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정제·판매서 석유화학 영역 확대…안정적 수익 기반 마련롯데케미칼 합작 현대케미칼 가동 기반 수입대체 효과 '1조'
  • ▲ 현대케미칼 MX공장 전경ⓒ현대오일뱅크
    ▲ 현대케미칼 MX공장 전경ⓒ현대오일뱅크


현대오일뱅크가 석유제품을 생산·판매하는 본업에서 눈을 돌려 석유화학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본업에 비해 수익성이 높고 외부변수 영향이 적은 만큼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도모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통해 지난해 1조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등 사업다각화 전략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09년 현대코스모를 설립, 본격적인 PX(파라자일렌) 사업에 진출한 이후 지난해에는 원료인 MX(혼합자일렌) 생산에도 나서며 석유화학 아로마틱 사업의 밸류 체인을 완성했다.

현대코스모는 현대오일뱅크와 일본 정유사인 코스모오일이 50대 50의 지분을 갖고 만든 합작사로 PX 118만t과 벤젠 25만t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에는 현대케미칼이 본격 가동하며 그동안 수입에 의존해 오던 MX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현대오일뱅크는 원유에서 MX, BTX(벤젠, 톨루엔, 파라자일렌)까지 이어지는 아로마틱 사업의 밸류체인을 공고히 구축했다.

현대케미칼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이뤄진 정유회사와 석유화학회사 간 합작사로 2014년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6대 4로 출자해 설립됐다.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내 26만 제곱미터 부지에 들어선 현대케미칼 MX공장은 하루 13만 배럴의 콘덴세이트를 정제해 MX와 경질납사 각각 연간 120만t과 100만t, 경유, 항공유 등 석유제품 하루 약 5만 배럴을 생산하고 있다.

MX공장 건설은 현대오일뱅크가 1996년 하루 20만 배럴 규모의 원유정제시설을 준공한 이래 최대 규모의 증설이기도 하다. 

현대오일뱅크의 원유정제능력은 종전 하루 39만 배럴에서 52만 배럴로 늘어나 규모 면에서 경쟁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단일 정유공장 기준 세계 순위도 22위에서 11위로 수직 상승했다.

이와 함께 현대케미칼이 생산하는 석유제품은 경유와 항공유 등 고부가가치 경질제품으로 정유사업 경쟁력도 한층 강화됐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MX와 경질납사의 국내 생산을 통해 연간 1조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둘 것"이라며 "경유와 항공유 등 석유제품은 전량 수출할 계획이며 연간 1조5000억원 가량의 수출증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53% 증가한 9657억원을 기록,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