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 비금융 기업들 부채 중 달러부채, 최대 3조 달러 추정
  • 미국이 9년 반만에 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신흥국들에 초비상이 걸렸다. 대규모 자금이탈로 인해 신흥국 경제가 휘청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신흥국에 몰렸던 자금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시장으로 회수되면서 신흥국의 환율 및 이자 부담이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실상 제로금리였던 미국이 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현재의 0.00%∼0.25%에서 0.25%∼0.50%로 0.25%포인트 올렸다.

     

    이렇게 되면 신흥국에 투자됐던 자금들이 다시 미국으로 쏠리는 현상을 초래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신흥국들은 통화가치 하락을 겪게 되고, 부채 상환이라는 이중고까지 감수해야 된다.

     

    브라질,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멕시코, 러시아 등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달러 부채가 많기 때문이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신흥시장 비금융 기업들의 부채 중 달러 부채는 최대 3조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신흥국들도 환율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를 잇따라 올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페루 등 일부 국가들은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이미 기준금리를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자국 경제의 성장이 둔화되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업은 물론 국가의 연쇄부도까지 우려되는 사항이다. 결과적으로 신흥국 경제에 큰 혼란이 예상된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0월 보고서에서 “신흥국 경기둔화와 원자재 가격 하락, 미국 금리인상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위기 이후 신흥국 기업들의 대내외 부채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시중 금리가 오르고 신흥국 통화 가치가 하락할 경우 채무 부담 문제가 크게 불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