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준지-헤지스', 중국서 유럽·미국 등 해외시장 공략 본격화

  • 국내 패션업체들이 내수 시장의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련된 디자인뿐만 아니라 고급 소재와 한류 인기 등을 바탕으로 중국, 유럽, 미국 등에 잇따라 진출하는 추세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기업 한섬은 올해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남녀 캐주얼 브랜드인 시스템과 시스템옴므를 통해 중국 패션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시스템옴므는 중국 항저우 다샤 백화점에 첫 매장을 오픈했고, 시스템은 중국 대표 백화점인 베이징SKP 백화점에 문을 열었다. 두 브랜드는 항저우 초대형 쇼핑몰인 '항주캐리센터' 1층에도 지방시, 발렌티노 등 명품브랜드와 함께 복합 매장 형태로 입점했다.

    한섬은 중국에서 국내와 마찬가지로 고급화 전략을 추진해 상품력으로 타 브랜드와 차별화를 꾀할 계획이다. 시스템옴므와 시스템은 프랑스 대표 백화점인 '갤러리 라파예트'에 나란히 입점하며 유럽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한섬 관계자는 "이탈리아와 영국, 일본 등 5개국의 편집숍과 계약을 했다"며 "국내외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 및 경쟁력을 강화하고 유명 편집매장 입점을 중심으로 글로벌 판매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LF패션의 헤지스는 지난 2007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신장을 거듭하며 지난 6월 기준 270여개의 매장을 확보했다.

    2013년에는 국내 패션 브랜드 중 최초로 대만 시장에 진출해 동남아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올해는 국내 트레디셔널 캐주얼 브랜드 최초로 세계 패션 트렌드의 진원지인 프랑스 파리의 유명 편집숍 '꼴레뜨'에 입점했다.

    헤지스는 지난달 파리 마레지구에 팝업스토어를 오픈했고 내년 1월 1일까지 프랑스의 유명 아트 디렉터 람단 투아미와 협업한 제품을 판매한다. 향후 세계 각국의 저명한 아티스트들과 다양한 협업을 진행해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의 남성복 브랜드 준지는 지난달 홍콩의 최대 패션박람회 '센터스테이지'의 게스트 디자이너로 선정돼 패션쇼를 진행했다.

    회사 측은 "지난해 1월 세계 남성복 최대 박람회인 이태리 '삐띠워모'에 초청받은 데 이어, 아시아 패션시장의 플랫폼인 '센터스테이지'에서 컬렉션을 선보여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굳혔다"고 밝혔다.

    여성복 브랜드인 구호(KUHO)도 지난달 뉴욕 맨해튼에서 2018년 봄·여름 시즌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지난해 9월 뉴욕에 처음 입성한 구호는 뉴욕의 유명 백화점 버그도프굿맨, 홍콩의 럭셔리 백화점 레인크로포드, 컨템포러리 온라인 편집숍 쎈스 등에 입점해 인지도를 쌓고 있다.

    이 밖에도 신세계인터내셔널이 전개하는 패션브랜드 보브와 지컷, 비디비치 등이 중국에서 선전하고 있다. 특히 2011년 중국 진출에 나선 보브는 현재 48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올해 3개점을 추가해 연내 4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삼성패션연구소 관계자는 "성공적인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해 브랜드의 핵심 우위를 바탕으로 블루오션과 틈새시장을 찾아야 한다"며 "온라인 사업뿐 아니라 젊은 고객들을 잡기 위해 차별화되고 편리한 서비스로 경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