사의견 거절로 사업보고서 발표 이후인 4월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산은은 이달 초 비금융 자회사와 사모펀드로 보유 중인 회사 등의 지분을 연내 매각할 것이라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산은은 KDB밸류 제6호 사모펀드를 통해 대우건설 지분 50.75%를 보유하고 있다. 산은이 대우건설의 지분 매입과 유상증자 등에 투입한 자금은 모두 3조2000억원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