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일본-싱가포르-미국' 수출 등 세계적 수준 정유공장 탈바꿈45년간 유출 사고 無… "도심 속 공장 불구 우수한 안정성 자랑"
  • ▲ SK인천석유화학 전경 ⓒ SK인천석유화학
    ▲ SK인천석유화학 전경 ⓒ SK인천석유화학

인천 서구 원창동에 위치한 SK인천석유화학. 인천 소재 기업중 가장 오래된 업체중 한 곳으로 2년 후에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사실상 인천시민들과 역사를 함께 해 온 회사다.

1969년 한화그룹 소속 경인에너지로 출발한 이 회사는 현대오일뱅크에 이어 2008년 SK에너지 합병까지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일일 27만5천배럴 규모의 정제능력으로는 경쟁력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했고, 주유소 등 유통라인 조차 갖추지 못해 제품을 생산해도 팔아 줄 곳이 없었다.

2003년부터 4년여간 법정관리 과정을 거치면서 공장 폐쇄 직전까지 갔지만, 향후 통일이 될 경우 북한지역 제품 공급을 위해 정부 차원의 회생작업이 진행됐으며, 2006년 사실상 SK가 떠 안았다.

SK의 가족이 된 인천정유는 변하기 시작했다. 높아진 신용도를 기반으로 울산에 고도화설비 투자는 물론 20013년에는 자체부지에 1조6000억원 투입, 플라스틱 및 합성섬유 기초원료인 PX(파라자일렌) 생산기지를 구축하면서 그룹 내 천덕꾸러기에서 연간 수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백조'로 변신했다.

SK인천석화는 원유 정제를 담당하는 본토(메인 콤플렉스. 약 40만평)와 송유관, 제품저장 탱크, 부두가 있는 율도 터미널(약 11만평)로 이루어져 있으며, 석유제품뿐 아니라 고부가 가치제품을 생산해 중국, 일본, 싱가포르, 미국 등으로 수출하는 세계적 수준의 정유 석유 화학 회사다.

SK인천석유화학은 원유를 정제해 판매하는 단순정제시설에서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12년 1조 6000억원의 과감한 석유화학 고도화 설비 투자를 결정했고, 전형적인 정유공장에서 고부가 석유화학 제품을 동시에 생산하는 기지로 거듭나면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SK인천석유화학의 초경질 원유기반 정제능력은 일 27만 5000배럴로 전체 85% 정도는 석유제품, 나머지는 석유화학 기초원료를 생산하고 있다. 

또한 서해안에 위치하고 있어 중국과 동남아 수출에 유리한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글로벌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해외 수출 첨병인 SK인천석유화학 메인 컴플렉스(본토)와 부두 터미널 작업 현장에 직접 가봤다.

2014년 7월 상업 가동을 개시한 SK인천석유화학은 단일 공정 기준 PX(파라자일렌) 캐파는 연간 130만톤으로 국내 1위를 자랑한다.

SK인천석유화학(SKIPC)은 본사 기능이 같이 있기 때문에 빠른 의사결정, 현장과의 소통 원활 등이 장점으로 작용한다.

2013, 2014년 투자로 과거 단순 설비구조에서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제품을 동시에 생산하는 밸런싱을 갖춘 컴플렉스로 탈바꿈했다.

공장 증설로 SK인천석유화학 생산 제품 비율은 석유제품 85%, 석유화학제품 15%가 됐으며, 이 공장은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가진 미국 UOP(Universal Oil Products)사의 최신 설계 기술을 적용했고 친환경 청정연료인 LNG(액화천연가스)를 사용한다.

SK인천석유화학 관계자는 "지난해 3745억원의 영업익을 달성했다"며 "올해에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경영성과가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K인천석유화학은 신시가지인 청라 국제도시 화두로 도심 속 공장이 됐기 때문에 가장 신경 쓰는 게 안전, 환경, 보건, 관리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석유제품을 정제하는 업체인데 기름취를 느낄 수 없을 만큼 냄새가 나지 않았다.

