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된 금리인상, 공포심리 완화 및 점진적 금리인상 '긍정적'유가·원자재가격 하락, 물가흐름 변수...신흥국 자금이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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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이 9년 반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국내 증시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미 예견됐던 결과이고, 향후 금리인상 속도가 점진적일 것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때문에 내년초까지는 단기간 안도랠리가 이어지면서 코스피 지수가 높게는 2050p까지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신흥시장의 자금이탈과 환율 불안, 성장둔화 등은 우려했다. 특히 유가 및 원자재 가격 하락, 물가 상승 등이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연초 이후 변동성 확대를 경계했다.

     

    17일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문정희 KB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금리인상과 상당기간 점진적 인상 속도를 시사한 점에 대해서 긍정적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시장은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효과가 있지만, 신흥국 상황은 재점검해봐야 한다”며 “향후에 급격한 인상속도가 아니라면 시장 변동성이나 자본 유출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불확실성 해소가 결정적이다.

     

    오태동·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이 결정되면서 공포심리가 완화돼 단기 안도랠리에 대한 기대는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내년 1월쯤 안정될 것이란 관측이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최근 이틀 연속 반등하며 예상과 다르지 않을 FOMC 회의 결과에 대한 선반영 과정을 보였다”며 “향후 Fed 정책기조에 대한 불확실성 제거는 코스피 회복국면을 연장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금리인상 속도가 점진적일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는 인상됐지만, 향후 과정은 점진적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며 “연말까지 금융시장이 전반적으로 안도랠리를 이어갈 수 있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코스피 지수가 반등할 것이란 관측이다.

     

    오태동·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반등 목표치를 박스권 상단인 2050p가 될 것”이라며 “업종별로는 낙폭과대주에 초첨을 맞추는 것이 유리하다”라고 전망했다.이어 “달러 강세가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에너지, 소재, 산업재도 긍정적인 접근이 가능하다”며 “중소형주는 연말이 가까울수록 상승 탄력이 줄어들고, 내년 초가 돼야 반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1월 말 이후 코스피가 조정을 받는 과정에서 낙폭이 컸던 제약, 건설, 증권, 유통, 전기전자. 기계, 은행 등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수급 부담요인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연말 연초까지 코스피가 2030선을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 연준과 시장의 인식 괴리는 있기 때문에 내년 1분기는 변동성이 커지는 흐름이 전개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즉, 안도랠리 기간이 짧고, 상승 탄력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유가하락과 크레딧 마켓의 변동성 확대 등도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신흥국의 자금이탈 우려도 높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신흥국에 투자됐던 자금들이 다시 미국으로 쏠리는 현상을 초래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신흥국들은 통화가치 하락을 겪게 되고, 부채 상환이라는 이중고까지 감수해야 된다. 브라질,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멕시코, 러시아 등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달러 부채가 많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유가 하락과 물가 상승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리인상에도 불구 점진적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할 공산이 높지만 물가 압력이 점차 높아질 경우 시장의 기대 수준보다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러한 관점에서 향후 미국 물가지표의 중요성이 한층 부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안타증권은 과거 미국의 금리인상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미국은 1994년, 1999년, 2004년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금리인상 이후 공통적으로 유가 상승, 에너지 섹터 상승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한국의 경우 철강이나 운수창고 업종이 상승했는데, 상품가격 강세와 글로벌 경기 회복 때문이라 분석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은 국내 증시에 크게 영향을 주지 못했다”며 “특히 90년대는 국내 증시의 관심이 이와는 다소 멀었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그만큼 성숙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은 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현재의 0.00%∼0.25%에서 0.25%∼0.50%로 0.25%포인트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