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갑질', '성추행' 등 불미스러운 논란 이어져중국 사드 보복으로 유통가 직격탄… 가정간편식 인기는 여전
  • 중국의 사드 보복과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올해 상반기 유통업계는 가파른 변화의 시기를 보냈다. 식음료와 외식업계 등 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프랜차이즈 업계에는 '갑질' 논란이 들끓는 등 올해 상반기 국내 유통업계는 웃음보다 고민이 깊어졌다. <편집자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17년 상반기, 식음료 업계는 끊이지 않는 논란과 이슈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서민 창업의 대표주자 격인 프랜차이즈 업체의 대표들이 '갑질'과 '성추행' 등 물의를 일으켜 국민들의 공분을 샀고 치킨값 인상 논란도 이어졌다. 

    한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보복으로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관광 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하면서 여행·호텔 업계는 물론 유통계 전체가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가정간편식(HMR) 경쟁은 한 층 더 뜨거워졌고 반려동물 1000만 가구 시대가 도래하면서 식품업계는 '펫푸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올 상반기를 뜨겁게 달군 식음료 업계 뉴스를 한 눈에 살펴본다. 

  • ▲ 최호식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 ⓒ정상윤 기자
    ▲ 최호식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 ⓒ정상윤 기자


◇ 성추행·갑질, 위기의 프랜차이즈… 공정위, 칼끝 겨누다

성추행과 갑질 등 국내 대표 프랜차이즈 업체 회장들의 부끄러운 낯빛이 드러났다.

최호식 호식이두마리츠킨 회장은 20대 여직원 성추행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정우현 미스터피자 회장은 가맹점에 친인척이 운영하는 회사의 치즈를 강매하고 탈퇴한 점주들의 가게 인근에 새 점포를 내서 영업을 방해하는 '보복 출점', 광고비 떠넘기기, 고액의 간판 교체 등 '갑질'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호식 회장과 정우현 회장은 논란 이후 모두 사퇴했다. 그러나 
호식이두마리치킨 가맹점들은 이후 매출이 최대 40% 가량 떨어졌고 소비자들은 미스터피자 불매 운동에 나서는 등 그 피해는 고스란히 자영업자들인 가맹점주들이 떠안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 후 가장 먼저 살펴볼 분야로 가맹사업분야를 지목하면서 프랜차이즈 업계에는 그 어느때보다 살벌한 긴장감이 돌고 있다. 

  • ▲ 관련 사진. ⓒ뉴데일리DB
    ▲ 관련 사진. ⓒ뉴데일리DB

  • ◇ BBQ 치킨값 인상 논란
    … 치킨업계 전체 '들썩'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BBQ는 올 상반기 총 2차례에 걸쳐 치킨 값을 인상했다가 소비자들의 반발에 부딪혀 이를 철회했다. 공정위가 BBQ의 가격 인상과 가맹점주 광고비 전가에 대해 조사에 나서면서 이성락 제너시스BBQ 대표이사는 이에 부담을 느껴 취임 3주만에 사표를 냈다. 

    BBQ는 당초 가맹점주 요구를 이유로 들며 지난 5월 10여개 제품 가격을 평균 10% 인상하고 이달 초에는 20여개 치킨 제품 가격을 추가로 인상했지만 결국 백기를 들었다.
    BBQ의 가격 인상 이후 교촌치킨도 가격 인상안을 검토했지만 논란이 되자 가격을 올리지 않기로 했다.

    B
    HC치킨은 가격 논란 이후 대표 제품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또봉이통닭은 치킨 가격을 10% 인하해 눈길을 끌었다. 반면 KFC는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6.8% 인상한 뒤 이를 유지하겠다고 밝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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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계란 가격 폭등 지속
    … 1판에 1만원 육박

    지난해 겨울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해 치솟은 계란값이 아직까지도 내려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사상 최초로 미국산 계란을 수입하고 최근에는 태국산 계란까지 수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시중에 유통되는 계란값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지난 29일 기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농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계란 1판(특란 30개 기준)의 전국 소매 최고 가격은 9330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6880원에 비하면 35.6% 오른 가격이다. 계란 1
    판에 1만원 시대가 멀지 않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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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련 사진. ⓒ뉴데일리DB


  • ◇ 올해도 이어진 식음료 가격 인상… 햄버거·외식·빙과류 등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식음료 가격 인상이 계속 이어졌다.

