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출신 삼성 임원 양향자 후보 끌어들여 '삼류 소설' 쓰기기업 교감 없이 묻지마식 발표…"경제계, 도넘은 '월권' 국회의원 자격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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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3 총선이 불과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빈 껍데기에 불과한 '삼성 공장 유치' 공약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표를 얻기 위해 얼토당토않은 공약(空約)을 쏟아내는 구태를 재연하고 있는 것이다.

    한두해도 아니고 해마다 되풀이되는 터무니 없는 공수표 탓에 유권자들만 지쳐가고 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광주 광산을에 출마한 이용섭 더민주 후보는 지난 10일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에게 '삼성전자의 자동차 전장사업을 광주에 유치겠다'는 공약을 두고 TV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당시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 상무 출신인 같은 당 양향자(광주 서구을) 후보도 함께 했다. 며칠 전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장이 발표한 '삼성 공장 유치' 공약을 두 후보가 나란히 읊으며 표를 구걸한 셈이다.

    이날 안철수 대표를 끌어들인 까닭은 뒤처진 판세를 역전시키기 위한 꼼수로 보인다.

    코리아리서치가 지난달 말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양향자 후보와 맞붙는 천정배 국민의당 후보의 지지율은 48.6%로 집계됐다. 반면 양향자 후보는 21.2%에 그치며 배 이상 차이로 밀리고 있다.

    하지만 더민주의 이번 공약은 소설 같은 이야기에 불과하다. 삼성과의 사전 논의조차 없이 벌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현재 전장사업과 관련한 구체적 추진 방안이나 투자 계획조차 검토하지 않은 상태다. 해당 기업도 모르는 일을 일개 국회의원 후보들이 '감놔라 배놔라' 한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구태 정치의 부활을 걱정하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이 공장 입지를 결정하는 것은 고유 권한이다"며 "국회의원들이 왈가불가하는 것은 월권일 뿐만 아니라 비상식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광주의 입지 조건을 대기업 공장이 들어올 수 있을 만큼 갈고 닦는다면 삼성이 아닌 애플도 오려고 할 것"이라며 "선거철만 되면 대꾸할 가치도 없는 발언들이 쏟아지는 데, 국회의원 후보도 자격 시험을 봐야 할 듯하다"고 꼬집었다.

    정치쇼를 바라보는 민심도 싸늘하긴 마찬가지다.

    광주광역시 서구의 A씨(자영업·51세)는 "삼성과의 교감도 없이 '공장 유치를 약속받았다'는 식으로 표심 잡기에 나선 것은 광주 시민들을 바보 취급하고 유권자 모두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분개했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시민은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에 근거 없는 낭설이 퍼져 그릇된 의사결정을 낳을 수 있다"며 "좀처럼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절박한 심정은 이해하지만 거짓 사실을 발표하는 것은 공당의 도리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결국 소설에 설득을 높이기 위해 삼성 출신 양향자 후보를 내세웠지만, 더민주의 '삼성 공장 유치' 공약은 삼류 소설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