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제 대상 계좌 174만5000개 중 14만3300개만 전환
  • ▲ 9백만원대 초반으로 떨어진 비트코인. ⓒ연합뉴스
    ▲ 9백만원대 초반으로 떨어진 비트코인. ⓒ연합뉴스


    지난달 가상화폐(암호화폐·가상통화) 거래 실명제가 시작됐지만 1주일이 다 되도록 실명전환율이 10%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IBK기업은행과 NH농협은행, 신한은행은 지난달 30일부터 가상화폐 실명전환을 진행하고 있다.

    가상화폐 실명제는 은행이 실명 확인을 한 계좌에서만 가상화폐 투자를 위해 거래소에 돈을 입금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들 3개 은행이 실명제 전환을 해야 하는 계좌 수는 총 174만5000개다.

    이 중 지난 4일까지 실명전환이 이뤄진 계좌는 14만3300개(8.21%)에 불과하며 160만개가 실명 확인을 하지 않은 상태다.

    은행과 거래소별로 살펴보면 기업은행과 거래하는 업비트는 총 57만개 계좌 중 7만1000개 계좌가 실명확인을 해 전환율이 12.46%로 가장 높았다.

    이어 신한은행과 코빗이 12만5000개 중 1만2300개 계좌(9.84%)가 실명으로 전환했고, 농협은행의 코인원은 15만개 중 1만3000개(8.67%)가 실명전환을 했다.

    농협은행과 빗썸은 90만개 계좌 중 4만7000개만 실명 확인을 해 전환율이 5.22%에 그쳤다.

    이처럼 실명 거래 전환 속도가 느린 것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가상화폐에 돈을 더 부을 생각이 없으면 서둘러 실명 확인을 할 필요가 없어서다.

    실명전환을 거부하는 계좌로는 실명전환 전까지 가상화폐 투자를 위해 거래소에 신규 자금을 넣을 수 없다.

    하지만 실명전환을 하지 않아도 언제든지 가상화폐를 판 돈을 뺄 수 있고, 기존에 넣어 둔 돈이 있으면 투자금으로 쓸 수 있다.

    최근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화폐 가격이 크게 떨어진 것도 이유다.

    지난 2일에는 전 세계 가상 화폐 시장에서 대폭락 장이 펼쳐지면서 하루 만에 시가총액 기준으로 102조원이 사라지기도 했다.

    가상화폐가 폭락하는 상황에서 신규 자금을 투입할 투자자가 없다 보니 실명전환이 늦어진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실명 확인을 하지 않은 계좌 중 일부는 조세포탈이나 자금세탁 등 범죄에 연루된 계좌도 어느 정도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가상계좌를 통해 이미 거래소로 들어간 자금은 인터넷상에서만 존재하는 자금인 만큼 마땅히 통제할 방안이 없다"면서 "다만 이런 계좌로는 입금이 제한되고 출금만 가능하므로 점차 정리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