    올 1월 맥
    도날드는 버거 단품 6개, 런치세트 8개, 아침메뉴 4개, 디저트 2개, 사이드 메뉴 4개 등 24개 제품을 100원에서 400원 씩 올렸다. 이어 버거킹은 8개 메뉴의 가격을 100~300원씩, KFC는 햄버거와 치킨 가격을 400원에서 900원까지 인상했다. 

    동원F&B는 동원참치 라이트스탠다드를 포함한 살코기 및 가미캔 제품 18종의 가격을 평균 5.1% 인상했고 
    롯데칠성음료는 대통령 선거 하루 전인 5월 8일 칠성사이다·펩시콜라·밀키스·레쓰비·실론티·솔의눈·핫식스 등 7개 제품 가격을 평균 7.5% 인상했다. 

    이랜드 외식사업부는 뷔페 애슐리W와 자연별곡 가격을 9년 만에 인상했고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와 매드포갈릭, 채선당도 줄줄이 가격을 올렸다.

    롯데푸드와 빙그레 등 빙과 업체들은 아이스크림 가격을 일부 인상했고 
    하겐다즈는 일부 상품 가격을 최대 14.2% 인상했다. CJ푸드빌 '투썸플레이스'와 드롭탑, 나뚜루팝 등은 일부 빙수 가격을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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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련사진. ⓒ뉴데일리DB


  • ◇ 사드 보복 후폭풍
    … 여행·호텔 업계 직격탄

    한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보복으로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관광 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하면서 국내 여행업계와 호텔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중국인은 약 804만명으로 전체 외국인 방문객 수인 1720만명의 절반에 미칠만큼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사드 보복 문제가 불거진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해 올해는 절반 수준인 400만명 선으로 줄어들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서울 시내 3~4성급 비즈니스 호텔 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감소하고 예약 취소가 이어지면서 예약 취소율이 최대 30% 이상 치솟았다. 여행업계와 호텔업계는 동남아 관광객을 적극 유치한다는 전략이지만 줄어든 중국인 관광객의 빈 자리를 채우기에는 아직까지 역부족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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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가정간편식(HMR) 시대 '활짝'
    … 너도 나도 진출 

    국내 가정간편식(HMR, home meal replacement) 시장이 3조원 대를 바라보며 매년 고공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5년간 국내 HMR 시장은 연평균 17%의 성장세를 보였다.

    이에 국내에서는 CJ제일제당과 오뚜기, 동원홈푸드 '더반찬', 대상, 풀무원, 이마트 '피코크', 신세계푸드 '올반', 농심 '쿡탐' 등 대부분의 식품업계가 가정간편식 사업에 뛰어들었다. 최근 한국야쿠르트는 HMR 배달 브랜드 '잇츠온'을 론칭했으며 연내
    오리온과 빙그레, CJ프레시웨이 등도 HMR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1인가구가 증가하고 간편함과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힘입어 HMR 시장이 급성장하자 식품·유통 업체들이 신성장 동력 삼아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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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련사진. ⓒ뉴데일리DB


  • ◇ '혼밥·혼술'이 대세… 1코노미 전성시대 

    혼자서 밥을 먹고 술을 마시는 '혼밥'과 '혼술'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1인 고객을 겨냥한 식음료 제품이 대거 등장했다. 대용량이나 박스로 판매하던 제품들이 낱개, 소포장으로 등장하고 있다. 

    오리온은 '초코파이情'과 '초코파이情 바나나'를 낱개와 2개 묶음으로 판매하고 있다.빙그레는 대용량 아이스크림 제품인 '투게더'와 '엑설런트'를 소용량 제품으로 선보였으며 파리바게뜨는 1인용 디저트 케이크 10종과 떠먹는 케이크를, 아워홈은 1~2인용 미니 사이즈 식빵 '큐브브레드'를 내놨다.  

