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SORi’ 장문 음성인식률 98%향후 고객상담, 상품추천 등 활용 다양
  • 가까운 미래, 한 주부는 주방에서 요리를 하던 중 남편의 전화를 받았다. 급하게 돈이 필요한 데 자신의 잔고가 부족하다는 내용이었다. 요리를 하던 손을 멈출 수 없었던 아내는 우리은행 어플리케이션을 열고 “위비, 남편에게 30만원 이체 부탁해”라고 말했다. 곧 휴대폰으로 ‘남편에게 30만원 이체 완료’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이 같은 내용은 먼 미래가 아닌 현재 우리 금융환경 이야기다.

    우리은행이 국내 금융권 최초로 음성인식 AI뱅킹 ‘소리(SORi)를 출시함으로써 가능한 상황이다.

    ◆우리은행 SORi 장문 음성 인식률 98%

  • ▲ 우리은행 SORi 메인화면.ⓒ우리은행
    ▲ 우리은행 SORi 메인화면.ⓒ우리은행

    지난 28일 출시한 우리은행의 SORi는 장문의 음성도 인식이 가능하다. 오차 범위를 2%까지 줄여 완성도를 높인 것이다.

    이 같은 완성도는 음성 인식 기술이 뛰어난 ‘네이버 클로바 플랫폼’과 함께 기술을 공유하면서 가능해졌다.

    우리은행 스마트금융부 정재욱 부부장은 “장문의 음성 명령어가 가능한 이유는 인공지능시스템이 고객이 말하는 문장에서 주어, 동사, 목적어를 나눠 이와 유사한 단어를 찾아내기 때문에 장문의 음성 인식률이 98%에 달한다”라며 “소리는 금융거래뿐 아니라 개인별 맞춤공지, 상품 및 서비스 안내도 가능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도 금융거래와 외국어를 인공지능시스템에 학습시켜 모든 연령뿐만 아니라 외국인도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단, 단문의 경우 인공지능이 인식하는 경우의 수가 많기 때문에 오차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은행이 개발한 ‘소리’는 고객에게 다시 한번 확인 의사를 묻도록 설계됐다. 자칫 계좌이체 오류로 인한 고객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또 계좌조회, 송금, 환전, 공과금 등 단어를 사전에 입력해 고객들이 주로 사용하는 메뉴를 우선 실행하도록 시스템화했다.

    ◆인공지능시스템, 고객상담부터 상품 추천까지


    우리은행의 음성인식 인공지능시스템은 국내 금융 산업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예정이다.

    이미 통신사들은 음성인식 단말기를 통해 리모콘 없이도 TV를 틀거나 채널을 돌릴 수 있도록 4차 산업에 앞다퉈 뛰어 들었다.

    여기에 음성을 통한 금융거래를 접목할 경우 고객은 집에서 PC, 핸드폰을 통해 은행 업무를 보는 것에서 벗어나 음성만으로 계좌이체, 잔고확인 등 간단한 금융서비스를 즐길 수 있게 된다.

    또 상품 가입을 원할 때도 음성 대화만으로 상담부터 가입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할 수 있다.

    음성인식시스템이 사물인터넷(IoT)과 만나면서 운전을 하면서도, 집안 일을 보면서도 언제 어디서나 금융거래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에 우리은행은 KT(기가지니), SKT(누구) 등 사물인터넷를 접목할 파트너를 물색 중이다.

    경쟁은행 역시 음성인식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농협은행이 카카오톡 기반의 금융상담 서비스인 ‘금융봇’을 선보였고 신한은행도 작년 11월부터 상담 챗봇 개발을 위한 기술검증사업을 실시 중이다.

    국민은행은 올해 8월 오픈을 목표로 챗봇 시스템을 구축 중이며 기업은행은 협업업체를 선정해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글로벌 금융회사도 AI 개발에 몰두

    글로벌 금융회사들도 인공지능을 활용한 금융서비스 개발이 한창이다.

    이미 일반적인 사례가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자산운용이 대표적이다.

    미국의 로보어드바이저 자산운용 규모는 현재 약 200억 달러이며 낮은 수수료와 적은 가입 비용으로 인해 젊은 세대들의 가입률이 높다.

    이에 미국의 독립 로보어드바이저 업체인 웰스프론트, 베터먼트는 각각 30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운용 중이에 있으며 찰스 유왑, 뱅가드 등도 로보어드바이저를 도입해 금융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미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가상 비서서비스인 ‘에리카(Erica)’를 내년 말 출시할 계획이다.

    고객들은 가상 비서인 에리카와 대화를 통해 결제, 잔액 확인, 부채 상환 등 금융거래를 손쉽게 처리할 뿐 아니라 개인화된 금융 조언을 제공받을 수 있다.

    특히 에리카는 고객 질문에 대한 응답 외에도 선제적으로 신용등급을 높이는 법, 대출 이자 최소화 방법 등 금융조언을 제안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일본 미즈호 은행과 미쓰비시도쿄 은행도 언어와 감정 인식능력을 갖춘 로봇을 고객응대에 활용 중이다.

    금융보고서 작성에도 AI를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내러티브사이언스(Narrative Science), 오토메이티드 인사이트(Automated Insights) 등은 데이터분석을 기반으로 한 보고서 발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 ⓒ하나금융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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