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달 관계부처 협의…'의무화' 는 고려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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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아파트 전경ⓒ연합뉴스

    23일 취임한 김현미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민 주거안정 정책을 위한 전월세 상한제 도입을 공식화함에 따라 국토부가 그 첫 단계로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를 위한 후속 조치에 착수한다.


    김 장관은 최근 청문회 답변과 취임사를 통해 서민들의 주거사다리 정책으로 계약갱신 청구권·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해 세입자와 집주인 간 권리에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26일 "전월세 상한제 시행과 표준임대료 산정을 위해서는 임대주택 등록을 통한 임대 실태 파악이 선행돼야 한다"며 "집주인들이 자발적으로 임대주택을 등록할 수 있도록 제도 활성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임대주택 등록제는 전·월세를 놓는 집주인이 임대주택의 임대료 수준과 계약 기간을 신고하도록 하는 것이다.


    임대주택 등록을 하게 되면 집주인은 양도소득세·재산세 등의 세금 감면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임차인은 최소 4년의 임대의무기간 동안 그 집에 거주할 수 있고 임대료 상승폭이 연 5% 이내로 제한돼 안정적인 주거가 가능하다.


    일각에서는 김 장관이 의원시절인 지난해 8월 1가구 3주택 이상 소유자가 1주택 이상을 임대하려면 의무적으로 임대사업자로 등록해야 하는 내용의 '민간 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공동발의한 것 등을 놓고 임대주택 등록 '의무화' 가능성도 제기한다.


    국토부는 그러나 대통령 공약에 밝힌 대로 '자발적 등록'을 추진한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다.


    임대주택 등록을 의무화할 경우 정권 초기부터 집주인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는 것은 물론 민간영역의 전월세 주택 공급이 위축되고, 임대 포기 매물이 증가해 경제적 부담이 커지는 등의 부작용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당초 공약대로 자발적 임대주택 등록을 활성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단계적으로 전월세 상한제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국정기획위원회 관계자도 이에 대해 "임대주택 등록은 종전대로 인센티브제로 운영하되 자발적 등록을 유도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임대주택 등록을 활성화하기 위해 등록 가구에 대한 다양한 지원 방안을 고민중이다.


    현재 일반 임대사업자(4년 이상)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최대 40%(10년 이상 임대시)로 확대, 소득세·법인세 30% 감면, 전용면적 60㎡ 이하 취득세 면제, 60㎡ 이하 재산세 50% 감면, 60∼85㎡ 이하 재산세 25% 감면 등의 세제혜택이 주어진다.


    정부는 임대주택 등록을 촉진하기 위해 일정 수준(연 2천만원) 이하의 임대소득에는 과세를 하지 않고, 등록시 재산세·양도세 등 세제 감면과 리모델링비 지원을 종전보다 확대할 방침이다.


    또 건강보험료 등 사회보험료에 대한 특례를 제공하는 등의 인센티브를 강화할 계획이다. 정부는 작년 7월말 세법개정안에서 올해부터 시행될 예정이던 2천만원 이하의 주택 임대소득자에 대한 과세를 2018년까지 2년간 유예해놓은 상태다.


    당시 임대소득자의 건강보험이 직장보험에서 지역보험으로 전환돼 건강보험료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만큼 건보료 개편 이후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이번 인센티브 방안에는 세제 지원 확대와 함께 2천만원 이하 임대소득자에 대한 건강보험료 부담 경감 방안이 담길 것으로 관측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도 임대주택 사업자로 등록하면 여러 세제혜택 등이 제공되고 있지만 소득세 납부 등의 부담으로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며 "다양한 지원 방법을 동원해 자발적 등록을 늘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토부와 기획재정부, 행정자치부 등 관계부처는 조만간 관련 협의에 착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부처간 논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새 정부의 100대 국정 과제를 확정, 보고하는 7월 초·중순 이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논의 속도에 따라 개정안은 7월말 발표될 하반기 세법개정안에 담길 전망이다.


    정부는 임대주택 등록제가 양성화될 경우 최근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한 원인으로 지목되는 일명 '갭투자'도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갭투자는 매매가 대비 전셋값이 비싼 지역의 주택을 전세를 끼고 소액으로 투자해 매입한 뒤 집값이 뛰면 곧바로 집을 팔고 시세 차익을 실현하는 단기 투자를 말한다.


    갭투자는 집값이 하락하는 경우 집주인이 세입자의 전세자금을 빼주지 못하는 '깡통 전세'나 전셋값이 집값을 추월하는 '깡통 매물' 등의 사회적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출이 강화된 상태에서 집값이 내려가지 않는다면 갭투자족들은 더 늘어날 수 있다"며 "임대주택 등록이 활성화되면 최소 4년 이상은 의무적으로 임대를 해야 해 갭투자가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추후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이 전격 도입된다면 이와 맞물려 임대주택 등록제가 의무화될 가능성도 있다.


    전월세 상한제와 임대차계약갱신청구권제를 포함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