    주류업계는 혼자서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1인용 사이즈의 소용량 주류 제품을 선보였다. 롯데주류의 '순하리' 파우치 3종, 하이트진로의 '하이트 미니', '참이슬 포켓', 오비맥주 '호가든 로제', 디아지오코리아의 '조니워커 레드 200'과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앱솔루트 미니' 등은 200~300ml대 소용량으로 출시돼 1코노미족을 겨냥하고 있다. 

  • ▲ 하림펫푸드 해피댄스 스튜디오 전경. ⓒ하림
    ▲ 하림펫푸드 해피댄스 스튜디오 전경. ⓒ하림


  • ◇ 반려견 시대
    … 식품기업, 펫푸드 사업 진출 활발  

    반려동물 1000만 가구 
    시대가 도래하면서 식품 업체들이 펫푸드 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약 2조2900억원으로 2020년에는 5조8100억원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LG생활건강 '시리우스 윌'과 CJ제일제당 '오프레시', '오네이처', 풀무원 '아미오'는 일찌감치 펫푸드 시장에 진출해 외국산 사료 브랜드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림펫푸드는 지난 5년간 400억원을 투자해 충남 공주시에 펫푸드 전용 공장인 '해피댄스 스튜디오'를 짓고 최근 펫푸드 시장에 진출했다. 이 밖에도 동원F&B와 사조 등 대형 식품 기업들도 펫푸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외국산 사료가 국내 사료 시장의 8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식품기업들이 시장 점유율을 얼마나 확대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 채널A '먹거리X파일'이 방영한 대왕 카스테라의 제조법. ⓒ채널A 방송 캡처.
    ▲ 채널A '먹거리X파일'이 방영한 대왕 카스테라의 제조법. ⓒ채널A 방송 캡처.


  • ◇ 대만·대왕 카스테라 논란… 업체의 씁쓸한 줄도산 

    올 상반기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던 대만·대왕 카스테라 업체들이 채널A '먹거리X파일' 방송 이후 대부분 자취를 감추면서 씁쓸한 줄도산 사례를 남겼다.

    '먹거리X파일'은 해당 카스테라 업체의 
    식용유와 첨가제를 문제 삼았다. 일부 대왕 카스테라 업체가 '밀가루, 우유, 계란'만으로 만든 무첨가 건강식품인 것처럼 광고했지만 실제 많은 양의 식용유를 넣고 첨가제까지 넣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방송에서 지적한 것처럼 식용유를 넣어 빵을 만드는 것은 일반적인 조리법이고 첨가제도 적적량이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오히려 방송을 비난하는 여론이 커졌다. 

    대왕 카스테라는 대만에서 인기있는 빵으로 대만 카스테라라고도 불린다. 푸짐하고 건강한 식재료로 만든 빵이라는 콘셉트 덕에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방송 직후 논란이 되며 현재는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 그나마 명맥을 이어가는 카스테라 업체들은 원재료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계란값이 폭등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 ▲ (왼쪽)하이트진로 필라이트, 롯데주류 피츠 수퍼클리어. ⓒ김수경 기자
    ▲ (왼쪽)하이트진로 필라이트, 롯데주류 피츠 수퍼클리어. ⓒ김수경 기자


  • ◇ 맥주 新제품 경쟁 치열
    … 하이트진로 '필라이트'·롯데주류 '피츠 수퍼클리어'

    올해 상반기에는 대형 맥주 신제품이 연이어 등장하면서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하이트진로는 국내
     최초 신개념 발포주 '필라이트(Filite)'를 출시했다. 알코올 도수는 4.5도, 100% 아로마호프를 사용하고 맥아와 국내산 보리를 사용해 깨끗하고 깔끔한 맛과 풍미를 살려낸 것이 특징이다. 출고가격은 355ml캔 기준 717원으로 동일용량의 기존 맥주대비 40%이상 저렴해 '가성비 맥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롯데주류는 '클라우드'에 이은 제 2의 맥주 브랜드 '피츠 수퍼클리어'를 내놓고 맥주 시장 강자인 '카스'와 '하이트'에 도전장을 냈다. '피츠'는 
    알코올 4.5%의 라거로 출고가는 500ml 병 기준 1147원이다. '피츠'는 '끝까지 깔끔한 맛'을 내세워 올해 7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 여름 성수기, 어떤 맥주 신제품이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차지하게 될 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