이에 대해 SK인천석유화학은 "냄새, 악취 등 근본적인 투자를 많이 했기 때문"이라며 "인천 서구청, 에스케이 조정실, 환경관리 공단, 전광판 등을 통해 상시 모니터링 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수 시설도 파이프라인으로 되고 있고 수도꼭지처럼 사용하는 '밀폐식 배수 시설'에서 닝겔병처럼 바늘 같은 것을 꽂아 배수하는 등 다른 정유사보다 더 세밀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전을 위해 SK인천석유화학에는 자체 소방대가 있으며, 총 다섯대의 소방차를 가지고 있다.

SK인천석유화학 관계자는 "소방대원들의 수준 높은 교육을 위해 매년 미국 텍사스 파이어 스쿨에 다녀온다"며 "어떤 비상 대응 능력 역량을 갖추도록 신경 쓰고 있어 석유뿐 아니라 사람에게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 ▲ 율도 터미널 부두에 정박된 유조선 ⓒ SK인천석유화학
    ▲ 율도 터미널 부두에 정박된 유조선 ⓒ SK인천석유화학
  • ▲ SK인천석유화학 부두 관계자가 부두와 로딩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SK인천석유화학
    ▲ SK인천석유화학 부두 관계자가 부두와 로딩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SK인천석유화학

  • 메인 컴플렉스인 본토에서 석유 제품을 수출하는 율도 부두 터미널로 이동했다.

    지하에 매립형으로 설치하지 않고 길 위에 그대로 노출된 상태로 약 7km가 연결된 송유관이 눈길을 끌었다.

    2~3중 가드레일로 보호된 송유관은 부식 환경이 잘되는 지하 매립보다 지상에 올라와 있는 편이 육안으로 계속 보고 모니터링도 가능하며, 설비 유지 관리 측면에서는 더 좋다고 SK인천석유화학 측은 설명한다.

    중간에 '一 (한 일)'자로 이어지는 송유관 중간중간 'ㄷ'자 모양으로 꺾인 부분이 있었는데, 동절기와 하절기에 열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철길에 레일 간격이 벌어져 있는 것과 동일한 작용을 한다고 설명했다.

    SK인천석유화학 관계자는 "1969년 부두가 생긴 이래 언론 기자들에게 공개되는 것은 처음"이라며 "율도 터미널은 영종대교와 인천대교, 영종도 사이에 위치해 있으며, 다 섬이었는데 부두 부지를 만들기 위해 땅을 전부 메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 4개의 부두가 있는데, 부두 재화중량(dwt)은 1부두 7.5만, 2부두 6만, 3부두 18만, 4부두 2만이다.

    완공된 지 45년 된 1부두는 5만톤 급을 실을 수 있다. 3부두는 30만톤 이상의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를 수용할 수 있고 4부두는 벤젠, PX만 선적하며 V 프로젝트 이후 인수해서 사용 중이다.

    기자단은 2부두에 가볼 수 있었다. 

    "이 배에 제품을 다 실으려면 12시간 정도 시간이 소요됩니다" 기자단에게 부두 설명을 해준 관계자의 말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1만톤을 실을때는 7~8시간, 큰배는 24시간 동안 작업을 하며, 제품을 실을 때에는 우리 동력으로 하고 하역시에는 받는쪽의 동력을 이용한다.

    부두 관계자는 "시황이 좋아져 (유조선의 출입이) 더 늘고 있다"며 "예전에는 (대형 유조선이) 하루 한 번 정도 다녔는데, V 프로젝트 이후로 점점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제품을 내리는 하역도 진행한다. 제품을 실을 때 로딩암이라고 부르고 하역할 때는 언로딩암 '하역관'이라고 말한다.

    또한 로딩암은 석유 제품별로 나뉘는데 고품질의 높은 순도 유지가 필요한 제품은 단독으로 사용한다.

    월평균 수출량은 85만 배럴로 PX는 하루 한대는 꼭 오는 편이며, 율도에 저장된 물량은 전량 수출된다.

    해외 수출 비중은 중국이 95% 이상을 차지하고 동남아도 남은 부분을 차지한다.

    SK인천석유화학 관계자는 "운전 45년이래 한 번도 기름 스필(누출) 사고가 없었다"며 "서해안에 부두가 위치해 남쪽 지역보다 수심이 9미터가 차이 나기 때문에 조수간만의 차 시간을 더 잘 보고 있고 감독을 더 엄격하게 해서 남쪽보다 사고가 더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