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물산 보유 자사주로 인적분할, 에버랜드와 합병 방안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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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에버랜드 상장 발표에 따라 시장 이목이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로 쏠리고 있다.
     
    최근 삼성그룹의 잇단 상장 결정은 3세경영 체제를 위한 현금확보와 이재용 부회장의 지주회사 지분 확보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 삼성전자·삼성물산 등 취약했던 기업 지배력의 보완 수순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SDS·에버랜드 상장으로 이건희 회장 일가가 확보할 수 있는 현금만 총 4조2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삼성자산운용 지분매각까지 포함하면 5조1600억원에 달한다.  

     

    ◇ 이건희 회장 일가 지분 현황

     

    삼성그룹은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삼성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다. 

     

    순환출자 구조 최상단에 위치하고 있는 에버랜드 지분구조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1%,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사장이 각각 8.37%씩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도3.72%를 소유했다.  

     

    반면 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의 최대주주 관계자 지분율은 20% 미만이다. 여기에 상속으로 인한 지분율 상실까지 가정하면 지배력은 더욱 취약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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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속이 이뤄지면 삼성에버랜드는 삼성생명의 단일 최대주주로 등극해 금융지주회사가 된다. 이 경우 그룹구조개편이 불가피해진다. 현행법상 금융지주회사는 비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장은 삼성전자·삼성물산 등이 보유한 자사주로 인적분할한 뒤 삼성에버랜드와 합병하는 시나리오를 유력하게 보고 있다. 

     

    ◇ 삼성전자 인적분할 시나리오

     

    삼성전자 보유의 자사주는 11%로 작년 말 장부가 기준 45조3000억원 수준이다.

     

    키움증권은 이 기준으로 인적분할을 단행했을 때 시가총액을 삼성전자홀딩스(가칭)와 삼성전자사업회사(가칭)을 각각 60조원, 157조원으로 추산했다.

     

    이 경우 삼성전자홀딩스에 대한 이건희 회장 ·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43%까지 급증할 수 있다. 삼성전자홀딩스가 보유한 삼성전자사업회사 지분율도 28.4%까지 상승할 수 있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건희 회장 · 특수관계자 보유의 삼성전자사업회사 지분가치 27조원을 삼성홀딩스로 현물 출자했을 때 가능한 얘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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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면 삼성전자 경영권 방어에 대한 취약점도 생길 수 있다. 

     

    삼성생명·삼성화재의 삼성전자홀딩스 지분율이 각각 20%이상씩 증가해 금융회사의 비금융회사 의결권이 5% 이내로 제한받는 경우다. 때문에 시장에선 이건희 회장의 삼성전자홀딩스 현물출자설도 고개를 들고 있다.

     

    한편, 삼성그룹은 핵심 계열사를 잇달아 상장함에 따라 증시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으로 삼성그룹 계열사 중 24개 사가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으며, 이들 종목의 시가총액 합은 330조5600억원 수준이다.

     

    전날 유가증권시장의 전체 시총이 약 1197조원임을 고려하면, 삼성그룹의 시총이 전체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8%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