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건전성 양호…금리차만으로 유출 확대 사례 없어"한국GM 군산공장 폐쇄 및 美 통상압박 우려감 내비쳐
  •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뉴데일리DB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뉴데일리DB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8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미 정책금리가 역전된다고 해도 외국인 투자자금이 대규모로 유출될 가능성은 적다"고 강조했다.

    당장 내달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가시화하면서 한미 양국 간 정책금리 역전 상황이 임박해진 만큼 시장의 불안감은 커지는 상황이다. 

    이주열 총재는 "시장의 예상대로 올해 미국이 금리를 세번 올리고, 한은이 그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면 역전 현상까진 갈 수 있다"며 "하지만 국내 외환보유액이 상당수준이고 경상수치도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대외 건전성도 양호한 점 등을 감안할 때 대규모 유출 가능성은 적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채권자금 중에서 주체를 분류해보면 장기 투자 행태를 보이는 공공자금 비중이 높다는 점도 자본유출 가능성을 줄이는 요인"이라며 "여러 상황 감안할 때 국내 자산에 대한 투자수요는 계속 양호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대규모 증권자금 유출 사례를 보면 내외금리차보단 국제 금융시장에 큰 충격이나 신흥국 경제의 확산 경우에 주로 발생했다"며 "금리차만으로 자본 유출이 확대된 사례는 찾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는 이달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50%로 유지키로 했다. 지난해 11월 금통위에서 6년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후 두 달째 동결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올해 기준금리 인상을 3~4번 예고했고, 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도 높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1.25%~1.50%로 한국과 금리 상단이 같다.

    이주열 총재는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정상화 속도에 대해 "연준의 금리인상 경로를 가장 적절하게 가늠해볼 수 있는 대표적인 기준이 연준위원들의 닷차트(점도표)다"며 "4회 인상까지 갈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3회 인상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치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과 연계해 한은 기준금리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며 "통화정책 방향은 미국의 금리 인상 방향성도 고려하긴 하지만 국내 경기와 물가 상황에 따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주열 총재는 정부의 갑작스러운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비롯해 미국 행정부의 통상압박 확대에 대한 우려감도 표출했다. 

    그는 "수치로 따지면 군산공장 경우 가동율이 상당이 낮은 수준이라 공장 폐쇄가 국내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지역경제 미치는 영향은 크다"며 "미국의 경우도 수치로 본다면 국내 경제 수출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만약 정부가 군산공장 폐쇄에만 그치지 않고 다른 방향으로 가거나, 미국 통상압력이 현 조치에 국한하지 않고 주력 품목까지 확대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주열 총재는 "한국GM과 미국의 통상압박이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는게 사실이다"며 "모두 우리 경제 성장의 하방리스크를 높이는 요인이기 때문에 전개 추이를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