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미국 스포츠용품 업체 '언더아머' CEO 케빈 프랭크 직접 만나 사업 논의


[사진설명= 앨런앤드코 미디어콘퍼런스 참석한 이재용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1일(현지시간)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열린 '앨런앤드코 미디어콘퍼런스'에 참석하고 있다. 이 콘퍼런스에는 전 세계 미디어와 정보기술(IT) 업계의 거물들이 참석해 주요 현안과 사업을 협의하고 친목을 다진다. ⓒ연합뉴스 제공]

스마트폰 사업 경쟁이 한계점에 다다르자 IT업계 새로운 블루오션 '웨어러블기기 시장'에 삼성전자 이재용 부사장의 적극 행보가 가시화 되고 있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재용 부사장은 애플과 나이키가 웨어러블기기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시킨 모습에 대응해 삼성전자 역시 스포츠 전문 브랜드와 손잡고 뛴다는 방안을 모색하고 나선 것.

16일 업계에 따르면 실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한국을 방문한 미국 스포츠용품 업체 언더아머의 CEO 케빈 프랭크를 지난 1일 서울에서 만나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뿐만 아니라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8~13일(현지시간)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열린 ‘앨런앤드코 미디어콘퍼런스’에서 언더아머의 폴로셔츠를 입은 모습이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돼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언더아머는 미국 미식축구 선수였던 케빈 프랭크가 1996년 설립한 회사로 우리나라보다 미국에서 더욱 유명세를 떨치고 있으며 실제 미국에서는 나이키, 아디다스와 함께 3위 안에 드는 스포츠 브랜드로 꼽힌다.

기능성 스포츠 의류는 땀을 빨아들여 신속히 말려주는 기능성에 초점이 강해 스포츠 선수들이나 스포츠 마니아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꾸준히 인기몰이 중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1년부터 효성이 계열사 갤럭시아코퍼레이션을 통해 언더아머 제품을 독점 판매하며 현재 국내 1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사업은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장남 조현준 효성 사장이 주도하고 있으며, 케빈 프랭크는 이번 방한에서 이재용 부회장 외에 조현준 사장도 따로 만나 사업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과 조 사장은 1968년생 동갑내기 친구로 둘 다 야구광으로 소문이 날 만큼 스포츠를 좋아하며, 일본 게이오대학 석사 과정을 함께 밟기도 했다. 이 부회장이 언더아머와 인연을 맺게 된 것도 조 사장의 역할이 컸다는 후문이다.

삼성전자가 언더아머와 손을 잡는다면 애플과 나이키의 협력에 대응할 수 있는 사업 모델로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애플과 나이키의 협력 사업은 이미 2006년에 본격화 됐으며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달리면 거리, 시간, 속도, 칼로리 소모량 등을 애플 미디어플레이어인 아이팟나노를 통해 알려주는 ‘나이키+아이팟 스포츠 키트’를 공동 개발하면서다.

특히 나이키는 운동량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팔찌형 웨어러블기기 ‘퓨얼밴드’를 2012년 출시했으며, 이는 애플의 아이폰만 지원하도록 설계한 게 특징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애플보다 한발 먼저 웨어러블기기 시장에 진출해 지난해 스마트 손목시계 ‘갤럭시기어’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 후속작인 ‘기어2’, ‘기어2네오’, ‘기어핏’ 등을 잇따라 내놨다.

이와 관련 올 1분기에만 50만대를 판매해 세계 스마트 손목시계 시장에서 71%의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는 초기 웨어러블기기 시장에서 이처럼 독주하는 모양새지만 하반기 아이워치가 출시되면 판도가 어떻게 뒤집힐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업계 전문가는 설명했다. 

전 세계 웨어러블기기 시장은 2016년까지 6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으로 IT산업의 블루오션으로 불리는 이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와 애플의 한판승이 어떻게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품을 차별화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나 마케팅과 관련한 협력기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며 “혁신을 내세울만한 아이콘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요동치는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