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선임행정관, 삼성물산 사장, 마사회 본부장 증인신문"정유라 단독지원 등 주요 쟁점 확인…사실상 맹탕 우려도"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32차 공판이 23일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510호 소법정에서 열린다.

    이날 공판에는 노홍인 전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안계명 마사회 남부권역본부장, 김신 삼성물산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이들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삼성의 정유라 승마지원 등과 연관돼 있다. 따라서 특검과 변호인단은 관련 혐의를 놓고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해당 혐의와 관련된 핵심 인물들에 대한 증인신문이 수 차례 이어진 만큼 주요 쟁점사항을 중심으로 한 가벼운 신문이 이뤄질 전망이다.

    오전 공판에 나오는 노 전 행정관은 지난 28차 공판에 출석한 김기남 전 보건복지비서관실 행정관의 직속상관이다. 그는 물산 합병과 관련해 국민연금공단의 동향 파악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행정관은 "노 전 행정관이 '물산 합병건을 왜 챙겨보지 않느냐'는 최원영 전 고용복지수석의 질책을 받고 복지부로부터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도록 지시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최 전 수석 역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문제를 챙겨봐달라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말에 따라 노 전 행정관에게 같은 사항을 지시했다"며 해당 사실을 일부 인정했다. 

    국민연금이 합병을 찬성하는 과정에 청와대의 개입이 있었다고 주장하는 특검은 노 전 행정관을 상대로 '삼성→청와대→복지부→국민연금공단'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확인할 계획이다.

    변호인단은 현재까지 출석한 증인들 모두 '삼성합병 과정에서 청와대와 삼성의 개입이 없었다'고 증언한 만큼 이같은 사실을 재차 강조할 전략이다.

    오후 공판에는 안계명 마사회 본부장과 김신 삼성물산 사장이 증인석에 앉는다. 안 본부장은 2015년 10월 승마 유망주 훈련을 맡아 독일로 파견됐다가 정유라 단독지원에 불만을 품고 귀국한 박재홍 전 승마국가대표 감독의 직속 상관이다.

    박 전 감독은 독일로 파견되는 과정을 설명하면서 "당시 마사회 승마진흥원장인 안 본부장이 서면 승인이 지체되고 있으니 일단 휴가를 내고 출국할 것을 권유했다"고 증언했다. 반면 안 본부장은 특검 조사에서 '박 전 감독이 보고도 없이 몰래 출국했다'며 박 전 감독의 진술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마사회가 처음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승마지원 중장기 로드맵에 대해서도 작성 경위와 배경, 작성자 등에 대해 일절 모른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특검과 변호인단은 안 본부장을 상대로 ▲박 전 감독의 독일 파견 과정과 현지 상황 ▲승마계 내부의 최순실 영향력 ▲중장기 로드맵 관련 사항 ▲청와대와 삼성의 승마지원 개입 여부 등에 대해 집중 확인할 계획이다.

    세 번째 증인으로 출석하는 김신 사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무리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주주들을 찾아가 찬성을 요청한 인물이다.

    지난 16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윤석근 일성신약 대표는 김 사장과의 만남에 대해 "김 사장이 '국민연금공단도 다 됐다. 합병 비율은 문제가 없고 시너지 효과도 있다'며 찬성해달라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진술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따라서 양측은 김 사장을 상대로 물산 합병과 관련된 삼성 내부의 움직임과 주주들을 만난 경위 등을 추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