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금주 내 기준금리 0.00~0.25%→0.25~0.50% '0.25%p' 인상할 듯기준금리 인상 시 신흥국 자본 유출·통화가치 하락 등 '도미노 충격' 우려

 
미국이 9년 만에 기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의 초저금리 환경에 종지부를 찍는 것. 다만 기준금리 인하로 신흥국의 자본 유출 및 통화 가치가 하락해 시장에 큰 충격을 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3일 글로벌 금융업계에 따르면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오는 15~16일(현지시간)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미국 기준금리가 현행 0.00~0.25%에서 0.25~0.50%로 0.25% 포인트 인상될 것으로 보고있다.
 
◇금리 인상 '적기'…美 고용시장·물가지표, 연준 내세웠던 목표치 부합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5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응답자의 97%가 12월 금리 인상을 점쳤다. 블룸버그가 조사한 79명의 이코노미스트들도 3명을 제외하고 모두 이달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로이터 통신이 90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90%의 전문가들이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금리선물시장 트레이더들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78%로 가격에 반영했다.
 
그동안 연준이 금리 인상의 전제로 내세웠던 고용시장과 물가 지표도 목표로 했던 기준에 부합하고 있다. 연준은 고용시장의 추가적인 개선과 더불어 물가가 중기적으로 목표치인 2%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합리적 확신이 있을 때 금리를 올린다고 공언해왔다.
 
지난 11월 미국의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자 수는 21만1000명이었다. 이로써 올해 신규 고용은 월평균 21만 명으로, 고용시장의 호조와 부진을 가르는 기준선 20만명을 넘었다.
 
물가지표인 근원 개인 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여전히 목표치인 2%보다 낮은 1.3%에 그치고 있지만 임금 상승세가 빨라지고 있다. 연준은 "물가가 목표치인 2%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합리적인 확신이 있을 때" 금리를 올리겠다는 논리를 펴고 있어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면 언제든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충격 크지 않겠지만...부채 높은 '신흥국' 위기 촉발 가능성

옐런을 비롯한 많은 연준 위원들이 그동안 시장에 충분한 신호를 준 만큼,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상으로 인한 시장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신흥국에 대한 우려는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지난 2013년 5월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이 긴축을 시사한 것만으로도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쳤던 것을 상기하면 금리 인상의 여파를 추정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이후 시장에 풀린 대규모 유동성에 힘입어 부채를 쌓은 신흥국들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고 있어 신흥국들이 또 한 번 위기를 겪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기둔화 조짐, 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인한 디플레이션 압력, 유로존과의 통화정책 차별화에 따른 달러 강세 심화는 미국의 정책 행보에 불확실성을 키울 전망이다.
 
게다가 신흥국 외환시장에는 이미 불안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 11일 FT에 따르면 주요 신흥국 통화에 대한 미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JP모건 신흥시장 외환지수는 0.9% 하락해 사상 최저인 65.80까지 떨어졌다. 

브라질 헤알화도 이번 주 신용등급 강등 경고로 3.1% 하락했다. 콜롬비아와 멕시코 페소화도 유가 하락과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에 신저점을 기록했다.

한국 역시 신흥국 위기가 증폭된다면 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높은 가계부채와 비은행부문 기업부채 등은 위기의 뇌관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