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공업시설 평균 낙찰가율 65.1%… 10년래 최저주거·업무상업 역대 최고치… 산업기반 제조업 최악
  • ▲ 지난 1월 감정가 70.0%에 낙찰된 인천 서구 가좌동 소재 PCB제조업 공장. ⓒ 지지옥션
    ▲ 지난 1월 감정가 70.0%에 낙찰된 인천 서구 가좌동 소재 PCB제조업 공장. ⓒ 지지옥션


    #. 지난해 12월26일 경북 상주시 소재 ○○폴리실리콘공장이 다섯 번 유찰 끝에 감정가의 17.16%인 320억원에 낙찰됐다. 2016년 12월 경매개시결정이 내려진 후 만 1년 만에 새 주인을 만난 셈이다. 애초 법원이 책정한 이 공장 감정가액은 1865억원이었다.

    해당물건의 등기부상 채권총액은 근저당 및 가압류 금액만 4300억원으로, 이번 낙찰을 통해 1순위 채권자인 A은행을 비롯해 대부분의 채권이 미환수 됐다. 등기부상 A은행 채권총액은 1560억원으로, 1금융권 채권총액만 3820억원에 달했다.

    이 한 건만 보더라도 1금융권 채권 미환수금액은 최대 3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공업 등 국가기간산업에 대한 악재들이 수년간 이어지면서 법원경매를 통해 낙찰된 공업시설 평균 낙찰가율이 2006년 이후 10년 간 최저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2017년 전국 공업시설 평균 낙찰가율은 65.1%로, 200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실제 전국 공업시설 평균 낙찰가율은 △2016년 66.1% △2015년 65.6% △2014년 68.4%로, 4년 연속 6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2년까지만 해도 공업시설 낙찰가율은 주거시설과 동일한 패턴을 나타냈다. 부동산시장 등락만 있을 뿐 용도별 격차는 크지 않았던 셈이다. 하지만 이후 용도별 비동조화 현상이 발생하면서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 ▲ 최근 5년 간 전국 공업시설 법원경매 주요지표. ⓒ 지지옥션
    ▲ 최근 5년 간 전국 공업시설 법원경매 주요지표. ⓒ 지지옥션


    특히 주거시설 평균 낙찰가율이 2012년 이후 6년 간 꾸준히 상승하면서 10.2%p 상승폭을 보인 반면, 같은 기간 공업시설은 오히려 △3.0%p 하락해 한때 8.2%를 보였던 낙찰가율 격차가 2017년 현재 22.3%p까지 벌어졌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수년간 전용도별 경매물건이 30~40% 이상 감소하고 있지만 공업시설 감소폭은 10% 내외로 근소한 편"이라며 "이례적인 점은 물건은 줄고 있지만 경매청구액이나 채권총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현상은 조선업‧중공업 등 지방 대형공업시설 경매행이 늘어나면서부터"라며 "특히 대형공업시설은 물건 당 채권액이 과다한 편이라 문제가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낙찰가율이 저조해진 만큼 미회수 채권액도 증가하고 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낙찰된 경매물건의 등기부상 채권총액은 26조9800억원으로, 이 기간 낙찰총액인 11조4266억원과 비교하면 15조5534억원 가량 미회수금액이 나타난다.

    같은 기간 공업시설 감정가 총액은 17조1800억원으로, 약 5조7500억원 가량 낮은 수준으로 낙찰된 것을 알 수 있다.

    이 선임연구원은 "낙찰액 중 채권자인 유동화회사들이 낙찰가율 하락을 막기 위해 방어입찰을 하면서 포함된 금액이 있기 때문에 실제 회수율은 더욱 악화됐다"며 "최후 수단인 경매를 통해서도 채권회수가 안된다면 고스란히 금융권 및 경제전반의 부담이 작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계부채 외에도 기반시설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대책이 필요할 때"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