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은행, 사외이사 교통비 시간당 계산… 출석률도 뻥튀기
  • ▲ Sh수협은행.ⓒ연합뉴스
    ▲ Sh수협은행.ⓒ연합뉴스

    수협은행 은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가 두 달 가까이 공전하는 사이 위원인 사외이사들의 용돈 호주머니만 불룩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설상가상 수협은행은 정부 추천 사외이사의 회의 출석률을 뻥튀기하고, 거마비(교통비)를 참석 횟수가 아닌 시간 기준으로 계산하는 등 깨알 같은 선심 공세를 폈던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Sh수협은행에 따르면 행추위가 지난 27일 회의를 열어 은행장 후보 선출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행추위는 다음 달 회의를 다시 열기로 했지만, 날짜를 정하지는 않았다.

    행추위는 지난달 9일 첫 회의를 연 후로 50일 넘게 공전을 거듭하는 중이다.

    수협은행 내규에는 행추위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은행장 후보를 뽑게 돼 있다. 행추위 위원 5명 중 4명 이상의 지지가 있어야 하는 구조다.

    행추위는 송재정 전 한국은행 감사, 임광희 전 해양수산부 국장, 연태훈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 정부 측 추천 위원 3명과 박영일 전 수협중앙회 지도경제사업 대표, 최판호 전 신한은행 지점장 등 수협 추천 위원 2명 등 총 5명으로 구성됐다.

    박 전 대표를 제외한 4명은 모두 수협은행 사외이사다. 사외이사는 기획재정부·해수부·금융위원회·수협이 각각 추천한다. 임기는 2년이다.

    이들은 신경(신용·경제사업) 분리로 수협은행이 독립하며 새로 선임됐다.

    이들 사외이사에게는 내규에 따라 특별한 일이 없어도 월 200만원의 기본보수를 준다. 이사회 활동에 따라 거마비 조로 1회당 30만원의 회의수당도 지급한다.

    지난해 3회, 올해 5회 이사회가 열린 만큼 회의수당으로만 960만원이 지급된 셈이다.

    행추위도 사외이사가 참석하므로 별도의 거마비가 지급된다고 보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김민홍 수협은행 미래창조실장은 이와 관련해 "내부적인 사안이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사외이사가 행추위에서 추천 기관의 입장만을 대변하느라 두 달 가까이 헛심을 쓰는 와중에도 호주머니로는 꼬박꼬박 거마비를 챙겼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이른바 시간당 30만원의 황제 아르바이트 논란이다.

    수협은행은 한술 더 떠 사외이사에 대한 보수를 엉터리로 공시해 눈총을 사고 있다.

    수협은행이 전국은행연합회에 공시한 지난해 지배구조·보수체계 연차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12월 한 달간 사외이사에게 지급된 보수는 총 1280만원이다.

    이상한 점은 회의수당을 참석 횟수가 아닌 시간으로 계산한 정황이 보인다는 점이다.

    수협은행은 해당 보고서의 수당 산출내용에서 회의수당을 참석 횟수에 따라 계산했다고 밝히고 있다.

    연 사외이사의 경우 지난해 가져간 총보수는 260만원이다. 이 중 회의수당은 60만이다.

    수협은행은 연 사외이사가 이사회 등에 총 2회 참석했다고 밝혔다. 출석률은 50%다. 회의수당이 1회당 30만원이므로 회의수당 60만원 산출에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연 사외이사는 지난해 총 3회 열린 이사회에 출장을 이유로 1회만 참석했다. 수협은행이 밝힌 출석률과 다르다.

    다만 보고서에는 송 사외이사의 활동시간이 2시간이라고 돼 있다. 수협은행이 회의수당을 이사회 참석 횟수가 아니라 활동시간으로 뻥튀기 계산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김 실장은 "이사회가 열리고 리스크관리위원회 등 이사회 내 소위원회가 열렸을 수 있다"며 "(활동 내용이 다르니) 참석횟수를 따로 계산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사회에는 1회 참석했으나 따로 열린 소위원회에도 참석했으니 출석률과 수당계산에 문제 될 게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출석률 100%인 송 사외이사 사례와 비교하면 수협은행의 설명은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

    송 사외이사는 지난해 총보수 350만원을 받았다. 회의수당은 전체의 42.8%에 해당하는 150만원이었다.

    수협은행이 산출내용에서 밝힌 송 사외이사의 이사회 등 참석횟수는 총 5회다. 이는 공교롭게도 송 사외이사의 활동시간 실적과 같다.

    문제는 수협은행 설명대로 소위원회 참석횟수를 따로 계산해도 송 사외이사의 지난해 회의 참석횟수가 총 4회뿐이라는 점이다. 송 사외이사는 이사회 3회와 리스크관리위원회 1회에 각각 참석했다.

    수협은행이 사외이사에게 주는 회의수당을 시간당으로 계산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회사원 이상훈씨는 "소위원회는 이사회가 열린 날 필요에 따라 같은 장소에서 열렸을 텐데 굳이 출석횟수를 따로 구분하는 것은 교통비를 더 쥐여줘 잘 보이기 위한 꼼수로 보인다"며 "(사외이사는) 활동시간을 모두 더해도 5시간 미만이니 시간당 30만원의 고액 아르바이트를 뛴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수협은행 한 관계자는 "사외이사에 대한 보수체계는 다른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제일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