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완승으로 끝난 번역 대결은 공정성 논란
  • ▲ 세종대학교가 '인간 vs AI 스타크래프트 대결' 행사를 개최한다. 다만 올해 3월 예고한 경기는 완성도 등을 위해 9월 말 개최하기로 했다. ⓒ뉴시스
    ▲ 세종대학교가 '인간 vs AI 스타크래프트 대결' 행사를 개최한다. 다만 올해 3월 예고한 경기는 완성도 등을 위해 9월 말 개최하기로 했다. ⓒ뉴시스


    인간과 인공지능(AI) 간 스타크래프트 대결을 예고했던 세종대학교가 일정을 취소했다.

    애초 예고했던 행사 일정에 맞춰 경기를 진행하기에 준비 부족을 우려, 시일 조정으로 완성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16일 세종대에 따르면 이달 30일 개최 예정이었던 '인간 vs AI 스타크래프트 대회'를 올해 9월 말께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지난달 21일 세종대는 국제통역번역협회와 함께 '인간 대 AI 번역대결'을 진행한 뒤 다음 경기 종목으로 스타크래프트를 예고했었다.

    당시 대결에서는 전문 번역사 4명과  구글 등 IT기업 3곳의 AI 번역 프로그램이 문학, 비문학지문 한영·영한번역을 놓고 승부를 겨뤘다.

    세종대는 한국 최초로 인간과 AI의 대결이라는 점을 강조했고, 정확도·언어 표현력·논리 등을 평가해 전문 번역가는 49점(60점 만점)을 기록한 반면 AI는 15~28점을 받았다며 인간의 압승을 자축하면서 스타크래프트를 추후 대결 대상으로 꼽았다.

    하지만 번역 대결 자체가 공정하지 못한 행사였다고 몇몇 언론을 지적했다. 전문 번역가는 50분, AI는 10분의 제한시간을 부여한 상황에서 인간 번역가만 인터넷 검색이 가능했고, 명확한 심사 기준도 없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지적에 세종대는 인간 대 AI의 스타크래프트 대결은 연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3월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구글 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벌인 대결에서, 알파고는 총 5차례 대국에서 이세돌 9단을 4대 1로 누르고 승리를 챙겼다.

    이에 AI에 대한 관심을 높아졌고 다음 대결 대상은 스타크래프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인간과 AI 프로그램이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RTS) 게임인 스타크래프트를 놓고 경기를 가질지 여부에 관심이 몰렸는데 세종대가 먼저 나선 것이다.

    다만 번역대회에서 여러 지적을 받은 세종대는 애초 3월 행사를 취소, 보다 세밀한 준비로 올해 하반기 대결을 다시 예고했다.

    세종대 관계자는 "인간과 AI의 스타크래프트 대회를 올해 9월말 진행하기로 했다. 철저한 준비로 완성도를 높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년 8월 세종대 공대는 스타크래프트 AI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세종대에서 개발한 AI '젤나가'가 이번 대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다.

    행사 취소에 따른 일정 변경으로 대결에 나설 AI는 세종대 측이 주최하는 대회를 통해 참가팀을 선정, 인간의 경우 세종사이버대 출신 프로게이머를 염두에 두고 있다.

    세종대 측은 "올해 9월께 스타크래프트 AI 대회에서 좋은 결과가 나온 팀을 뽑아 대결할 것"이라며 "선수의 경우 현재 찾아보고 있는데, 세종사이버대 출신 선수로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