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삼성 수요 사장단 회의', 임혜란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 '한중 관계 조망' 강연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금주 방한 기간 중 면담을 앞둔 가운데, 삼성전자가 중국과의 협력사업에 어떤 성과를 얻게될지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일 삼성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010년 2월과 8월 시진핑을 두 차례 만나 상호 협력방안을 논의한 바 있으며, 시진핑 국가 주석의 이번 국내 기업체 방문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유일해 의미가 남다르다는 게 업계 평가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번 기회에도 시진핑 주석을 만나 삼성 후계자로서 입지를 다지고, 향후 중국 시장 공략에도 든든한 우군을 얻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2일 열린 삼성 수요 사장단 회의에서는 임혜란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가 참석해 ‘한중 관계 조망’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갖고,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앞두고 중국과의 관계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삼성전자는 2005년 당시 시진핑 저장성 당서기를 수원사업장으로 초청해 우호 관계를 다졌으며, 또 중국 쑤저우에 이어 시진핑 주석의 고향인 산시성의 시안에 공장을 건설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5월 세운 중국 산시성 시안의 반도체 공장은 70억달러(한화 7조7000억원)를 투자해 만든 곳으로, 이곳에서는 일반적인 메모리 반도체가 아닌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10나노급 V낸드 플래시를 생산하고 있다.  

기술 유출 등의 우려로 해외 공장에서는 첨단 제품을 잘 생산하지 않는 업계 관습과 대비되는 행보다. 그만큼 중국은 삼성에게 있어 중요한 시장이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시 주석의 방문 기간 동안 중국 시안 공장의 원활한 가동과 함께 향후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재용 부회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문에 촉각을 곤두세운 까닭은 정부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중국의 정치, 경제 특성상 시진핑 주석과의 친분관계가 중국의 현지 비즈니스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시 주석은 3~4일 이틀간 한국을 국빈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삼성전자 사업장 한곳을 방문할 계획으로, 삼성전자가 올 4월 수원 사업장 내에 개설한 전자산업 박물관 ‘삼성 이노베이션 뮤지엄(심·SIM)’을 찾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해졌다. 

  • 이 때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사실상 수장으로써 시 주석을 직접 챙기고 안내한다는 계획이다. 이 부회장이 시 주석을 직접 맞는 이유는 중국이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인 스마트폰과 UHD TV의 핵심 소비대상이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최근 거대한 잠재력을 지닌 중국 시장을 흡수해 글로벌 위기를 돌파한다는 중장기 플랜을 세우고 이재용 부회장이 이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서울대에서 동양사학을 전공해 중국문화에도 조예가 깊어 중국 수뇌부 등 인사들과의 인맥을 형성하는데 있어서도 남다른 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예컨데 이 부회장은 최근 몇 년간 수시로 중국을 오가며 꾸준히 현지 인맥을 쌓는가 하면 중국에서 진행중인 사업과 관련 현안들도 직접 챙기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시 주석에게 사업장을 소개함으로써 중국에서의 삼성전자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고, 중국과의 협력관계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부회장이 중국과 각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투자확대 등의 행보에 적극 나서는 까닭은 삼성이 경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해법 중 하나로 중국 시장 공략을 손꼽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또 다른 측면으로는 이건희 회장의 와병으로 후계구도가 급물살을 타는 시점에서 중국을 자신의 경영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시험무대로 삼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 주석은 이번 방한 때 중국의 상징동물인 판다 한 쌍을 데려올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삼성에버랜드 동물원에서 사육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