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대행 '지온에듀' 묵묵부답
  • 주르완다 한국대사관, 주한 르완다대사관, 르완다항공이 홈페이지, SNS를 통해 공지한 승무원 채용 사기에 대한 주의 공고문 캡처 화면. 논란이 되고 있는 업체는 지온에듀로 르완다항공 합격 시 금전을 요구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 주르완다 한국대사관, 주한 르완다대사관, 르완다항공이 홈페이지, SNS를 통해 공지한 승무원 채용 사기에 대한 주의 공고문 캡처 화면. 논란이 되고 있는 업체는 지온에듀로 르완다항공 합격 시 금전을 요구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국내 한 항공승무원 채용 대행업체가 사기 논란에 휩싸였다. 이 회사는 "아프리카의 르완다 항공사가 한국승무원 100명을 채용한다"며 모집공고를 낸 뒤 신청자들을 상대로 면접을 실시하고 합격통보까지 마친 상태지만 정작 해당 항공사는 '사실무근'이라며 펄쩍뛰고 있다.

    SNS를 통해 파문이 확산되자 양국의 대사관들까지 나서 '사기 주의보'를 발령했다.

    이 회사는 허위 채용에 이어 합격 시 금전까지 요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지만 함구로 일관해 승무원 채용을 빌미로 취업준비생을 농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4일 르완다 한국 대사관과 한국의 르완다 대사관 등에 따르면 양국 대사관은 지난달 말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르완다항공(르완다에어)의 한국인 허위채용 공고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주르완다 한국대사관은 "르완다항공 측이 SNS 공지를 통해 대행사를 통한 한국어·중국어 가능자 선발을 진행하지 않으며, 금전을 요구하는 경우도 없다"며 "이와 관련한 채용 공고는 사기(SCAM)"라고 게시했다.

    또 "최종 합격 통보를 받으신 분들은 채용 공고가 근거 없음에 유의해달라"고 강조했다.

    주한 르완다대사관도 "최근 한국업체에서 허위공고를 내고 채용 대행을 빌미로 지원자들에게 수수료를 받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었다"며 "모든 채용과정은 어떤 대행사를 통하지 않고 (르완다항공에서) 직접 진행하고 있다"고 공지했다.

    대행업체를 통한 승무원 채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양국 대사관이 공식적으로 확인한 셈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양국 대사관 측에서) 피해가 더 없어야 한다는 점에서 관련 글을 올린 것으로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양국 대사관이 지목한 한국 업체는 지온에듀로 지난해 9월 SNS 등을 통해'르완다에어 1기 승무원 채용대행'을 공고했고 해당 항공사가 한국인 100명을 채용한다며 채용설명회와 더불어 채용대비반 등을 운영했다. 이와 관련해 인적성비, 채용반 접수 시 일정 금액을 징수하기도 했다.

    지온에듀는 르완다항공 승무원 채용 기본 조건이라며 학력, 나이, 외국어 능력, 신체조건 등을 제시했다. 이어 월급 숙소, 복지 등의 사항도 안내하면서 같은해 11월 항공사 면접이 진행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해외 항공사의 대규모 승무원 채용 정보는 인터넷을 통해 확산됐고, 면접이 진행된 뒤 지난달 말 응시자를 대상으로 최종 합격 소식이 전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르완다항공측도 지온에듀가 진행한 승무원 채용은 사실이 아니라며 공식 SNS 계정을 통해 반박하고 나섰다. 아예 관련 채용글을 캡처한 이미지에 'SCAM' 문구까지 표기했다.

  • 지온에듀 홈페이지 캡처 화면. 르완다항공 채용 면접에 대한 공지글이 남겨져 있다.
    ▲ 지온에듀 홈페이지 캡처 화면. 르완다항공 채용 면접에 대한 공지글이 남겨져 있다.


    사기 채용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지온에듀가 르완다항공 최종 합격 시 서비스 수수료로 180만원을 요구했다는 의혹도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제기됐다.

    파문이 확산되고 있지만 지온에듀측은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특정 홈페이지를 통해 르완다항공 채용 사항 등을 안내했지만, 현재 해당 사이트는 접속이 되지 않고 있다. 사이트 도메인 계정은 지온에듀 관계자가 등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자가 허위 채용 공고, 금전 요구 등에 대한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지온에듀 SNS·홈페이지 등에 등장하는 전화번호로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업체 관계자와 통화는 이뤄지지 않았고, 이메일을 통한 질문에서는 수신만 확인됐을 뿐 어떠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주한 르완다대사관 관계자는 "허위 채용에 대한 공고를 공지했다. 업체는 지온에듀가 맞고 한국 분께서 (르완다항공 채용에 대해) 문의를 해서 사실 확인차 르완다에어에 연락을 했었다. 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였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대행사를 통한 채용은 없으며 금전을 요구하지도 않는다는 양국 대사관과 르완다항공측의 공식 입장이 나오자 지온에듀는 블로그 등에 게시한 글을 일부 삭제했을 뿐 해당 항공사의 승무원 선발 사항 등이 담긴 내용을 여전히 공개하고 있다.

    아직 피해 규모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지만 수강생의 합격 소식을 블로그 등을 통해 알렸던 지원자들은 '피해를 입었다' '승무원 준비생들이 농락당했다' '상처를 입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화가 난다' 등의 글들을 계속 올리고 있다.


    현재 지온에듀의 승무원 채용과 관련해 피해를 입은 이들의 공동 대응을 위한 '르완다항공 사기 피해자 단톡방'이 개설된 상태이며,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계좌이체 내역 등의 증거를 접수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