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차 공판 진행…정유라 승마지원 관련 서증조사"최순실 측근 박 전 전무, 자신의 관여 정도 축소"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의 진술은 형사처벌을 피하려는 허위진술에 불과해 신빙성이 떨어진다."

6일 오전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항소심 11차 공판에서 삼성측 변호인단은 이 같이 강조했다.

이날 공판에서는 삼성의 정유라 승마지원과 관련 서류증거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다.

특검 측은 승마협회 소속이던 김종찬 전무와 박원오 전무의 증언을 제시하며 지난 1심과 마찬가지로 삼성의 승마지원과 부정한 청탁을 위한 대가 관계를 입증하기 위해 공세를 폈다. 

이 과정에서 특검은 주어진 시간(20분)을 훌쩍 넘긴 1시간 가량을 소비하며 재판부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김 전 전무와 박 전 전무는 승마지원을 위해 승마협회와 삼성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 인물들로 꼽힌다.

특검은 이들의 증언 가운데 김종찬 전무와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부문 사장 면담 및 대화 내용 등을 공개하며 삼성이 정유라 승마 지원과 관련됐다는 주장을 입증하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승마지원은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 제공을 위한 것으로 삼성이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간접증거라는 것이다.

특검은 "김 전 전무는 박 전 사장이 박원호 전 전무의 독일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다"며 "박 전 사장이 김 전 전무와 면담 때 물어본 것이 아니라 이재용 부회장과 회의를 진행한 이후라는 시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박 전 전무는 최순실이 이재용이 말을 사준다 했지 언제 빌려준다 했느냐며 크게 화를 냈다는 부분도 박 전 사장으로부터 들었다고 진술했다"며 "마필 구입 이후 삼성 소유라면 관리도 했어야 하는데 없었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변호인단은 이들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반박했다. 특히 박 전 전무 진술의 경우 형사처벌을 피하려는 허위진술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우선 변호인단은 김종찬 녹취서를 제시하며 지난 2015년 7월 23일 박 전 사장과 김 전 전무 만남 당시 올림픽 준비와 관련 회의만 진행했다는 주장했다. 이후 이재용 부회장이 지원에 대해 언급하자 박원오 연락처를 받았을 뿐이고 그날 바로 연락을 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당시에는 전혀 급할 이유가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7월 25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승마지원' 미흡에 대해 이재용 부회장을 질책한 이후 상황이 급박해졌다고 부연 설명했다.

오히려 변호인단은 당시 승마지원과 관련 삼성의 구체적 지원 계획이 없었던 상황에도 불구하고 박 전 전무와 김 전 전무가 삼성을 끌어들여 선수들을 지원하는 계획을 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김 전 전무는 시종일관 용역계약이 선수들 지원을 위한 것이라고 하고 있다"며 "삼성이 지원한다는 소식을 듣고 선수들이 좋아했다고 진술했는데 거짓이었다면 이렇게 말할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또 "삼성이 정유라 출산 사실을 인지했다면 왜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질책을 받을때까지 지원을 하지 않았을까 의문"이라고 반문했다.

이와 함께 변호인단은 국정농단사건에서 최순실씨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박 전 전무의 증언내용도 신빙성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변호인단은 "공익적 목적으로 지원한 피고인들은 구형까지 받았지만 최순실 손발이 돼 자금요구를 한 박 전 전무는 오히려 자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며 "박 전 전무는 승마지원이 이뤄져야하는 독자적 이유와 필요성이 있었다는 최순실씨의 진술을 보면 신빙성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전 전무는 지난 2008년 8월 협회 공급횡령 혐의로 구속돼 2010년 2월가지 교도소에 수감됐으며 승마계에서는 퇴출 상태에 가까웠다는 게 변호인단 설명이다.

변호인단은 "박 전 전무는 최순실에게 삼성의 정유라 지원을 이끌어내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했다"며 "삼성이 승마지원 뒤에 최순실이 있다고 인지한 것도 독일에서 박 전 전무를 만났을 때며 박 전 대통령과의 관계 등도 그때 들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전 전무와 최씨는 이미 깊은 관계였으며 동일한 이해관계에 있었다"며 "하지만 박 전 전무는 지속적으로 자신의 관여 정도를 축소하는 진술을 하고있다"고 항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